나를 물들게 하는 시와 꽃
바닷가 모래밭에 피는 꽃은 종류가 많지 않다. 갯메꽃, 갯완두, 해란초 등. 그래서 대개 이름이 잘 알려져 있는데 원산딱지꽃은 이름도 낯설고 쉽게 보기도 어렵다. 여간 큰 식물도감이 아니면 올라 있지도 않은데 한 도감에는 그 분포가 강릉, 원산, 강계 세 곳으로만 나와 있다. 강릉에는 ‘원산댁’이라는 아주 드문 택호를 가진 집이 있었는데 이 원산딱지꽃도 원산에서 시집을 왔는지 유난히 이국적이다
원산딱지꽃
놀놀하지 않고
늦잡죄지 않는
니북내기
원산딱지꽃
보았다
그 입술
그 얼골
연지곤지
딱지딱지
꽃이 피었다
뙤약이라
바닷가의
뙤약
니북내기
꽃을 보았다
시·김창진 전 가톨릭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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