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홀몸어르신 71%가 여성… 건강‧소득 수준도 낮아
서울 홀몸어르신 71%가 여성… 건강‧소득 수준도 낮아
  • 이다솜 기자
  • 승인 2013.09.27 11:11
  • 호수 38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여성가족재단, 홀몸노인 5만8천여명 대상 분석

생활수준의 향상과 의학기술의 발달로‘100세 시대’라는 말이 낯설지 않을 만큼 수명이 연장되고 있다. 동시에 전통적 가치관은 점차 붕괴, 싱글족과 황혼이혼 등이 증가하게 되면서 홀몸어르신 가구가 점차 늘고 있다. 이에, 21만명의 홀몸어르신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시는 약 6만 명의 홀몸어르신을 대상으로 성별 비율 및 건강, 경제적인 수준을 짐작케 하는 유의미한 조사를 진행, 발표했다. 그 결과 홀몸어르신 중 무려 71%가 여성이며, 여성 어르신의 건강 및 생활수준이 남성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여성 홀몸어르신에 특화된 지원정책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를 상세히 짚어본다.

 

女어르신, 男보다 질병 1.6배 많고 소득 적어
서울시 “여성 어르신 특화 지원책 만들겠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홀몸어르신 21만명 중 15만명이 여성으로 무려 71%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이 겪고 있는 질병의 수는 남성에 비해 1.6배 높고, 월평균 소득도 남성의 79%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여성가족재단과 함께 서울시 홀몸어르신 전수조사 데이터를 기초로 만 65세 이상 홀몸어르신 5만8702명을 분석, 9월 23일 발표했다. 2011년 복지건강본부 노인복지과의 독거노인 전수조사 데이터 1차 분석에 이어, 올해 진행된 이번 조사에는 성별분석도 이뤄졌다. 이번 조사 대상자는 여성 어르신 77.6%, 남성 어르신 22.4%로 구성됐다.
먼저 서울시 전체 어르신 남녀비율은 여성 56.6%, 남성 43.4%인데 비해, 독거어르신 비율만 봤을 때는 여성이 71%, 남성은 29%로 여성 홀몸어르신 비율이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성 홀몸어르신은 남성 어르신에 비해 건강과 경제적인 면에서 취약했다.
남성에 비해 여성 어르신의 질병 수는 1.6배 높았다. 남성 홀몸어르신이 갖고 있는 질병 수는 1.6개였지만, 여성 어르신은 2.7개에 이르렀다.
홀몸 어르신들은 대체로 연령이 높고, 소득이 낮을수록 질병 수가 많아지는 양상을 보였으며, 주요 질병은 관절염‧고혈압‧신경통‧골다공증‧당뇨병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 홀몸어르신의 소득을 남성 어르신의 79% 수준이었다. 월평균 소득은 여성 42.5만원, 남성 53.5만원이었다.
월평균 소득이 40만원 미만인 경우는 여성 53.7%, 남성 44.1%였고, 40~80만원 미만은 여성 36.2%, 남성 37.2%였다. 월평균 소득이 100만원 이상인 경우는 여성이 7.4%, 남성이 13.8%였다.
또, 경제활동 참가율은 여성 7.7%, 남성 14.7%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남성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에 반해 홀몸어르신 중 무주택자는 여성 2만7822명, 남성 8684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3배나 높았다.
이처럼 많은 여성 홀몸어르신들이 건강과 경제적인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면서, 동시에 사회적 고립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 어르신 중 친구와 연락을 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44.9%(2만236명), 이웃과 연락을 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도 47.5%(2만1434명)였다. 같은 대답을 한 남성 어르신도 47.4%(6147명), 58.6%(7583명)로 비율상으로는 높았지만, 절대적 인구 수를 살펴보면 사회적으로 고립된 여성 어르신이 훨씬 많았다.
한편, 홀몸어르신의 여가활동 수는 여성 1.16개, 남성 1.22개로 남성이 여성보다 조금 높게 나타났다.
여가활동 프로그램은 ‘TV/라디오 시청’이 80.8%로 가장 많았으며, ‘사교활동’(19.5%), ‘등산‧산책’(10.6%) 순이었다.
단체활동 참여는 여성은 ‘종교단체 > 경로당 > 노인복지관’ 순이며, 남성은 ‘종교단체 >노인복지관 > 사교단체’ 순으로 나타났다.
또, 소득이 높고 연령이 적을수록 하고 있는 여가활동 수와 참여단체 수가 많았다.
공공 및 민간서비스에 대한 욕구를 조사한 결과, 건강과 일상생활 부문에 한해 여성 어르신이 남성 어르신보다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욕구가 높았다. 여성 어르신들은 주로 건강 관련 서비스와 가사지원, 말벗서비스 등의 일상생활 서비스를 받기를 희망했다.
공공 및 민간서비스 욕구로 제시된 △주택 △소득 △식생활 △일상생활 △건강 △사회참여 등 6개 서비스 중, 건강 부문의 경우 여성이 8.7%, 남성이 8.4%, 일상생활 부문은 여성이 5.5%, 남성이 5.0%로 여성 비율이 높았다. 사회참여는 2.2%로 같은 비율을, 나머지는 남성의 욕구 비율이 더 높았다.
서비스 유형별로는 주택의 경우 여성이 ‘임대아파트 > 주거환경개선 > 시설입소 > 공동생활주택’ 순으로, 남성은 ‘임대아파트 > 주거환경개선 > 공동생활주택 > 시설입소’ 순으로 서비스를 받고 싶어 했다.
이 외의 욕구는 남녀 비슷하게 나타났는데, 소득에 대한 서비스 욕구는 ‘후원연계 > 공공기관 일자리 > 민간취업 알선’, 식생활 욕구는 ‘밑반찬 배달 > 식사배달 > 경로식당’, 일상생활 욕구는 ‘가사지원 > 말벗서비스 > 사랑의 안심폰 > 외출동행’, 건강욕구는 ‘정기건강검진 > 건강보조식품 > 간병서비스(방문) > 의치·보철지원 > 간병서비스(병원)’ 순이었다.
서울시는 이번 조사를 토대로 여성 홀몸어르신들의 지원정책을 발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존 정책을 점검해 정책사각지대를 찾아내고, 전문가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현옥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그동안 서울시는 독거어르신에 대해 성별구분 없이 지원해 왔으나 여러 조사결과 성별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어 여성 홀몸어르신에 특화된 정책과제를 발굴, 추진하고자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