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수산물 수입 금지 철회하라는데…”
“일본은 수산물 수입 금지 철회하라는데…”
  • 유은영 기자
  • 승인 2013.10.11 11:13
  • 호수 3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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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농산물 판촉 캠페인 벌인 일본 아이돌 ‘피폭’
▲ 일본 방사능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시민감시단이 수산물 진열장에 방사능 측정기를 들이대고 있다. 그러나 휴대용 측정기는 대기중의 방사능만 측정될 뿐 식품 속 방사능은 측정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또다른 파문이 예상된다.

8개현 수산물 수입 차단 불구 허용지역서 방사능 검출
안전 보장 못하는 ‘기준치’… ‘방사능 공포’ 확산중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 이후 2년이 지나면서 방사능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은 수산물 수입 금지 철회를 요구하고 있으나 대기와 해류를 타고 흐르는 방사능 물질의 특성 때문에 우리 국민들은 걱정이 크다.
더구나 후쿠시마 원전에서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가 대량 바다로 유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사능 공포는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은 10월 4일 후쿠시마 제1원전 저장 탱크 1개의 상부에서 오염수가 누출돼 바다로 흘러갔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첫 번째 오염수 누출 사태에 이어 일본 정부가 인정한 두 번째 공식적인 발표다.
우리나라 정부는 서둘러 8개현 수산물에 대해 전면 수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단행하고 다른 지역 수입품도 검사시험 성적서를 받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태평양을 돌아오는 회유성 어류에 대한 검역도 강화했다. 하지만 방사능 공포는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김익중 동국대 교수는 “기준치 이하라도 방사능에 노출되는 만큼 암 발생 가능성이 늘어난다”고 밝혀 방사능 공포는 검역 강화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수입금지 조치를 단행한 일본 8개현 외 수입허용지역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방사능 물질이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인재근 의원(민주당)은 일본 수산청과 후생노동성의 일본 내 공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10월 4일 도쿄전력이 방사능 오염수 유출을 인정하는 공식 발표에 연이어 방사능 공포는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일본은 8월 첫 번째 인정에 이어 방사능 오염수 누출을 두 번째로 공식 인정했다.
폭발 이후 후쿠시마 원전에는 원자로 냉각수로 사용한 뒤 저수조로 옮겨 보관된 방사능 오염수가 36만여톤 쌓였고 하루에 400톤씩 불어난다. 땅 속에 차단벽을 설치해 뒀지만 오염수는 차단벽을 넘어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렇게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오염수가 하루 약 300톤가량이라고 추정했다. 이 오염수가 태평양을 거쳐 우리나라에 유입됐을 것이라는 항간의 추측이 일본 정부의 공식 발표로 사실화된 것이다.
그러나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가 우리나라로 유입돼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방사능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지구 전체를 순환해 우리나라로 오는 5년 동안 방사능이 희석된다. 게다가 태평양 쪽으로 나가는 양에 비하면 유입되는 양이 100만분의 1 정도로 아주 적다.
김익중 교수는 “우리나라 근해에서 잡히는 생선들은 방사능 검출이 안 되는 걸로 보아 아직 오염이 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기준치’ 이하도 무조건 안심 못해
8개현 수산물 전면 차단 조치에도 방사능 공포는 쉽사리 잦아지지 않는 모양새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를 웃돌면 출하를 제한한다는 일본 정부의 말을 신뢰할 수 없는 데다 각 나라마다 다른 방사능 물질 ‘기준치’가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동국대 의대 김익중 교수는 “방사능 피폭량과 암 발생 가능성은 정비례한다”며 세간의 의심을 확인시켰다. 기준치 이하의 식품은 먹어도 무방한 것처럼 인식되지만 방사능에 노출된 만큼 암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현재 식약처 홈페이지에는 일본 수산물 방사능 검출 결과를 모두 게시해 놓았다. 오염 수치는 1베크렐에서 최대 98베크렐로 모두 현행 기준치 이하에 속한다.
식약처는 “국내산 식품의 세슘 방사능 기준을 370에서 100베크렐로 낮췄다”며 “국제권장 기준치가 1000베크렐, EU가 500베크렐, 미국은 1200베크렐로 우리보다 모두 높다”고 강조했다.

내부피폭 세기 외부피폭 100만배
호흡기를 통한 외부피폭보다 음식섭취로 인한 내부피폭은 특히 위험하다. 1년 동안 후쿠시마 농산물만을 먹었던 일본 아이돌 그룹 ‘토키오’의 멤버가 1년 후 내부 피폭 판정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기준치에 대한 의구심은 더 확산되고 있다.
일본 5인조 아이돌 밴드 토키오는 후쿠시마 농산물 판촉 캠페인으로 방사능 기준치 이하의 식품만 계속 먹었다. 1년가량 지난 2012년 3월 방송 도중에 병원에서 받게 된 전신 스캔에서 그룹 리더 조시마 시게루가 내부 피폭이 되어 있다는 진단을 받은 것이다.
아사히맥주, 세븐일레븐, 맥도날드 등 총 130여개 기업들도 같은 목적으로 후쿠시마산 농산물 이용해 왔다고 한다.
전문가에 따르면 방사능에 극미량이라도 내부피폭되면 순식간에 발암물질이 된다. 특히 가장 위험한 세슘은 우리 몸이 필요한 물질로 판단해 뼈나 장기에 붙게 된다. 방사능 물질을 먹었을 때 피폭의 세기는 외부 피폭에 비해 100만배나 더 크다.

휴대용 측정기 식품 측정 불가
방사능 공포를 타고 방사능 측정기가 유행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가전제품 팔 듯 흔하게 볼 수 있는 상품이 됐다.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는 주변 방사능은 측정할 수 있지만 식품까지 측정하지는 못한다.
식품 측정기는 1톤 정도 무게가 나가는 측정기로 재야 한다. 국민 식탁에서 방사능을 측정할 방법은 없다는 얘기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식약처 홈페이지에 검출결과가 게재되고 있으니 검출량이 가장 낮은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내부피폭을 줄이는 최적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방사성 물질은 대기나 해류를 타고 다양한 지역으로 퍼지기 때문에 호흡이나 음식물 섭취를 통한 피폭을 염려한다. 한국인에게 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방사성 물질로는 방사성 요오드와 세슘이 있다.
방사성 요오드는 호흡기를 통해 인체 내부에 유입되며 체내에서 갑상선으로 모이게 된다. 이는 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데, 특히 갑상선이 계속 자라는 어린이와 청소년은 취약할 수 있다. 국내 검출된 방사성 요오드는 연간 허용치의 3만분의 1에서 20만분의 1 수준의 극히 미량으로 인체나 동식물에 무해하다고 보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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