性, 이제는 당당하게 이야기해야
性, 이제는 당당하게 이야기해야
  • 이다솜 기자
  • 승인 2013.10.25 10:55
  • 호수 3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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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 건강한 성 이야기(1) 노인의 성, 왜 중요한가

수명이 연장되면서 노인의 삶은 다각도로 분석·조명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도 노인의 성(性)에 대해 다른 분야만큼 논의가 활발치 않다. 여전히 성을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여기는데다 노인이 성에 대해 말하고 욕망하는 것 자체를‘주책’이라 여기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은 외면하고 숨길수록 더 음성화 된다. 앞으로 3주 동안 연재되는 이번 기획은 어르신의 성이라는 주제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리고, 행복한 노년기를 위해서는 건강한 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기획은 경로당 등 노인기관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성상담 및 강의를 하고 있는 경기도 노인성상담사 이남희·김용숙 전문가와 주고받은 문답 형식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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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의 성, 중요한 이유는.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매우 길어진 노년기를 행복하게 보내기 위해서 반드시 신경써야 할 부분 중 한 가지가 바로 성이다. 노년기의 성에 대해서는 사회적 편견이 많은데다 이를 받아들이는 개인의 가치관도 차이가 커 올바른 성생활을 알고, 영위하는데 방해가 된다. 따라서 노년기 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

-노년기의 성생활이 갖는 이점은 무엇인가.
“성을 떠올리면, 육체적인 관계만을 생각하는 어르신이 많다. 그러나 성은 매우 광범위한 의미로, 정서적 교감부터 가벼운 스킨십까지 모두 포함된다. 때문에 성생활만으로도 자신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없다는 허무감, 상실감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이밖에도 성관계는 뇌에도 좋은 자극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칼로리를 소비하게 해 운동효과도 있다. 여성의 경우에는 성행위를 통해 자신의 성을 다시 인식하게 되면서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도 활발히 분비된다. 에스트로겐은 칼슘을 뼈 속에 잡아두는 기능도 한다. 이밖에도 혈관운동 등의 효과가 나타난다.”

-노년기의 성, 젊을 때와 어떻게 달라지나.
“우선은 신체적인 변화가 가장 두드러진다. 일반적으로 성욕은 남녀 모두가 갖고 있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에 의해 생기는데, 나이가 듦에 따라 이 호르몬의 수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남성은 30대 이후 테스토스테론이 점차 감소하는 반면, 여성은 폐경기 이후 증가하게 된다. 50세를 전후로 남성은 여성화되고, 여성은 남성화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무렵 여성은 성기의 근육이 얇아지고 약해지면서 남성의 성기를 받아들일 수 없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바이러스에도 취약해져 질염 등 각종 질병을 앓게 된다. 이로 인해, 여성 어르신은 성욕이 감퇴되는 반면, 남성 어르신은 여전히 성관계를 희망해 갈등이 생기게 된다. 물론 남성 어르신도 발기부전 등의 증상으로 성생활의 어려움을 겪게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어르신들은 영양소의 고른 섭취,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고, 산부인과·비뇨기과 등에서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을 것을 권한다. 특히 남성 어르신들의 경우, 발기를 일시적으로 돕는 보조제를 정력제로 착각하고 다량 복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 노년기에는 보통 하나 이상의 만성질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 하에 복용여부와 복용량을 정해야 한다. 최근에는 중국 등을 통해 성분을 알 수 없는 가짜 약도 판매되고 있어 조심해야 한다.”

-이 같은 신체 변화가 어르신들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남성 어르신은 정력 감퇴뿐만 아니라, 여성 어르신에게 번번히 관계를 거부당하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여성 어르신도 성관계를 꺼리게 되면서 자신을 더 이상 여성으로서 느끼지 않게 되고, 이는 많은 경우 자신감 상실로 이어진다.”

-해결방안은.
“앞서 설명했듯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관리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 성은 두 사람이 맺는 관계이기 때문에 상대방의 협조가 매우 중요한데, 이는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가능해질 수 있다. 그간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일방적인 성관계만을 맺어왔던 남성 어르신도 이제부터는 적극적으로 여성 어르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배려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젊은 시절부터 성관계를 단지 의무적으로 여기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해오던 여성 어르신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 여성 어르신도 남성 어르신의 욕구를 이해하고, 이를 건강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애정을 갖고 도와야 한다.”

도움말 : 이남희·김용숙 경기도 노인성상담사


다음 주에는 건강한 성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부부 또는 연인이 함께해야 하는 노력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이혼·사별로 홀로된 어르신들이 인생 2막을 함께할 새로운 파트너를 만날 수 있는 팁도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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