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냄새 원인은 신진대사 기능 저하 탓
노인냄새 원인은 신진대사 기능 저하 탓
  • 유은영 기자
  • 승인 2014.01.03 10:22
  • 호수 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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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산 배출 안돼 산화된 노네날이 피부막아 발생

전용 세정제로 가슴·등·목뒤·귀뒤 집중해서 씻어야


50대 후반의 오 모씨는 요즘 회사를 그만두어야 할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최근 들어 심해진 원인불명의 역한 냄새가 비단 자신의 느낌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 몸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후배 직원들은 가까이 오는 것도 꺼려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냄새는 아침저녁으로 씻고 닦아도 없어지지 않았다. 딸이 사 준 향수를 뿌려봤으나 냄새를 감추려고 정량 이상을 뿌린 바람에 향수 냄새가 코를 찔러 머리가 아플 정도였다.

40세 이상, 만성질환자에 발생
오씨 몸에서 나는 정체모를 냄새를 일반적으로 ‘노인 체취’라고 부른다. 노인의 몸에서 젊은이와는 다른 냄새가 난다는 사실은 연구를 통해서도 규명됐다. 최근 미국과 스웨덴은 공동 연구를 통해 노인들에게서 확실히 특별한 냄새가 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20~30세의 젊은팀과 45~ 55세의 중년팀, 75~95세의 노년팀으로 나눠 실험을 실시했다. 이들에게 5일 연속 냄새가 없는 비누로 목욕을 하고, 같은 티셔츠를 입고 잠을 자도록 했다. 그 다음 티셔츠 겨드랑이 밑에 특수 패드를 깔아 체취를 흡수시킨 후 그것을 유리병 속에 집어넣었다.
연구팀은 또 41명의 20~30세로 구성된 평가팀에게 유리병 속에 담긴 체취 샘플을 냄새 맡도록 해 이 샘플 대상의 연령대를 추측하도록 했다. 그 결과 젊은팀과 중년팀의 체취 샘플은 연령대를 구분하기가 힘들었으나 노인팀 샘플은 맡기만 해도 노인임을 얼른 알아차렸다.
흔히 ‘홀아비 냄새’라고 하는 남자 냄새는 호르몬 분비가 관여하지만 나이 들어 생기는 노인 체취는 지방산이 원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라클클리닉 가정의학과 최남현 전문의는 “노인 냄새는 젊은이들에게는 없고 이르면 40세 넘는 사람들이나 만성질환자에게 나타난다”며 “청결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 냄새는 상한 기름 냄새, 오래된 책 냄새, 치즈 냄새와 비슷하다. 노화의 부작용처럼 나이 들어 냄새가 나는 것은 고령이 되면서 신진대사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사람 몸의 피지 안에는 필수지방산인 팔미트올레인산이 있다. 팔미트올레인산은 젊을 때에는 배출이 잘 되는데 나이가 들어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못하면 몸 속에 갇혀 산화가 된다. 이 산화된 물질이 바로 알데하이드 노네날이다. 노네날은 피부로 배출되면서 피부 모공을 막아 공기 중 유해균과 함께 부패하는데, 이 과정에서 나는 냄새가 노인 냄새로 불리는 것이다. 신체 부위 중에서도 노네날이 집중돼 있는 머리와 목뒤, 가슴, 겨드랑이, 등, 귀뒤에서 냄새가 특히 심하다.

의학적 치료방법 아직 없어
노인 냄새를 치료할 방법은 아직까지는 없다. 다만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면 현저히 줄어든다. 청결 관리는 자주 씻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일반 바디용품으로는 아무리 자주 샤워해도 노네날은 제거되지 않는다. 따라서 샴푸, 바디솝 등 노네날 제거 기능이 있는 전용 바디용품을 사용해 씻어야 한다. 일본에서는 노인 냄새와 결합해 좋은 향으로 변화시키는 냄새 없는 향료를 개발하기도 했다. 국내서도 안티노네랄 크림<한국럽>, 시니어클린<닥터큐>, 데오겔<세라바이오> 등이 소취기능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안티노네날 크림은 원적외선과 음이온을 방사하는 바이오 세라믹스가 주성분이며 노인성 비늘까지 완화한다. 시니어클린은 사과의 800배나 되는 비타민을 넣어 만든 두피·바디 겸용 클렌저다. 데오겔은 인체에 안전한 천연 다공성 세라믹 원료를 기반으로 한 소취제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조금만 주의하면 냄새를 줄일 수 있다. 노네날은 수용성이어서 젖은 타월로 닦으면 냄새가 많이 준다. 평소 물티슈를 소지해 가끔씩 목뒤나 겨드랑이, 귀뒤를 닦아줘도 효과 있다.

포도쥬스·시금치 섭취 도움
노화가 원인이므로 항산화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식품 중 항산화물질을 가장 많이 함유한 것이 과일과 채소다. 시금치는 과일보다 항산화물질이 더 많이 들어있어 뇌세포 보호에도 아주 효과적이란 사실이 연구를 통해 규명된 바 있다.
과일을 즐겨 먹지 않는 사람은 포도쥬스와 말린 과일을 먹으면 된다. 미국 테프츠 대학은 지난 2009년 연구에서 포도쥬스가 다른 쥬스보다 항산화 효과가 4배나 높다는 결과를 얻었다. 말린 과일은 수분이 날아가 항산화물질이 농축된 상태로 칼로리가 높으면서도 보관이 쉽고 먹기도 수월하다.
특히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악취가 더 심하게 난다. 따라서 금연이 중요하며, 한국 사람이 외국에 나가면 ‘마늘 냄새’난다고 하듯 냄새는 음식 섭취와 관련이 많기 때문에 고기나 유제품 등 동물성 지방 섭취를 줄여야 한다. 생선과 채소를 중심으로 한 식생활이 피지분비를 덜 시켜 냄새를 줄여준다. 신진대사가 원활해지도록 매일 30분씩 걷기 등 유산소 운동으로 동물성 지방을 태우면 좋다.
요컨대, 노인 냄새를 줄이는 생활요법은 ▶금연 ▶소식 ▶육식 줄이기 ▶유산소 운동 등이다.

▲ 한 주부가 의복에 밴 냄새 제거를 위해 섬유탈취제를 뿌리고 있다.

의복·침구 세탁 신경써야
몸의 청결과 함께 의복과 침구 세탁을 자주 해야 한다. 노인의 방에서 나는 냄새는 대부분 착용한 의복과 침구에서 난다. 되도록 자주 세탁하고 침구용 홑이불을 씌워 사용하면 세탁이 간편해진다. 햇빛만큼 탈취 소독에 효과적인 것은 없다. 세탁한 의류와 이불은 햇빛에 말리고 방 구조도 햇빛이 잘 들도록 한다.
운동을 계속하면 지방이 모두 에너지로 변한다. 운동으로 냄새의 원인물질인 노네날을 배출시켜 피부에 흡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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