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생존율 높은 이유… 97%가 ‘착한 암’
갑상선암 생존율 높은 이유… 97%가 ‘착한 암’
  • 유은영 기자
  • 승인 2014.01.17 10:38
  • 호수 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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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두암·여포암, 전이속도 느려… 수질암·역형성암은 생존율 낮아

호르몬 생성기능 못하는 경우 아니면 호르몬제 투여 필요 없어


▲ 청심국제병원 김종형 내과과장
초기 갑상선암 환자의 생존률이 일반인과 차이가 없다는 국가암등록 통계결과가 지난달 발표된 바 있다. 암이 발생부위와 가까운 주위 조직을 침범한 경우에도 갑상선암은 생존율이 90%가 넘었다.
갑상선암은 통계를 낸 2007~ 2011년 동안 가장 많이 발병한 암 순위 1위를 차지한 질병이다. 갑상선암을 포함한 갑상선질환은 한해 평균 환자수가 11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현대인의 대표 질환이 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2년 집계 기준 간질환 환자수가 120만명, 뇌혈관 질환 환자수가 1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갑상선질환자 수도 결코 적지 않다.
현대인의 질병이 된 갑상선질환에 대해 청심국제병원 김종형 내과과장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갑상선암 완치율 100%의 비밀
갑상선암은 암종별 5년 생존율 조사결과 완치율이 100%로 나타난다. 전이되는 속도도 느려서 이른바 ‘착한암’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갑상선암은 그렇게 우스운 암이 아니다. 갑상선암종 중 완치율이 높은 암이 발병도가 높아서 완치율 또한 높게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완치율이 높은 암은 우리나라 갑상선암의 97%를 차지하는 유두암과 여포암이다. 발생확률이 낮긴 하지만 생존율이 떨어지는 나머지 갑상선암은 수질암, 역형성암인데, 치료가 곤란한 경우도 있다. 갑상선암이 폐, 뼈 등 다른 조직으로 원격전이 된 경우 역시 생존율은 69%로 떨어진다.

혹의 5~10%가 악성종양
모든 암이 그렇지만 갑상선암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도 빨리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다. 갑상선에 덩어리가 생기는 갑상선결절의 약 5~10%는 암일 가능성이 높은 악성종양이다. 덩어리의 크기는 밀리미터부터 수 센티미터까지 다양하며 대부분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특별한 이상 없이 건강검진을 받다가 갑상선 이상을 진단받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다.
청심국제병원 김종형 내과과장은 “갑상선 질환이 빈발하는 중년여성과 가족력, 방사선 치료 병력이 있는 사람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정기 검진을 하는 것이 예방에 좋다”고 말했다.

우리 몸 전반적인 기능에 관여
갑상선은 목의 튀어나온 부분 조금 아래에 위치하며 날개를 펼친 나비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내분비기관이다. 갑상선에서 만드는 갑상선호르몬은 체온조절과 호흡, 심장수축, 각종 호르몬 대사 등 우리 몸 전반적인 대사과정을 조절한다. 따라서 우리 몸의 각 기관이 적절한 기능을 하려면 갑상선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돼야 한다.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 심혈관계, 혈액계, 위장계, 근골격계, 신경계 등 전반적인 신체 기능에 이상이 생기게 된다.

식욕왕성 체중감소, 기능항진증
남성이나 폐경 전의 여성에게서 골다공증 증상이 나타난다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호르몬 분비가 과도하게 분비되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식욕이 왕성한데도 체중이 감소하거나 가슴두근거림, 초조함, 손떨림, 신경예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대변 횟수가 증가해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며 근력 약화, 골밀도 감소로 골다공증이 생긴다.
일부 환자는 눈이 튀어나오거나 안구건조증이 생기며,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레이브스병이라는 자가면역질환, 갑상선자극호르몬을 분비하는 뇌하수체에 이상이 생겨서다.

우울한 기분 지속되면 기능저하증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도 우울한 기분이 지속된다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일 수 있다. 갑상선기능항진증과는 반대로 기능저하증은 갑상선호르몬이 잘 분비되지 않아 발생하는 질환이다. 추위에 예민해져 수족냉증이 나타난다거나 만성피로와 식욕부진, 기억력 저하, 우울증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생리불순, 변비 등의 증상도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갑상선 자체의 호르몬 분비가 줄어드는 자가면역성 질환인 하시모토 갑상선염이 발병했다거나 뇌하수체가 손상됐기 때문이다.

미역과 갑상선의 관계
갑상선은 요오드(필수 무기질)를 이용해 갑상선호르몬을 합성하고 분비한다. 따라서 요오드를 적게 섭취하는 것이 갑상선암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런데 항간에는 요오드가 함유된 미역, 다시마를 많이 먹으면 갑상선에 좋지 않다는 말이 나돈다. 이는 갑상선암 치료과정에서 나온 오해다.
갑상선암 수술 후 방사선 요오드 치료를 받는 환자에게는 치료기간 동안 요오드 첨가식품을 제한하는데, 이것이 잘못 전달돼 요오드 함유식품이 갑상선에 안 좋다는 말이 생긴 것이다.
요오드가 부족해 갑상선종이나 결절이 발생하는 경우가 실제로 있다.
김 과장은 “우리나라는 요오드 결핍지역이 아니기 때문에 요오드 섭취 부족이 갑상선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드물다고 본다”며 “특별히 전문의의 진단이 있지 않으면 요오드 함유 음식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양성결절은 수술없이 경과 지켜봐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생기거나 갑상선 절제수술로 갑상선이 호르몬 생성기능을 못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반드시 호르몬제 치료를 할 필요는 없다. 갑상선절제술을 받은 경우는 남아있는 정상 갑상선 조직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갑상선호르몬제를 지속적으로 투여해야 한다.
흔한 갑상선질환인 갑상선염은 급성 세균성 감염에서 만성 자가면역성 갑상선염(하시모토 갑상선염)까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나는 염증질환이다.
갑상선염의 대부분은 갑상선의 기능이 정상으로 유지되기 때문에 특별히 호르몬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갑상선염증이 갑상선 세포들을 손상시키면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 이때에도 몇 달 치료 후 염증이 가라앉으면 대부분 갑상선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온다. 소수만이 영구적인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되어 호르몬제를 평생 복용한다.
갑상선 양성결절인 경우에도 암이 아니기 때문에 덩어리가 너무 크거나 특별한 증상만 없으면 수술이나 치료 없이 경과를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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