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행 제대로 즐기려면 독버섯·음주 등반 주의를
가을 산행 제대로 즐기려면 독버섯·음주 등반 주의를
  • 유은영 기자
  • 승인 2014.08.29 14:14
  • 호수 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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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절 안 되는 고혈압·심장질환·빈혈 환자는 삼가야
▲ 가을기운이 무르익으면서 산을 찾는 등산인구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산행을 할 때 여벌 옷과 물, 상비약 등 준비물과 산행사실을 주위 사람들에게 알려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배낭 무게 체중의 10%로… 등산화 끈 오를 땐 헐겁게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산을 찾는 등반객도 점차 늘어날 조짐이다. 등산은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할 뿐 아니라 근육강화와 심폐기능·골밀도 향상 등 건강에도 많은 이익을 준다. 장점이 많은 반면 다른 취미활동에 비해 경제적 부담은 적기 때문에 어르신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그러나 준비 없는 산행은 앞이 안 보이는 안개 속을 걷는 것과 같다. 만일 산속에서 길을 잃은 데다 다치기까지 했다면 놀이 겸 운동 삼아 떠난 산행이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을 몰고 올 수 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정규코스가 아닌 다른 길로 가면 안전사고가 쉽게 일어난다”며 “가을은 해가 짧아지기 때문에 늦어도 해 지기 1~2시간 전에는 산행을 마쳐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한 산행이 되도록 등산 전후에 챙겨야 할 것들과 주의점에 대해 알아본다.

당뇨환자 공복에 오르면 저혈당
등산은 일반적인 운동보다 더 많은 칼로리가 소비된다. 체중 60kg인 사람이 보통 속도로 1시간 걸을 때 소모되는 칼로리는 약 220kcal.
등산은 시간당 약 400~800kcal가 소비되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아주 효과적이다. 비만이 만병의 근원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누구나 등산을 해야 할 것 같고, 특히 지병을 가진 사람은 증세가 눈에 띄게 좋아지리라는 추측을 할 만도 하다. 그러나 등산이 누구에게나 좋은 운동은 아니다. 심장질환자는 심장에 부담이 가 오히려 상태가 악화할 수 있다. 골다공증 환자는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기라도 하면 뼈가 쉽게 부러진다. 당뇨를 앓는 사람이 공복에 산을 오르면 저혈당으로 쓰러진다. 따라서 산을 오르기 전 반드시 식사를 해야 한다. 빈혈 환자도 어지럼증으로 자주 넘어지기 때문에 강도 높은 등산은 좋지 않다. 조절이 되지 않는 고혈압 환자는 아예 등산을 하지 말아야 한다.
조절 가능한 지병이 있는 사람은 낮은 산 위주로 산 중앙정도까지 천천히 올라갔다 내려오는 정도라면 무리없이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절대 금기 사항은 ‘음주 등산’이다. 지난 3년간 국립공원에서 일어난 산악사고 사상자 1686명 중 음주 등산이 30%로 사고원인 1위를 차지했다.

여벌 옷 가져가 저체온증 예방
등산 용품은 꼭 고가일 필요는 없다. 등산복은 땀 흡수와 통풍이 잘 되는 기능성 소재의 제품을 고르면 된다. 등산화는 평소 신는 크기보다 한 치수 더 큰 것으로 고르면 발의 압력을 덜어 줄 수 있다. 통기성과 방수력이 좋은 것을 선택한다. 이와 함께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무릎보호대와 스틱을 구비해 이용하면 더 안전하다.
가을은 일교차가 10도 이상 벌어지기 때문에 저체온증에 빠지지 않도록 바람막이 등 여벌 옷과 양말, 장갑, 모자 등을 준비해 가야 한다. 저체온증에 빠지면 추위와 함께 체온이 낮아지고 의식이 서서히 사라지거나 맥박이 떨어져 심하면 사망까지 이르게 된다. 옷을 여러 겹 입어 더울 때 겉옷만 벗으면 편리하다.
산행은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므로 당뇨 환자가 아니더라도 산에 오르기 2~4시간 전에 평소보다 적은 양의 식사를 하고 초콜릿이나 견과류, 과일 등 고열량 식품을 준비해 허기지지 않도록 틈틈이 먹는다. 과식을 하고 등산을 하면 심장과 위에 부담을 주어 좋지 않다. 물은 산행이 끝나고도 남을 만큼 충분히 준비한다. 보통 일상생활에서는 하루 3리터의 물이 소모된다. 산행을 할 때는 추가소모 되는 1~1.5리터의 물을 보충해 줘야 한다. 물이 부족하면 혈행이 나빠져 고혈압 및 동맥경화 환자에게 치명적이다. 건강한 사람도 땀과 함께 칼슘, 마그네슘이 빠져나가 근육이 피로해진다. 물 대신 오이나 사과, 배 등 신선한 과일, 스포츠 음료도 도움이 된다.

소화제·연고·핸드폰배터리 준비
산을 오르는 때는 음식 섭취 후 1~2시간이 지나 있을 때이므로 혹시 모를 소화불량에 대비해 소화제와 다쳤을 때를 대비해 밴드와 연고를 준비한다.
핸드폰 배터리는 산속에서 더 빨리 소진된다. 수신률이 낮은 지역에서 스스로 수신률을 높이기 위해 배터리를 더 소모하기 때문이다. 충분히 충전한 상태에서 여분의 배터리도 가져가도록 하자.
등산 중 일행과 떨어져 길을 잃었을 때 달리 연락할 방법도 없다면 답답할 노릇이다. 언제 어느 산을 오르는지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에게 미리 말해둬 예기치 않은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또 자신이 오를 산의 코스와 난이도 등을 충분히 검토한 후 산을 올라야 안전하다. 만일 조난을 당하면 등산로 곳곳에 놓인 표지판을 보고 자신이 있는 위치를 확인한 후 119에 도움을 요청한다.

등산화끈만 잘 매도 발목부상 예방
평소 운동하지 않던 사람이 산을 오르면 관절과 근육이 경직되고 반사신경도 느려져 낙상할 위험이 높아진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스트레칭이다. 스트레칭으로 관절의 유연성을 높여준 후 산을 오르면 낙상뿐 아니라 다치기 쉬운 무릎·발목 관절 부상을 예방한다. 등산이 끝난 후에도 목, 허리, 무릎, 발목은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풀어준다.
등산 중 가장 흔히 다치는 곳이 발목이다. 이때는 준비해간 얼음물로 다친 부위를 찜질하고 붕대로 압박해 부종과 염증을 예방해야 한다. 등산화 끈만 잘 매도 낙상사고가 줄어든다. 오르막길에서는 끈을 헐겁게 매고 내려올 때는 단단히 조여야 발에 잘 맞아 발목을 다치지 않는다. 거친 산악지형을 다녀온 뒤에는 등산화의 바닥창, 끈이 손상됐는지 살펴본다. 바닥창 사이에 낀 잔돌들을 제거해야 아웃솔 손상에 의한 등산화의 접지력이 감소되지 않는다. 부드러운 솔로 표면에 묻은 흙을 제거해 주면 소재 특유의 기능이 유지된다. 땀과 습기로 축축해진 등산화를 방치하면 신발 모양이 뒤틀려진다. 신발 내부에 신문지를 말아 넣고 그늘에 말려 형태가 변형되지 않도록 한다. 

▲ 등산화 끈 매는 방법

산행을 할 때 발가락 끝으로 걸으면 무릎에 부담을 주어 관절을 다치기 쉽다. 발바닥 전체를 디뎌 걸으며, 특히 하산할 때는 보폭을 억제한다는 느낌으로 천천히 걷는다. 중장년층은 지팡이를 이용하면 무릎 관절 부담이 줄어든다. 산을 오를 때 허리를 곧게 세우고 걸으면 목과 허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배낭은 산행시 무게중심을 잡아주기 때문에 미끄러질 때 몸이 받는 충격을 흡수해 준다. 배낭 무게는 몸무게의 10%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고,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침낭이나 텐트를 맨 아래에 넣은 후 그 위에 단단한 물품을 넣어야 한다.

속설 믿고 야생버섯 채취는 금물
산행길에 쉽게 보는 야생버섯 가운데 독버섯을 식용버섯으로 착각해 먹으면 구토, 설사, 복통을 일으키다 온몸에 마비가 와 사망할 수도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버섯은 5000여종이며 이 중 보고된 것은 1900여종이다. 이 가운데 식용가능한 버섯이 517종, 약용버섯이 204종, 독버섯은 243종이다. 야생에서 나는 버섯 중 먹을 수 있는 것은 20~30종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산에 나는 독버섯은 알려진 것만 약 90여종이다. 식용버섯보다 독버섯을 채취할 가능성이 더 많다는 얘기다.
독버섯 중독 사고는 잘못된 상식이나 속설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색이 화려한 버섯이 독버섯이라는 속설이다. 버섯의 색깔은 같아도 기온이나 습도 등 주변 환경에 따라 속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색만 보고 판단해선 안 된다. 버섯의 갓이 세로로 찢어지면 식용버섯이라는 것도 잘못된 속설이다. 독버섯도 거의가 세로로 찢어진다. 대에 띠가 있거나 벌레 먹은 버섯, 과일나무에서 자란 버섯과 조직이 질긴 버섯은 먹어도 된다는 구별법도 옳지 않다. 농촌진흥청 농업미생물과 석순자 박사는 “잘 모르는 야생 버섯은 절대 먹어서는 안 된다”며 “만약 먹었다면 경험적 치료나 민간요법은 삼가고 즉시 119 등 응급의료기관에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가 의식은 있고 경련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구급차가 오기 전까지 물을 마셔서 토하게 한다. 이송할 때는 의사가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도록 환자가 먹은 버섯(요리된 것도 가능)을 반드시 가져간다.
유은영 기자 yey@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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