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맥 종류 수십개… ‘십중팔구’ 위험하지 않아
부정맥 종류 수십개… ‘십중팔구’ 위험하지 않아
  • 유은영 기자
  • 승인 2015.01.23 14:14
  • 호수 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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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심장 조기수축… 유산소운동하면 증상 좋아져
뇌졸중·심정지 일으키는 심방세동·심실세동이 위험

버스 운전기사 박모씨는 승객의 도움이 아니었으면 생사가 갈렸을 경험을 했다. 평소 부정맥을 앓고 있었던 박씨는 하필이면 운전 도중 심정지를 일으켰다. 그날 마지막 승객은 쓰러진 그를 대신해 버스를 가까스로 세워 2차 사고를 막았다. 또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해 정지한 그의 심장을 다시 뛰게 만들어 준 일생의 은인이 됐다.
부정맥은 심장 박동이 고르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정상적인 심장은 하루 10만번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1분에 60~100번 뛴다. 심장의 수축은 심장근육 세포에 전기자극이 가해져야 일어난다. 심장에는 전기자극을 만들어내는 조직과 이를 심장근육 세포에 전달해주는 조직이 있다. 이 두 가지 기능 중 한 가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심장 수축이 불규칙해진다. 이로 인해 심장 박동이 느리거나(서맥) 빠르거나(빈맥) 맥박이 규칙적으로 뛰다가 한박자씩 쉬는 조기수축이 오는데 이를 모두 부정맥이라고 한다.
부정맥의 종류는 수십가지가 넘는다. 우선 맥박이 분당 60회 이하로 뛰면 서맥이다. 반대로 분당 100번 이상 뛰면 빈맥이라고 한다. 잘 뛰다가 한번씩 건너뛰는 것이 조기수축(기외수축)이다. 생기는 곳에 따라서도 심실에서 발생하는 심실빈맥, 심방이나 방실접합 부위에서 발생하는 상심실성 빈맥 등으로 나뉜다. 서맥은 심방과 심실 전체가 느리게 뛰므로 서맥성 부정맥이라고 한다. 서맥성 부정맥은 약물로 치료할 수 없기 때문에 정도가 심하면 인공심박동기 삽입 수술을 해야 한다. 60대 이상 노인에게 흔하며 그대로 놔두면 어지럼증, 무기력증, 운동능력 감소, 호흡곤란이 심해진다.
부정맥 중 가장 위험한 것이 심실빈맥이다. 심실이 1분에 350~600회 뛰는 것으로 심정지를 유발하는 심실세동에 빠질 수 있다. 심방보다 심실이 빠르게 뛰어 심장박동이 없어지므로 전기충격이나 심폐소생술로 치료하지 않으면 수분 내에 사망하게 된다. 급성심근경색을 일으켜 돌연사하게 되는 것이다.

심방세동 중풍위험 일반인의 5배
심방세동(심방 잔떨림)은 뇌경색을 일으킬 수 있다. 보통 뇌경색 환자 10명 중 2명은 심방세동이 원인이므로 심방세동 환자라면 와파린 등 혈액응고 억제제를 반드시 복용해야 한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에 해당하는 심방이 병들면서 심방이 확장되거나 폐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통로 역할을 하는 폐정맥이 병들면서 비정상적으로 불규칙한 맥박을 만들어내며 발생한다. 심방이 수축하는 게 아니라 가늘게 떨고 있는 상태가 되어 피가 고이면서 핏덩어리가 심방 안에 잘 생기게 된다. 이 핏덩어리의 일부가 떨어져 동맥을 타고 나가 뇌혈관을 막게 되면 뇌경색을 일으키는 것이다. 심방세동이 있는 환자는 젊고 기존 심질환이 없는 사람을 제외하고 중풍 위험도가 일반인의 5배가량 된다. 심장에 구조적 이상이 없는 사람도 잘 생기지만 60세 이상은 4~6%, 80세 이상은 10% 정도로 고령일수록 발생빈도가 높다. 음주 당일 저녁 혹은 다음날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술을 자제해야 한다. 약물치료를 해도 환자의 10%는 뇌졸중을 일으키기도 한다. 최근에는 부정맥을 유발하는 부위를 전기 에너지로 절단하는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이 많이 시행된다.
모든 부정맥이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김성환 교수는 “병원에서 부정맥이 있다고 하면서 처방은 안 해줬다면 10중 8,9는 조기수축이다”며 “위험하지 않으니 처방을 안 해 준거다”고 말했다. 가끔씩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느낌이 들면 100% 조기수축이다. 가슴이 울렁거릴 땐 심장 박동이 쿵쿵쿵 뛰다가 맥이 한번 빠지고 다음 맥이 강하게 뛴다. 어쩔 땐 그냥 울렁거리기만 한다.
김 교수는 “조기수축은 다른 어떤 병보다 환자 스스로가 관찰해야 한다. 비싼 검사해도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스스로 맥박 검사를 자주 하라”고 말했다. 맥박은 목 좌우 양 옆(턱선과 이어지는 부분)과 양 손목 엄지손가락 근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만일 조기수축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편해진다거나 맥이 건너뛰는 일이 너무 자주 발생한다면 치료가 필요하다. 이때는 약물, 전극도자절제술 등으로 치료하고, 걷기․달리기․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하면 증상이 많이 개선된다.
부정맥 검사는 심전도와 24시간 홀터(심전도), 다른 병이 있는지 심장초음파와 갑상선기능 검사를 하게 된다. 24시간 홀터는 활동중 심전도 검사로 심전도를 기록하는 장비를 몸에 장착하고 활동 중 심전도를 검사한다. 이 검사로도 발견 못하면 전기생리학 검사를 받는다. 가느다란 철사 서너개를 다리 혈관을 통해 심장까지 삽입해 심장박동을 유발하는 전기신호를 점검하는 것이다.


부정맥의 증상
가슴 두근거림·가슴의 답답함·가슴의 심한 통증·혈압 저하·현기증
위험인자
1. 심장질환이 있다.(선천성, 후천성)
2. 가족 중 돌연사한 사람이 있다.
3. 운동하면 가슴이 아프고 숨 쉬기가 불편하다.
4. 카페인 과다, 과음, 흡연.
5. 고지혈증·비만
* 와파린 복용중인 심방세동 환자는 비타민K 함유식품(녹색채소, 콩) 주의.
운동 수칙
1. 매일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걷기, 달리기, 수영)
2. 30대 이상 고혈압 환자는 가볍게 걷기.
3. 40대 이후는 빠르게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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