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시간제 근로자는 200만명을 넘어섰다. 일정기간 근무기간이 보장되는 비정규직과 달리 최저시급 5580원을 받으며 살아가는 시간제 근로자는 더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간다. 취업이 안 돼 수년 간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는 젊은이들은 물론이고, 은퇴 후 취약한 복지로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드는 노인도 늘고 있다.
이런 세태 속에서 시간제 근로자의 비애와 증산층의 몰락을 함께 그린 소설 한 권이 발간돼 주목을 끌고 있다.
‘알바 패밀리’(고은규 저, 작가정신)는 인간이 상품처럼 소비되는 자본주의 시대에 몰락해가는 한 시간제 근로자 가족의 이야기로, 좀처럼 나아질 희망도 없는 삶을 보전하기 위해 온 가족이 ‘알바’를 전전해야 하는 우리 시대의 현실을 저자는 통렬한 풍자로 그려냈다.
‘트렁커’로 2010년 제2회 중앙장편문학상을 수상한 이야기꾼 고은규는 대기업의 저가 공세에 망한 영세 가구제조업자 ‘아버지’와 이 때문에 시간제 근로자로 내몰린 엄마, 로민‧로라 남매를 통해 이 시대의 비극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반품왕’, ‘보라보라 스포츠센터’, ‘버몬트 씨 옷 벗기기’, ‘애드밸리’, ‘빵을 던져라’ 등을 제목으로 가족 구성원 각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각 이야기들은 독립적인 완결성을 가지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한 편의 가족사를 완성했다.
가족 구성원이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는 삶이란 결코 과장이라 할 수 없는 우리 시대의 혹독한 현실이다. 아르바이트는 더 이상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청춘들의 낭만적인 경험이 아닌 가족의 생계를 위해 온 가족이 겪는 불안과 고통이 됐다.
소설은 시대의 비극과 그것을 견뎌 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족애를 통해 서늘한 감동을 선사한다.
고은규 장편 ‘알바 패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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