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75% “기초연금 받은 후 더 행복해요”
어르신 75% “기초연금 받은 후 더 행복해요”
  • 조종도 기자
  • 승인 2015.04.10 10:31
  • 호수 4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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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 창간 9돌 노인 1476명 ‘행복도’ 조사… 69% “기초연금 수령 후 생활 나아져”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지난해 7월부터 지급되고 있는 기초연금이 어르신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데 든든한 효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연금을 받기 전후를 비교했을 때 받은 후 더 행복을 느낀다는 노인이 10명 중 7명에 이르렀다. 생활형편이 기초연금을 받기 전보다 나아졌다는 응답도 69%로 나와, 최대 월 20만원의 기초연금이 노인 가구에 미치는 영향은 기대 이상이었다.

행복의 첫째 이유는 ‘건강’… 독거노인의 불행은 외로움 탓
정부가 가장 힘써야 할 정책은 “노인일자리 더 늘리는 것”

백세시대는 대한노인회와 공동으로 대한노인회 창립 46주년 및 본지 창간 9돌을 맞아 현재의 노인들은 얼마나 행복한지, 기초연금이 지급되고 난 뒤 삶의 형편은 얼마나 달라졌는지 등을 알아보기 위해 전국 노인 1476명을 대상으로 3월 6일부터 27일까지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는 대한노인회 전국 127개 지회(또는 연합회)가 참여했으며, 65세 이상 남성 845명, 여성 631명이 설문에 답했다.
설문 응답자는 70~74세가 33%로 가장 많았고 75~79세가 30%, 65~69세 24%, 80세 이상 13% 순이었다. 부부끼리만 산다는 응답자들이 60%로 가장 많았고 ‘혼자 산다’ 25%, 자녀와 함께 사는 경우는 15%였다.

◇노인들은 현재 얼마나 행복할까
‘현재 행복하다고 느끼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행복한 편’이라고 응답한 어르신이 46%로 가장 많았고 ‘매우 행복하다’(12%)를 합쳐 긍정적인 대답이 58%였다. ‘그저 그렇다’고 답한 사람은 36%였다. 반면 ‘매우 불행’을 포함해 ‘불행하다’는 사람은 6%에 불과했다.
이번 설문 결과는 2년 전 본지 조사(368호)와 비교했을 때 ‘행복하다’는 비율이 낮아졌다. 2013년 4월 조사에서는 ‘매우 행복’이 18.6%, ‘행복한 편’ 51.8%로 긍정적인 답변이 70.4%였다.
이에 대해 여유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2년 전에 비해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등 경제 전반의 침체가 노인의 행복지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게다가 자식들과 관계가 더 소원해지고 자식세대의 경제적 어려움을 보면서 심리적 타격을 받은 데에도 기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노인들도 혼자서는 행복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 준다.
행복을 느낀다고 답한 사람들을 성별로 보면 남성(56%)보다는 여성의 비율(61%)이 다소 높고, 일자리가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보다 높았다. 독거 노인의 경우 ‘행복하다’는 응답이 50%에 미치지 못해,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스스로 행복을 느끼는 이유로는 ‘건강’을 첫 번째로 꼽았다. 행복한 이유 중 두 가지를 선택하라는 설문에 대해 ‘건강해서’를 꼽은 사람이 60%로 가장 많았으며, 두 번째로 ‘자식들이 잘 돼서’(33%)였다. ‘친구가 있어서’(29%), ‘경제적인 안정’(25%), ‘취미생활이 있어서’(16%)가 뒤를 이었다.
불행을 느끼는 이유도 ‘건강 문제’가 첫손으로 꼽혔다. 불행한 이유 중 두 가지를 선택할 때 ‘질병’을 꼽은 사람이 41%로 가장 많았으며, 두 번째로 ‘외로움’(34%)을 들었다. ‘자식 걱정’(29%), ‘가난’(23%)이 뒤를 이었다.
독거 노인의 경우, 행복한 이유에 대해 ‘친구가 있어서’를 꼽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불행의 이유도 ‘외로움’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혼자 사는 어르신들에겐 친구를 만들어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알려준다.

◇기초연금 지급이 가져온 변화
응답자 가운데 기초연금을 받는 사람이 67%로 정부가 지급대상으로 삼은 노인 70%와 유사했다. 헌데 기초연금이 노인 행복에 가져온 긍정적 효과는 대단했다.
기초연금 수령 후 생활형편이 개선됐는지에 대해 응답자의 69%(‘나아진 편’ 62%, ‘크게 나아짐’ 7%)가 ‘나아졌다’고 말했다. ‘별 차이 없다’는 30%였다.
기초연금 지급의 효과는 행복도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기초연금을 받은 사람 가운데 ‘받기 전보다 더 행복해졌다’는 사람이 무려 74%에 이르렀다. ‘별 차이 없다’는 22%였다.
더 행복해졌다는 응답은 남성(69%)보다 여성(81%)이 더 컸으며, 자녀 또는 친인척과 함께 사는 노인들이 기초연금을 받은 후 더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반면 ‘별 차이 없다’는 답변은 배우자와 함께 사는 노인들의 경우 높았다.
또한 일자리가 있는 사람들이 없는 사람보다 기초연금을 받은 후 더 큰 행복감을 나타냈다. 일자리가 있는 사람들은 그만큼 경제적인 문제에 관심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거형태별 특징으로는 국민임대주택에 사는 사람들이 자가 또는 전‧월세 주택에 사는 사람보다 기초연금을 받은 후 더 행복해졌다고 응답했다. 국민임대주택 거주자의 84%가 긍정적인 답변을 한데 비해, 자가 거주자는 75%가 긍정적으로 답했으며, 전‧월세 거주자는 70%에 머물렀다.
이 심 대한노인회장은 “우리나라 언론에서 기초연금이 지급되기 전에 작성된 통계만을 근거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빈곤율이 가장 높다고 반복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현실을 오도할 우려가 있다”면서 “지난해 7월부터 기초연금이 지급된 뒤로 경로당에서 웃음꽃이 피는 등 노인 사회에 행복한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들이 원하는 노인정책 방향
노인들은 정부 당국에 대해 ‘노인일자리를 더 늘릴 것’을 가장 크게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정부가 더 힘써 주었으면 하는 정책을 두 가지 선택하라는 설문에 대해 ‘노인 일자리를 더 늘려야 한다’는 응답이 76%로 가장 높았다. 두 번째는 ‘의료비 지원을 더 늘려야 한다’로 50%였고, ‘기초연금액을 더 늘려야 한다’는 답변도 41%였다. ‘여가 시설과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는 답변은 24%, 기타 9%이다.
이에 대해 김동배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는 “노인이 일자리를 원하는 욕구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빈곤으로 인해 부족한 소득을 늘리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회참여를 통해 가치 있는 삶을 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한 “정부에서 노인일자리를 늘리는데 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일자리사업에 관계하는 공무원과 사회복지사들이 노인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설문 참여 지회(연합회) 명단
▶서울 강북구·광진구·구로구·도봉구·동대문구·성동구·성북구·송파구·종로구·중구·중랑구지회 ▶부산연합회, 기장군·사상구·수영구지회 ▶대구연합회 ▶인천 계양구·남동구지회 ▶광주연합회 ▶대전연합회 ▶울산연합회 ▶세종특별자치시지회 ▶경기 고양시·과천시·광명시·광주시·구리시·군포시·남양주시·동두천시,부천소사구·오정구·원미구,성남분당구·수정구·중원구,수원영통구·장안구·팔달구,시흥시·안성시·안양동안구·양주시·양평군·여주시·오산시,용인기흥구·수지구·처인구,의왕시·의정부시·포천시·하남시·화성시지회 ▶강원 고성군·속초시·양구군·영월군·원주시·정선군·철원군·태백시·평창군·화천군지회 ▶충북연합회·단양군·옥천군·제천시·증평군·진천군·충주시지회 ▶충남연합회·계룡시·공주시·금산군·논산시·당진시·보령시·부여군·서산시·아산시·태안군·홍성군지회 ▶전북연합회·군산시·남원시·순창군·임실군·진안군지회 ▶전남연합회·곡성군·영광군·영암군·해남군·화순군지회 ▶경북 경산시·경주시·고령군·구미시·김천시·문경시·봉화군·상주시·영덕군·영양군·영주시·영천시·예천군·울진군·의성군·청도군·포항시지회 ▶경남연합회, 거제시·거창군·김해시·남해군·밀양시·사천시·산청군·진주시·창녕군·통영시·하동군·함안군지회 ▶제주연합회·서귀포시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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