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피할 수 없다면 ‘남진’처럼
군대, 피할 수 없다면 ‘남진’처럼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5.05.15 11:19
  • 호수 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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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남진(69)은 영화 ‘국제시장’에도 등장했듯 월남전에 참전한 것으로 유명하다. 부유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가수로도 큰 인기를 끌었던 그는 편법을 쓰지 않고 해병대에 지원, 2년간 치열한 전투에 참여했다. 그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귀감이 됐다.
대한민국 남자 중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누구나 국방의 의무를 지고 있다. 특별한 사유에는 한국인이면서 외국 영주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포함되는데 이를 과감히 포기하고 입대한 경우도 있다. 배우 차인표(47)가 이에 해당한다. 1994년 MBC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를 통해 일약 ‘톱스타’로 떠오른 그는 드라마가 끝난 후 상대역을 맡았던 배우 신애라(45)와 결혼에도 골인한다. 하지만 행복한 순간도 잠시, 그는 그해 12월 군에 입대한다. 미국 영주권이 있어 가지 않아도 됐지만 한국 남자라면 당연히 가야한다는 소신을 밝히고 군 입대를 선택했다.
지난 5월 13일 서울의 한 예비군 훈련장에서 충격적인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났다. 한 사람의 삐뚤어진 선택으로 5명의 사상자를 낸 것이다. 이 사건은 엉뚱하게 가수 싸이(39)에게 튀었다. 싸이도 이날 이 훈련장에서 예비군 교육을 받다가 스케줄 문제로 오후에 조퇴를 했다. 싸이는 적법한 절차를 통해서 조퇴를 한 것이고 채우지 못한 교육 시간은 추후에 이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조퇴는 유명인이 아니어도 절차를 따르면 누구나 할 수 있음에도 과거 싸이가 한 차례 병역비리 사건에 휘말린 ‘전과’ 때문에 대중은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예비군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지기 전날 가수 유승준(40)이 2002년 군 입대를 기피한 이유를 고백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5월 19일 한 인터넷방송을 통해 생중계 될 그의 고백을 대중들은 주목하고 있다. 미국 영주권을 가진 유승준은 1997년 데뷔와 동시에 큰 인기를 모았고 공공연하게 영주권을 포기하고 군대에 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입대 직전 돌연 미국으로 돌아가 시민권을 취득했다. 이 사건으로 미국인 ‘스티브 유’가 된 그는 한국으로부터 영원히 추방당했다. 가혹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여전히 그를 비난하는 목소리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유독 연예인에게 정치인보다 강한 도덕성을 요구한다. 그만큼 관심을 많이 쏟고 있다는 이야기다. 당사자들은 억울하겠지만 이런 분위기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 같다. 이에 대한 해답은 40여 년 전 남진이 보여줬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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