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력 데려가는 중국, 역풍 없을까
방송인력 데려가는 중국, 역풍 없을까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5.05.22 11:41
  • 호수 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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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에서 30여 년간 재직하며 ‘일밤’, ‘느낌표’ 등을 연출했던 ‘쌀집 아저씨’ 김영희(54) PD가 중국에 진출한다. 그동안 가수, 배우들의 중국 진출은 많았지만 국내 방송 연출자가 진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김 PD의 중국진출은 오래 전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중국으로 포맷이 수출된 ‘나는 가수다’의 자문을 위해 한동안 중국에 머물렀던 김 PD는 지난해부터 중국진출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MBC에 사표를 제출하면서 중국 진출이 임박했음 알린 김 PD는 5월 20일 MBC 출신 베테랑 PD들과 함께 중국에 진출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황화문명을 바탕으로 중국은 반만년의 화려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거대한 영토에 많은 민족이 어우러져 살면서 만들어진 중국의 문화는 아시아 국가들에 큰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도 의식주를 비롯해 악기‧춤‧노래 등 중국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이다.
하지만 아편전쟁(1840~1842)과 국공내전(제1차 1927~1936, 제2차 1946~1949)을 겪으며 어려운 시기를 보냈던 중국은 ‘아시아의 문화강국’이란 타이틀을 급부상한 일본에 넘겨준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전쟁 이후 태어난 세대들에게 중국은 ‘문화 후진국’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2000년대 전까지 더딘 발전으로 조잡한 가짜를 만들고 세계 문화의 흐름에 한참 뒤처진 국가라는 이미지로 굳어졌다.
그런 중국이 몇 해 전부터 다시 문화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헐리우드 대작 영화는 중국에서의 흥행을 의식한 듯 중국 배우를 출연시키고 있고, 영화 개봉 전 출연배우들이 중국을 방문해 대대적인 홍보를 하는 것도 빼먹지 않는다. 중국이 경제 성장으로 얻은 ‘차이나 머니’를 이용해 세계 곳곳의 우수한 문화 콘텐츠를 자국으로 유입시키고 있는 것이다.
‘아빠 어디가’, ‘런닝맨’ 등이 중국에 수출됐고 흥행에도 성공하면서 국내 방송의 위상도 덩달아 높아졌다. 이런 한류를 바탕으로 많은 국내 방송인들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이 중국에서 벌어들이는 금액도 몇 년 새 급증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일시적인 성공에 좋아하기는 이르다. 김 PD 등 영향력 있는 연출자 및 제작자들이 중국에 진출하고 중국이 이들의 노하우를 흡수한다면 다시 중국 문화를 수입해야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김 PD의 중국진출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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