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결혼풍속도 ‘스몰웨딩’
새로운 결혼풍속도 ‘스몰웨딩’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5.06.05 11:35
  • 호수 4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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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0일, 모두를 놀라게 한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2012년부터 공식 교제를 밝힌 배우 원빈(38)과 이나영(36)이 깜짝 결혼식을 올린 것이다. 당일에서야 이 사실이 알려질 정도로 철통보안 속에 진행된 두 사람의 결혼은 큰 이슈였다.
무엇보다 두 사람은 모 식당에서 조촐하게 지인들만 초청해 식을 올려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일명 ‘스몰웨딩’이다. 지난해 식을 올린 가수 이효리(36)와 이상순(41) 부부가 스몰웨딩의 스타트를 끊었고 최근에 ‘품절녀’가 된 방송인 김나영(34)도 조촐하게 식을 올리며 대열에 합류했다.
현재의 어르신 세대가 부부의 연을 맺던 때는 식을 올리는데 현재처럼 많은 돈이 들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이 한데 모여 함께 음식을 나눠먹으며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문화였지 지금처럼 돈으로 도배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서양의 결혼식 문화가 유입되고 돈 냄새를 맡고 달려든 웨딩업체 때문에 결혼식 비용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연예인들의 화려한 결혼식도 이런 세태에 영향을 미쳤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웨딩드레스 등 각종 협찬을 받는 이들의 결혼식은 따라하고 싶다는 모방심리를 일으켰고 이를 잘 아는 웨딩업체는 연예인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각종 결혼 관련 인터넷사이트에서는 결혼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파혼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 서민들에게는 한 영화의 제목처럼 ‘결혼이 미친 짓’이 돼 가고 있는 것이다. 삼포세대, 오포세대라는 신조어에서 알 수 있듯 이를 감당하지 못하는 일부 젊은이들은 아예 결혼을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반기를 들 듯 젊은이들 중에 일종의 ‘스몰웨딩’을 추진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예컨대 젊은 커플들은 많게는 수백만원이 드는 웨딩촬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셀프웨딩촬영을 시도하고 있다. 북촌한옥마을과 선유도공원 등 ‘셀프웨딩촬영의 성지’로 뜨는 곳은 주말마다 촬영을 하는 예비신혼부부로 붐빈다. 또 결혼물품을 직거래 하거나 공동구매하고 나아가 협동조합까지 결성하는 젊은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만남 당시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원빈‧이나영 커플은 부부가 되면서 다시 한 번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정치인보다 연예인의 일거수일투족이 더 큰 반향을 일으키는 만큼 두 사람의 행보로 스몰웨딩은 당분간 뜨거운 감자로 대중의 입에 오르내릴 것이다. 합리적인 결혼문화 정책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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