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접기’ 인기 되살아날까
‘종이접기’ 인기 되살아날까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5.07.17 11:11
  • 호수 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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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완구회사 ‘레고’. 창립 70주년이 넘은 이 회사는 현재까지도 연간 2억 박스 이상의 제품을 판매하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요즘 아이들이 조금만 머리가 굵어져도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장난감을 외면하는 걸 감안한다면 더 놀라운 수치다.
이런 레고도 2000년대 초반 컴퓨터 게임에 밀려 부도 위기를 겪은 적이 있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거치고 나서야 10년 만에 다시 최고의 완구회사로 우뚝 설 수 있었다.
레고의 부활은 회사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도 있었지만 저변에는 ‘키덜트’ 문화의 형성도 한몫했다.
키덜트란 어린이를 뜻하는 ‘키드’(Kid)와 어른을 의미하는 ‘어덜트’(Adult)의 합성어로 ‘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을 지칭한다. 이들은 사회활동을 통해 경제력을 확보하면서 어린 시절 ‘추억의 물건’들을 아낌없이 살 수 있는 구매층으로 자리잡았다. 레고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제품을 출시하면서 새로운 소비시장을 개척한 것이다.
지난 7월 12일 포털사이트는 한 남성의 등장으로 들썩였다. 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KBS의 ‘TV 유치원 하나 둘 셋’ 등 각종 프로그램에 출연해 종이접기 선생님으로 이름을 알렸던 김영만(65)이 돌아온 것이다.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 생방송에 출연한 그는 녹슬지 않은 종이접기 실력을 발휘하며 20~30대 젊은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의 등장으로 한물간 놀이로 전락한 ‘종이접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그의 방송 출연 이후 한 인터넷 쇼핑몰의 색종이 판매량이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김영만도 불과 며칠 사이 수많은 언론 인터뷰에 등장하면서 예전보다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종이접기와 김영만의 인기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기도 한다. ‘추억 팔이’로 잠시 화제를 끌다가 90년대 가수들 재조명해 큰 화제를 모았던 ‘토토가’(MBC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의 인기처럼 금세 사그라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종이접기는 굉장히 좋은 콘텐츠이다. 지금도 영유아의 감성교육과 노인들의 치매예방에 활용되고 있으니 말이다. ‘스마트폰 증독’으로 기억력이나 계산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디지털 치매’에 빠진 젊은이들의 상태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아울러 종이접기는 별다른 접점이 없는 노인과 젊은이들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될 가능성이 큰 소재다. 방송의 위력과 오랜 내공을 가진 김영만의 활약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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