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독주 시대 끝나나
커피 독주 시대 끝나나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5.07.24 11:33
  • 호수 4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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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디저트업계 최대 히트작은 ‘인절미 팥빙수’와 콩 만한 떡(타피오카)이 수십 개 들어간 ‘버블티’였다. ‘설빙’이 얼음을 덮을 정도로 콩가루를 듬뿍 넣은 인절미 팥빙수를 유행시키면서 이를 모방한 유사업체가 산발적으로 생겨났다. 또 ‘공차’도 이전부터 판매되던 버블티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전략으로 대대적인 매장 확산에 나서 커피숍들을 하나 둘 씩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
‘한철 장사’로 끝날 것만 같았던 인절미 팥빙수와 버블티의 선전은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주요 백화점들은 최근 제2의 ‘설빙’과 ‘공차’ 붐을 일으키기 위해 다양한 디저트 매장을 열고 있다.
차갑게 먹는 일본의 크림빵 ‘핫텐도’, 초콜릿계의 명품으로 통하는 프랑스 초콜릿 ‘라메종뒤쇼콜라’, 케이크 마니아들의 성지로 불리는 일본 도쿄의 베이커리 ‘몽상클레르’ 등 그 면면도 화려하다. 이로 인해 디저트 산업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2000년대 들면서 디저트업계의 절대 강자는 커피였다. 스타벅스를 중심으로 한 외국 커피 브랜드와 까페베네, 이디야 등 국산 커피 브랜드가 팽팽히 세력다툼을 하면서 조그만 동네에도 커피숍이 서너 개 씩 있을 정도로 많이 생겨났다. 2000원대 저렴한 커피부터 1만원이 넘는 고급 커피까지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평균 커피 가격은 4000원 내외로 한 끼 식사와 맞먹는다.
점심식사 후 삼삼오오 모여 자판기 커피를 뽑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던 직장인의 휴식시간 풍경도 커피숍으로 옮겨갔다. 특히 젊은 여성들이 즐겨 먹는 커피는 한 잔에 6000원을 호가해 한끼 점심식사보다 비싼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젊은이들은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한푼 두푼 악착같이 모으기보다는 자신의 현재 행복을 위해 투자하려는 소비 성향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설빙과 공차는 여기에 다양성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의 심리까지 더해 성공을 거뒀고 현재 생겨나고 있는 많은 디저트 전문 카페도 이들의 취향에 맞는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며 적극적인 공략에 나섰다. 이로 인해 커피업계는 다소 주춤하고 있다. 일부 커피숍은 새로운 디저트를 내놓으면서 대응하고 있지만 이전처럼 독주는 힘들어 보인다.
이름값을 내세워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하는 디저트 카페도 있지만 이런 곳은 금방 망하는 경우가 많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입을 즐겁게 해주는 디저트라면 이를 소비해주는 문화가 완전히 자리잡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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