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할아버지라 믿고 비밀번호까지 알려주는 집도 있다.”
8월 18일 대한노인회 중앙회 3층 회의실. 홍정민 인천 남동통합취업지원센터장은 실버 아파트택배에 대한 주민들의 뜨거운 반응을 전했다. 아이들도 단지 내 거주하는 어르신들이기 때문에 믿고 문을 열어줄 뿐만 아니라 일부 주민은 아예 현관 비밀번호까지 가르쳐 줄 정도라고 한다.
대한노인회 취업지원본부는 이날 이 심 회장을 비롯 지회장 및 사무국장, 취업지원센터 직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실버 아파트택배 사업단’ 운영을 위한 사업설명회를 실시했다.
실버 아파트택배란 경로당에 택배거점을 마련하고 택배업체 직원이 아파트 세대에 배송할 택배물을 거점에 놓고 가면 노인들이 각 가정으로 직접 배송하는 업무를 말한다. 참여노인이 거주하고 있는 인근의 아파트를 대상으로 적당한 크기의 소화물만을 취급하기 때문에 건강한 60~70대의 노인이라면 누구든지 할 수 있는 일자리이다. 대한노인회는 급속한 인구고령화로 인한 고령사회에 대비, 노인의 능력과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제공하기 위해 CJ 대한통운과 협력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심 대한노인회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금까지 한정됐던 노인 민간 취업의 범위를 벗어나 대한노인회의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전국의 경로당을 활용해 아파트 택배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더 많은 노인 인적 자원이 사회에 참여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희성 복지부총장의 사업 개요 소개에 이어 CJ 대한통운의 사업시스템 및 구조, 사전 준비사항, 어르신 근로 조건 등 아파트 택배 사업의 전반적인 설명이 있었다. 이날 홍정민 인천 남동통합취업지원센터장의 사례발표에 참석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인천 남동통합취업지원센터의 경우 평균 연령 72세 어르신 25명이 2008년부터 이 일을 해오고 있다.
홍 센터장은 “어르신들의 건강과 체력에 무리가 가지 않는 무게의 택배물(15kg 이하)을 하루 40개씩 배달해 월 40~60만원을 받아 가신다”며 적극적인 참여를 권했다. 대한노인회는 올해 안에 5~10개 지역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전국에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조희광 대한노인회 취업지원본부 과장은 “CJ 대한통운 측과 택배 개당 단가 평균 500원, 1일 평균 1인당 40~50개 배송 등을 협의했다” 며 “택배 단가는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실버 아파트택배가 나오게 된 건 아파트 주민들과 경비원, 배송업체 간 마찰과 택배를 가장한 범죄가 심심찮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경비실에서의 택배물 분실, 아파트 경비원의 택배 수령 거부 등으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의 어르신들이 나서게 된 것이다. 오현주 기자
대한노인회, 실버 아파트택배 사업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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