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 이번에도 통할까
정도전, 이번에도 통할까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5.09.18 13:33
  • 호수 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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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전의 시대 상황과 지금이 그다지 다르지 않다. 국민의 행복지수가 굉장히 낮다는 점이 유사하다. 그렇다 보니 새로운 정치를 여는 누군가가 나타나길 기대하는 것 같다”
지난해 큰 화제를 모으며 종영된 KBS 드라마 ‘정도전’에서 주인공 ‘정도전’ 역을 맡은 배우 조재현은 당시 드라마의 인기 비결을 이렇게 분석했다. ‘정도전’의 흥행은 꺼져가던 정통사극의 불씨를 살렸고 이후 또다른 드라마 ‘징비록’의 인기로 이어졌다.
정도전이 1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바통을 이어받은 것은 SBS다. 오는 10월 5일부터 방영되는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를 통해 정도전은 이성계(태조), 이방원(태종) 등 조선 건국 주역들과 함께 안방극장을 찾는다.
이번 작품은 사실을 바탕으로 허구의 이야기를 덧붙인 ‘팩션’(fact +fiction) 사극이어서 이전 작품과는 차별된다. 또 신‧구 연기파 배우들이 모두 참여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조재현이 분했던 정도전 역은 ‘연기 본좌’라 불리는 배우 김명민이 맡았다. 또 유동근이 맡았던 이성계 역은 천호진이 이어받아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특히 안재모가 분했던 이방원 역은 최근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베테랑’에서 놀라운 연기력을 펼친 20대 대표 배우 유아인이 맡아 여말선초 격동의 시기를 실감나게 그릴 예정이다.
이번 작품은 이례적으로 1년 만에 다시 정도전 카드를 꺼냈다. 보통 사극의 경우 50부작 내외로 편성되는데 장장 6개월에 걸쳐 방영된다. 영화의 경우 가장 인기 있는 왕 중의 하나인 ‘정조’를 주연으로 한 영화가 같은 시기 잇달아 개봉하는 등 소재가 겹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드라마는 다르다.
호흡이 길기 때문에 한 역사적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 흥행을 거두면 타 방송사에선 시청자의 기억 속에서 그 작품이 희미해질 때까지 그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원칙이 있다. 일례로 이덕화가 주연을 맡아 1994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KBS드라마 ‘한명회’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다시 드라마화가 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도전의 재등장은 그만큼 매력적인 인물이라는 증거이기도 하다. ‘육룡이 나르샤’는 앞서 방영된 ‘정도전’이 작품성과 상업성에서 모두 호평을 받았다는 부담을 안고 시작한다.
하지만 세계 경제 위기, 메르스‧북한 문제 등으로 국내 정세가 어수선한 상황은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민본정치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던 정도전이 드라마 제목처럼 날아오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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