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에 물든 단풍길… 걷기만 해도 치유되는 듯
가을빛에 물든 단풍길… 걷기만 해도 치유되는 듯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5.10.12 10:06
  • 호수 4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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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좋은 단풍길
▲ 오색 빛으로 물든 전국 곳곳의 단풍길이 가을 여행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사진은 청남대 입구 단풍길의 모습. 사진=충북도청

설악산 주전골 비교적 평탄한 길… 홍천 은행나무 숲길 10월 한 달만 이용 가능
청남대 일반인이 즐기는 ‘대통령의 길’… 순창 강천산 애기단풍 터널 ‘매혹적’

선선하고 청명한 날씨에 주말 나들이를 계획하는 어르신들이 많아졌다. 특히 9월 말부터 설악산에서 시작된 단풍이 10월 중순 전국의 산을 홍엽(紅葉)으로 물들일 것으로 보여 단풍놀이를 떠나는 나들이객들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는 평년보다 첫 단풍이 빨리 찾아왔다. 단풍이 절정에 이를 10월 중하순부터 11월 초까지 전국 곳곳에서는 다양한 단풍축제가 펼쳐질 예정이다. 형형색색의 단풍길을 보며 마냥 걷기만 해도 좋은 이 계절,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걷기 좋은 단풍길’ 중 잘 알려지지 않은 몇 곳을 선정해 소개한다.

◇설악산 주전골 단풍길
가을 단풍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바로 설악산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첫 단풍을 볼 수 있는 곳이며 가장 진한 단풍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올해 첫 단풍은 9월 23일 설악산에서 시작했다. 이는 평년보다 4일 빠른 수준이다.
특히 ‘주전골’에서 보는 단풍이 아름답기로 손꼽힌다. 주전골은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단풍 명소 중의 하나로, 곱게 물든 단풍나무들과 가을하늘을 찌를 것 같이 높이 솟은 바위 절벽, 그 아래를 천천히 흘러 내려가는 차가운 계곡이 한데 어우러져 한마디로 ‘가을 속 진풍경’을 보여준다.
주전골 코스는 완만한 경사로 시작해 나무다리 구간이 많아 안전한 것이 특징이다. 오색온천단지 입구에서부터 시작되는데, 오색약수터를 지나 평탄한 길을 따라가면 성국사가 나온다. 이곳에서부터 계곡 양쪽으로 기암절벽이 펼쳐지는데, 절벽에 매달린 단풍이 계곡의 맑은 물에 어려 기묘한 색의 물빛을 만들어낸다.
오색약수터를 출발해 쉬엄쉬엄 구경하며 계곡까지 온 뒤 다시 오색약수터로 돌아오기까지는 2시간이면 충분하다.
•위치: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리 460
•입장료: 무료
•입장 시간: 일출 후~일몰 전
•단풍 절정시기: 10월 17~18일

◇홍천 은행나무 숲길
홍천 은행나무 숲은 한 개인이 병든 아내를 위해 은행나무 묘목을 심기 시작해 30년간 가꾼 숲이다. 약 4만여 평방미터에 이르는 부지에 2000여 그루의 은행나무를 가꿔 조성됐다. 관광객들 사이에 입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2010년부터 가을에만 한시적으로 무료 개방을 시작했다. 올해도 10월1일부터 31일까지만 숲을 개방하며, 왕복 1시간 정도의 거리이기 때문에 가을을 느끼며 천천히 걷기에 충분하다.
은행나무 숲은 단풍이 절정에 다다를 때 방문하는 것도 좋지만 바람에 은행잎이 떨어지는 시기도 꽤나 낭만적이다. 이때부터는 바닥까지 노랗게 물든 은행잎 카펫이 깔린다. 이곳 은행나무들은 거의 수나무이기 때문에 고약한 은행 냄새가 풍광을 방해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특정 목적을 갖고 조성된 관광지가 아니기 때문에 시설은 열악하다. 따로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지 않아 대로변에 줄지어 주차를 해야 하며, 대중교통으로 방문하기에는 버스정류장이 멀기 때문에 자가용을 이용해 가는 것이 편하다.
•위치: 강원 홍천군 내면 내린천로 686-4
•입장료: 무료
•입장 시간: 10:00~17:00(10월 한 달만 이용가능)
•단풍 절정시기: 10월 17~18일

◇청주 청남대 단풍길
‘남쪽의 청와대’라는 의미로 대통령 별장으로 사용되던 청남대가 일반인에게 공개된 지 8년이 지났다. 대통령만을 위한 별장이던 청남대는 이제 모두를 위한 숲과 정원이 됐다.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경을 접할 수 있지만, 특히 가을철 단풍이 무르익는 계절의 경치는 감탄을 자아낸다.
청남대의 가을엔 붉은 옷을 입은 단풍나무, 황금보다 눈부신 은행나무, 계절의 깊이를 알려주는 낙엽송이 여행객들을 반기고 있다. 청남대 본관으로 향하는 길에는 가을 향기를 전하는 국화들이 늘어서 있고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조형물이 선명한 빛을 내며 위엄을 뽐낸다.
‘노태우 대통령 길’, ‘이명박 대통령 길’ 등의 이름이 붙은 ‘대통령 길’들은 운동화 차림으로 가볍게 누릴 수 있는 아름다운 숲길이다. 길이는 약 1km로 짧지만 운치에 젖고 낭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인터넷으로 미리 예약하면 자동차로 청남대 정문까지 들어갈 수 있지만 예약하지 않은 경우에는 문의면에 있는 청남대 매표소에서 매표 후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셔틀버스는 평일에는 30분 간격, 주말에는 10분~2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위치: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문의시내로 6
•입장료: 어른 5000원, 65세 이상 3000원(셔틀버스 왕복요금 어른 3200원)
•입장 시간: 09:00~18:00(매주 월요일 휴관)
•단풍 절정시기: 10월 26~27일

◇순창 강천산 단풍길
해발 580m의 강천산은 편안하고 소박한 산이다. 이웃한 산성산(603m), 광덕산(578m) 등과 묶어 등산을 즐길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산책하듯 걷는 것을 추천한다.
강천산의 백미는 ‘음이온 산책길’이다. 음이온 산책길은 매표소부터 구장군 폭포까지 왕복 5㎞ 남짓 거리다. 산책로는 잘 닦여져 있으며, 산길치고 폭도 넓은 편이다. 높낮이도 완만해 왕복 세 시간 남짓 동안 가쁜 숨을 몰아쉴 일이 없다. 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애기단풍 터널이 이어진다. 산책로를 따라 나 있는 단풍나무의 이파리가 꼭 아기 손바닥 같다고 해서 애기단풍이라 불린다.
여느 곳의 단풍보다 진한 빛을 오래 간직한다는 애기단풍의 붉은 빛이 어우러지는 가을 산행이라면 폭포의 아름다움은 더욱 빛난다.
•위치: 전북 순창군 팔덕면 청계리 강천산길 97
•입장료: 어른 3000원, 65세 이상 무료
•입장 시간: 09:00~17:00
•단풍 절정시기: 11월 초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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