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잔디에 앉으면 ‘쯔쯔가무시’ 감염 위험
무심코 잔디에 앉으면 ‘쯔쯔가무시’ 감염 위험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5.10.23 13:43
  • 호수 49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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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감염질환 증상과 예방법

농부 등 유행성 출혈열 예방접종해야… 렙토스피라증, 구역질‧황달 증상
제 때 치료받지 않으면 합병증 위험… 야외활동 시 긴 옷과 장화 착용해야

날씨가 선선해지는 가을에 접어들면 각 지자체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와 함께 단풍여행 등 야외활동이 빈번해지기 마련이다. 더불어 농촌에서는 추수와 풀베기로 한참 바빠진다.
그러나 이 시기에 무엇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유행성출혈열, 렙토스피라증, 쯔쯔가무시병 등의 가을철 감염질환이다.
가을철 감염질환은 기침과 열이 나는 등 감기몸살과 유사한 증상을 보여 조기에 진단하기 매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질환들의 증상과 예방법 등을 미리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 때 증상을 숙지하지 못하고 치료시기를 놓친 경우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겨 사망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을철 감염질환들은 대부분 들쥐, 진드기에 의해 옮겨진다. 따라서 이들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야외 활동을 할 때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감기증세와 유사하지만 목숨까지도 위협할 수 있는 가을철 감염질환의 증상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유행성 출혈열
유행성 출혈열은 들쥐의 배설물에 있던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침투돼 감염되는 질환으로, 체력이 약한 50대 이상 장년층이 감염 고위험군이다.
주로 건조한 시기인 10~12월에 많이 발생하며, 대부분 농촌 지역의 군인이나 농부 등에게서 빈번히 발생된다.
유행성 출혈열의 증상으로는 전신 쇠약감, 식욕부진, 현기증, 근육통, 두통 등이 있는데, 감염되면 감기몸살과 유사한 양상을 보이다가 갑자기 38~41℃의 고열과 오한이 나게 된다. 2~3일 후부터는 구역질과 구토가 생기고 얼굴과 목 주위가 붉게 달아올라서 마치 햇볕에 화상을 입은 것 같으며, 결막에는 충혈이 생긴다.
유행성 출혈열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병이기 때문에 특별한 약이 없다. 그러므로 이 병으로 의심이 되는 증상이 생겼을 때에는 빨리 병원을 찾아 의사의 진단을 받고 지시에 따라야 한다. 특히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몸의 전신 상태를 돌보는 것이 필요하다.
유행성 출혈열은 예방접종 백신이 있다. 그러므로 논밭에서 일을 많이 하는 농민이나 야외에서 훈련을 많이 받는 군인, 야외로 자주 놀러 가는 도시인들은 예방주사를 미리 맞는 것이 좋다. 예방주사는 첫해에 한 달 간격으로 두 번 맞고, 그 다음 해부터는 1년에 한 번씩만 맞으면 된다.

◇렙토스피라증
렙토스피라증은 미생물에 감염된 동물(주로 들쥐)의 소변이나 오염된 흙 또는 물 등에 손상된 피부나 점막이 노출돼 감염되는 질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9~10월경에 많이 발생되며 벼 베기나 탈곡을 할 때 오염된 물이나 습한 토양에서 장시간 일하는 농부에게 많이 발생된다. 사람들 사이에서 전파는 거의 없으며 평균 잠복기는 7~12일이다.
무증상 감염자가 많아 황달이 없는 경증 환자가 병에 감염된 환자의 90%에 달하며, 황달이 나타나는 중증 질환자는 10% 이하에 불과하다.
렙토스피라증에 감염되면 눈이 빠질 듯이 머리가 아픈 것이 특징이며, 허리와 넓적다리의 근육통이 심하고 열도 난다. 이런 상태가 4~9일간 계속되면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고 기침을 하며 구역질, 구토, 복통도 생긴다. 의식장애, 결막충혈, 황달, 빈혈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은 즉시 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유행성 출혈열과는 달리 조기에 항생제만 잘 쓰면 렙토스피라증은 비교적 치료가 쉽다.
하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폐, 간, 콩팥 등에 균이 퍼지면서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
렙토스피라증도 예방주사가 개발돼 있다. 주사는 7~8월경에 미리 맞는 것이 좋다. 첫 해에는 1주일 간격으로 예방주사를 두 번 맞고, 그 다음 해부터는 1년에 한 번씩만 맞으면 된다.
우흥정 한림대동탄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렙토스피라증의 경우 오염된 물을 통해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풀밭뿐 아니라 물이 고여 있는 곳에서는 주의해야 한다”며 “논이나 고인 물에 들어갈 때 고무장갑과 장화를 착용하면 감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 가을철 감염질환 원인과 감염경로

◇쯔쯔가무시병
쯔쯔가무시병은 ‘리케챠’라는 일종의 작은 세균에 의해 전염되는 감염질환으로, 특이하게도 진드기의 애벌레가 사람 피를 빨아 먹을 때 감염된다. 우리나라 전역을 비롯해 동남아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잘 발견되며, 10월과 11월에 집중 발생된다.
진드기의 유충은 평소에 풀이나 나무에서 진액을 빨아먹고 생활하지만 이 유충이 애벌레로 변태할 때 동물의 조직액이 필요해 피를 빨아먹는데 이 때 사람에게 감염된다. 풀이나 나무가 무성한 곳에서 일을 하거나, 밭에 앉아 일을 할 때 진드기에 물리기 쉽다.
진드기의 애벌레에 쏘이면 대개는 모르고 지내지만 잠복기인 10~12일이 지나면 쏘인 부위에 물집이 생기고 발열, 두통, 결막충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발병 후 5~8일이 지나면 몸통에 피부 발진이 생기고, 1cm 크기의 검은 딱지(가피)가 여러 군데 생긴다.
대부분 이 같은 증상이 2주 정도 지나면 서서히 회복되지만, 일부에서는 전신 쇠약감, 근육통 등의 증상이 수개월 지속되는 경우가 있으며 기관지염, 수막염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심부전,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쯔쯔가무시병은 아직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수풀 속이나 밭에서 작업할 때에는 토시, 장갑, 장화를 착용하고 작업 후 휴식을 취할 때에도 풀밭에 그냥 앉기 보다는 꼭 돗자리나 깔개를 깔고 앉아야 한다.
우 교수는 “가을철 감염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풀숲 출입을 삼가는 것이 좋고, 외출 후에는 반드시 샤워를 하고 옷을 깨끗이 세탁하는 등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논밭 작업이나 야외활동 시에는 기피제를 뿌리거나 긴소매, 긴 바지를 착용해 감염된 털진드기나 설치류의 배설물에 직접 접촉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을철 감염질환 예방법
1. 잔디 위에 눕지 않기
2. 잔디 위에 침구나 옷 말리지 않기
3. 야외 활동 전 긴 소매의 옷과
바지 착용하기
4. 전염위험 높은 군인, 농부는
미리 예방접종 맞기
5. 야외 활동 후 귀가 시 옷에 묻은
먼지를 털고 목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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