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끈지끈 아픈 편두통, 수면부족·스트레스 때문
지끈지끈 아픈 편두통, 수면부족·스트레스 때문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5.12.18 14:54
  • 호수 49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편두통 증상과 치료법
▲ 수면 부족과 알코올 섭취, 스트레스 등은 편두통을 유발시키는 요인으로서, 규칙적인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 그림=대한의학회

속이 메스껍고 심한 안구통… 시야가 어두워지는 신경학적 증상도
두통 시작되면 초기에 약물치료를… 정해진 시간에 음식 먹어야

정춘자(84) 어르신은 최근 극심해진 편두통 때문에 일상생활을 하는데 불편을 겪고 있다. 뒤통수를 찌르는 듯한 편두통은 정 어르신을 일 년 가까이 괴롭혔다. 통증은 사나흘 주기로 찾아 왔으며, 머리가 아플 때쯤이면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부심과 메스꺼움이 함께 동반됐다. 결국 통증을 참지 못한 정 어르신은 신경과에서 편두통 치료를 받고 오랜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편두통은 머리 한쪽에만 느껴지는 통증을 가르키는 말로 사용되고 있지만, 의학적으로는 통증이 일정 시간 이상 지속되며 구토를 하거나 빛‧소리에 대한 공포증이 나타나는 등 다른 증상과 함께 동반되는 두통을 말한다.
편두통은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집계한 2013년 두통 환자 통계에 따르면, 49만 명의 편두통 환자 중 72%(35만 명)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현미 가천의대 길병원 신경과 교수는 “젊은 시절 두통에 시달리다 갱년기가 돼 여성호르몬이 줄면서 두통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고 갱년기 치료를 위해 여성호르몬을 투여하면 다시 두통이 재발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편두통을 유발시키는 요인으로는 수면 부족과 알코올 섭취, 과도한 다이어트, 스트레스 등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이 특정 요인에 환자가 노출되면 뇌가 자극을 받게 되는데 이때 뇌를 둘러싼 뇌막 혈관과 주변 신경 사이에 염증 반응이 일어난다. 이로 인해 뇌막 혈관이 팽창하며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편두통 환자들 중 약 절반은 두통이 일어나기 전 기분이나 기력에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 전조증상을 겪게 된다. 전조증상은 두통 발생 약 24시간 전부터 시작되는데, 신경이 예민해지고 목이 뻣뻣해지며 오한, 나태, 심한 피로, 식욕부진, 변비 혹은 설사 등을 호소한다. 또 시야가 어두워진다거나, 반짝반짝하는 빛이 보이는 등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
욱신욱신 머리가 쑤시는 경험을 하게 되며, 심할 경우 구토나 심한 안구통도 동반돼 밝은 빛이나 시끄러운 소리를 회피하는 경향을 보인다. 두통이 해소된 후에도 대부분의 환자들은 기분과 지적인 수준의 저하, 불안정감, 무기력함 등의 증상을 겪게 된다. 신체적 피로감과 근육 쇠약 역시 일반적으로 나타난다.
이 같은 증상의 편두통은 누구나 흔히 겪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호전될 것이라 여겨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편두통을 방치할 경우 발생 빈도수가 증가해 만성 편두통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우울증, 불안증 등의 정서장애로 이어져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 보통 3개월간 한 달에 15일 이상 편두통이 나타나면 ‘만성 편두통’으로 진단된다.
편두통 치료는 뇌막 신경과 혈관에 생기는 염증 반응을 중단시키는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두통이 시작되자마자 빨리 약을 먹는 것이다.
박 교수는 “환자들이 약을 먹으면 좋지 않다고 생각해서 참을 대로 참다가 결국 못 견디고 약을 찾는다”며 “이때는 이미 염증 반응이 많이 진행돼 혈관이 늘어난 상황이므로 약효를 보기 힘들다. 적기에 약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편두통 증상이 잦은 만성 환자들에게는 통증의 빈도를 줄여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이 때는 급성기 치료와 달리 매일 경구용 약을 챙겨 먹거나 주기적인 주사치료를 해야 한다. 경구용 약은 6개월에서 길게는 1년간 장기적으로 복용해야 하며, 주사 치료는 비용 부담이 큰 게 단점이지만 매일 먹는 경구용 약 복용의 번거로움을 줄여줄 수 있다. 약효는 3개월 정도다.
무엇보다 편두통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다. 정해진 시간에 음식을 섭취하고 7~9시간 정도 적절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은 기본이며 근육 이완운동, 명상, 요가 등의 운동도 큰 도움이 된다.
자신의 두통 내역을 정확히 알 수 있는 두통 일기 작성도 중요하다. 두통이 발생하는 시간과 횟수·증상 정도 등을 그때그때 적어 두면 의사의 정확한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다.
박 교수는 “편두통이 시작됐을 때 가능하면 조용하고 어두운 방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며 “편두통은 완치의 개념이 없다. 스스로 조절을 잘하면 두통 없이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