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차 마시고 반신욕 하면 ‘수족냉증’에 큰 도움
한방차 마시고 반신욕 하면 ‘수족냉증’에 큰 도움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02.19 13:49
  • 호수 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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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이 얼음장같이 찬 수족냉증 예방법

스트레스‧호르몬 변화 등이 원인… 혈액순환 장애 등 질환 따른 증상도
외출할 땐 장갑‧목도리 착용 필수… 규칙적인 생활 통해 생활리듬 찾아야

박용녀(63)씨는 기온이 떨어지면 다른 사람들보다 휠씬 추위를 많이 타는 편이다. 바로 손발이 차가워지는 수족냉증을 앓고 있어서다. 그렇다 보니 겨울에는 남들보다 배로 옷을 여러 겹 껴입어야 하고 손발에는 보온이 잘 되도록 털이 부착된 제품을 착용한다. 그렇지만, 아무리 ‘중무장’을 하더라도 손발의 차가운 증상은 쉽사리 나아지질 않아 고통스럽다.
설명절 직후 체감온도가 떨어지고 눈까지 내리면서 손발이 차가워져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강추위에 춥다고 느끼는 건 당연하지만 그다지 낮은 기온이 아닌데도 손발에 차가운 냉기를 느끼고 시리기까지 하다면 수족냉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수족냉증은 손발이 시리거나 지나치게 차가운 증상으로, 전 세계 인구의 12% 정도가 겪을 만큼 흔한 질환이다. 수족냉증은 주로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할 때 생기기 때문에 혈관이 쉽게 수축되는 겨울철에는 더욱 빈번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날씨가 추워지면 열을 뺏기지 않기 위해 우리 몸은 혈관을 자동으로 수축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단순히 차갑고 시린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족냉증을 호소하는 환자 중 40.5%는 어지럼증이나 빈혈이 있으며 위장장애(30.4%), 정신신경증상(25%), 관절질환(21.1%), 산후풍(19.9%) 등을 호소한다. 수족냉증은 또 생리불순, 생리통, 갱년기 장애, 불임과 함께 성기능장애 등을 유발하며 자궁근종, 난소낭종 등 각종 종양발생확률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수족냉증 환자는 겨울에 장갑, 수면양말 등을 항상 착용해야 하며, 여름에도 손발이 차갑다면 하루 빨리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수족냉증은 남성보단 여성에게서 자주 발병한다. 최근 강동경희대한방병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족냉증을 앓고 있는 여성 환자의 비율이 남성보다 1.5배 많았다. 이는 임신과 출산, 폐경을 경험하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호르몬 변화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호르몬이 변동하면 교감신경 반응이 예민해져 혈관이 수축돼 갱년기 여성은 물론이고 생리 전후로 호르몬 주기가 바뀌는 젊은 여성도 수족냉증을 많이 호소하기 때문이다.
체질적 특성도 남녀 차이를 부른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지방은 많지만 근육이 적다. 혈액순환을 돕는 근육이 적으니 혈액이 손과 발까지 돌기 힘들다. 운동을 통해 지방을 태우고 근육량을 늘린다면 손발이 좀 더 따뜻해질 수 있다.

▲ 수족냉증의 대표적인 원인질환인 레이노 증후군은 추위에 장시간 노출되면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되면서 손가락이 파랗게 변했다가 혈액공급이 원활하게 되면 빨갛게 변한 뒤 다시 정상색깔로 돌아온다. 사진=대한의학회

수족냉증은 특정 질환 때문에 생기기도 한다. 수족냉증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질환은 레이노 증후군이다. 레이노 증후군은 추위에 장시간 노출되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되는 말초혈액순환질환으로, 처음에는 손 말단의 피부색이 하얗게 되고 시간이 지나면서 파랗게 변했다가 나중에는 손가락이 붉은색으로 변한다. 심한 가려움과 통증이 동반되며, 여성에서 흔하다.
그 외에도 류마티스성 질환, 추간판탈출증, 말초신경염, 손목터널증후군, 혈관질환 등으로 인해 수족냉증이 발생한다. 드물지만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거나 약물 부작용이 일어나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혈액순환 문제로 인한 일시적인 수족냉증인지, 질환으로 생긴 수족냉증인지를 구분해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질환에 의한 수족냉증인 줄 모르고 혈액순환 개선제나 영양제만 복용하면 해당 질환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족냉증의 원인 질환이 명확한 경우에는 치료를 하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원인 질환이 없는데도 손과 발이 차다면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 있다. 우리 몸은 흥분하거나 긴장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손과 발끝의 혈관이 수축한다. 손과 발은 혈류량이 줄면서 차가워지고 축축해진다. 면접이나 시험을 앞뒀을 때 손이 차가워지는 것과 같은 이유다.
스트레스의 종류는 다양하다. 긴장, 걱정과 불안, 짜증 등이 모두 스트레스다. 과로로 인해 기진맥진해지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고 신경이 날카로워져 혈관이 쉽게 긴장될 수 있으므로, 감정적으로 불편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게 좋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부인과 이진무 교수는 “수족냉증이 있는 사람 중에는 평소 긴장을 잘 하거나 잘 놀라고, 스트레스에 취약한 사람이 많다”며 “평소에 긴장을 풀려는 노력과 함께 요가나 명상 등을 하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의학에서의 수족냉증 치료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한약 처방으로 어그러진 체내 열의 불균형을 바로 잡아 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수족냉증은 물론 두통, 불면증, 자궁질환 등의 기타 질환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뜸과 침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냉증을 완화시켜주는 혈 자리에 뜸이나 침을 놓으면 인체 기혈 순환을 보다 효과적으로 도와줄 수 있다. 이외에도 부황, 훈증요법, 약침요법 등을 개인에 따라 알맞게 처방해 수족냉증을 치료하고 있다.
수족냉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이 필요하다. 잠자는 시간, 활동하는 시간이 들쑥날쑥하면 몸에 힘이 들어가 혈관이 이완되는 걸 방해하기 때문이다. 운동을 병행해 균형 있게 에너지를 소모하는 습관을 들여야 하며, 밤늦게 드라마 등 TV를 시청하는 것도 몸을 축내는 행동 중 하나이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
반신욕 등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반신욕은 41∼42도로 물 온도를 맞춰 20분간 하면 적당하다. 매일 반신욕이 어렵다면 뜨거운 물에 손발을 담가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 주기만 해도 좋다. 외출할 때는 장갑과 목도리, 두꺼운 양말을 착용해 가급적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이 교수는 “평소 냉증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는 한방차도 효과적”이라며 “쑥, 인삼, 생강, 구기자, 대추, 계피 등의 약재로 차를 끓여 하루 두 번 아침, 저녁으로 마시면 좋으며, 특히 부인과질환으로 인한 수족냉증에는 더덕, 당귀를 차로 마시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족냉증 예방법
1. 꽉 조이는 옷 입지 않기
2. 따뜻한 물에 20분 이상 반신욕 하기
3. 금연은 물론 간접흡연도 피하기
4. 충분한 수면 취하기
5. 몸 전체를 따뜻하게 유지하기
6. 걷기, 등산 등 운동 꾸준히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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