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나라가 ‘돌봄여행’까지 보내줘 참 좋다”
어르신들 “나라가 ‘돌봄여행’까지 보내줘 참 좋다”
  • 이상연 기자
  • 승인 2016.06.10 13:36
  • 호수 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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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7개 시·도 ‘장애인·노인 위한 돌봄여행’ 시행
▲ 복지부가 시행중인 ‘장애인·노인을 위한 돌봄여행 서비스’가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사진은 해당 서비스를 통해 여행을 떠난 경북 안동시의 주민들.

2만5000원이면 국내 1박2일 여행… 요양보호사 등도 동행
경북도, 지난해 신청자 10% 증가… “평생에 단 한 번이라 아쉬워”

지난 4월 25~26일 경북 봉화군 명호면 주민들은 오랜만에 ‘콧바람’을 쐤다. 정부의 지원으로 어르신들과 장애인 43명이 적은 비용으로 이틀간 여행을 즐기게 된 것. 전남 여수시와 순천시를 돌며 광양제철소에선 생전 처음 담금질 과정도 구경했다. 동행한 요양보호사 5명은 여행자들의 안전을 돌봤다.
5년 만의 여행이라는 안필우(77·여) 어르신은 “좋은 사람들과 멋진 경치를 구경하고 맛있는 특산물도 먹어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2011년부터 시행 중인 ‘장애인·노인을 위한 돌봄여행 서비스’(이하 돌봄여행)가 이용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관광에 대한 높은 욕구에도 신체적 장애로 인해 활동이 제약되거나, 관광인프라가 부족해 양질의 서비스를 받지 못하던 노인 및 장애인 등이 큰 만족감을 보이고 있다.

‘돌봄여행’은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의 일환으로 운영되는 국내 1박2일 여행 프로그램으로, 현재 전국 7개 시·도 지자체별로 운영 중이다.<표 참고>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이란 지역 특성을 반영해 주민들이 이용 가능한 서비스를 발굴 및 제공하는 사업이다.
돌봄여행 서비스가 가장 활발한 곳은 경남도와 경북도. 특히 3년 전부터 해당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경북도는 신청자가 2014년 4660여건에서 지난해 5127건으로 10% 가량 늘었다.
경북도청 김지은 주무관은 “일이 바쁘거나 거동이 힘든 경우 여행을 떠나 이웃과 함께 어울릴 기회가 많지 않다”며 “이런 이유로 이용자들이 큰 만족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며 “영덕군의 경우 지난 5월 23~24일 전남 여수 일원으로 올해 제2차 여행을 떠난 바 있으며, 6월 중 3차 여행을 추진한다”고 전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신체적 특성상 여행 중 낙상사고 등 위험에 대한 대비가 꼭 필요해 간호사(조무사)·사회복지사·요양보호사 등 사회서비스 전문 인력이 동행한다”고 말했다.
또한 관광 일정 중엔 힐링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이용자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춤·마술·노래공연 등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혈압 및 혈당관리 등 건강검진도 실시한다. 필요할 경우엔 담요, 마스크, 손난로 등을 구매해 지급한다.
서비스 대상은 중위소득 120% 이하 가정의 신체활동이 가능한 장애인 등록자, 국가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에 의해 상이등급 판정을 받은 자, 만 65세 이상 고령자 등이다. 해당 기준에 부합하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지만, 안전상의 이유로 여행자 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경우 대상에서 제외된다. 신청은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하면 된다.
여행비용은 3개 등급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1등급(18만원) 여행 대상자는 15만5000원, 2등급(16만5000원) 여행 대상자는 14만원, 3등급(15만원) 여행 대상자는 12만5000원이 지원된다. 본인 부담금은 2만5000원으로 등급에 상관없이 동일하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은 본인부담금이 50% 감면된다.
1등급 여행 대상은 장애 1·2등급, 상이 1~3급, 장기요양보험 1~3등급 판정자이다. 2등급 여행은 장애 3등급 이하 및 상이 4~5급, 3등급 여행은 65세 이상 고령자 및 상이 6~7급 판정자를 대상으로 한다.
당일 또는 2박3일 여행도 가능하다. 당일 여행의 경우 총 비용 7만4000원 중 1만2000원만 부담하면 된다. 2박3일 이상 여행일 경우 정부지원금은 변동 없으며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은 이용자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경우에도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의 부담금 감면혜택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숙박시설은 특급 리조트 5인 1실이 기준이다. 여행 담당 업체는 지자체의 공모를 통해 선정된다.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 지침에 의해 업체의 인력 및 사무실 공간 규모 등 일정 요건이 충족돼야 담당 업체로 등록 가능하다.
차량은 이용자의 승하차 편의를 위해 승하차 문에 계단을 없앤 45인승 차량으로 한다. 이동보조구(휠체어) 보조나 승하차 도움 등 편의도 지원한다.
하지만 이런 혜택을 평생 단 한번만 누릴 수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전남도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 담당자는 “돌봄여행의 취지는 좋으나 프로그램이 1회성 이벤트로 끝난다는 점 때문에 사업을 점차 줄였고, 올해엔 시행중인 지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건강안마, 수중재활교실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는 지역사회서비스 투자사업은 일부 서비스를 제외하면 모두 평생 1회로 기회가 제한된다”며 “다른 사업들간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돌봄여행만 서비스 기회를 늘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상연 기자 leesy@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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