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이 뿌예지는 백내장… 약물보다 수술이 효과적
앞이 뿌예지는 백내장… 약물보다 수술이 효과적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09.09 14:37
  • 호수 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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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증상과 치료법

수정체 혼탁해져 빛 통과하지 못해… 시야 흐려지고 밝은 곳서 안보여
약물은 진행과정만 늦출 뿐… 수술 후 회복기간에 눈가리개 착용해야

주부 이미희(55) 씨는 최근 눈이 침침해지고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 증상을 느꼈다. 하지만 나이가 나이인 만큼 노안이라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아들을 시켜 돋보기안경만 맞췄을 뿐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이씨의 시력은 점점 안 좋아졌으며 여기에 눈앞이 뿌옇게 되고 밝은 곳에서는 눈이 부시는 현상까지 더해졌다. 특히 오른쪽 눈의 시력이 급격히 저하된 것을 느껴 안과를 찾아 정밀검진을 받았고, 의료진으로부터 ‘백내장’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백내장은 노화로 인해 생기는 안질환 중 하나로, 나이가 들면서 안구 안에 위치한 수정체가 혼탁해져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흐리게 보이는 증상을 말한다. 백내장의 원인은 다양한데, 자궁 내 태아에게 발생하는 태내감염이나 원인 불명의 유전성인 선천성 백내장과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후천성 백내장으로 나뉜다. 외상, 포도막염, 당뇨 등 안과적 질환의 합병증으로 생기는 경우도 있다.
눈에 들어오는 빛은 각막과 수정체를 지나서 망막에 상을 맺어 물체가 보이게 되는데 그 중 수정체는 빛을 굴절시켜 망막의 한 곳에 초점을 맺게 하는 역할을 한다. 쉽게 생각하면 카메라의 렌즈에 해당하는 역할이다. 이 수정체에 혼탁이 생기면 눈 속으로 빛이 잘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물체가 또렷하게 보이지 않고 시력이 저하된다.
사람의 눈이 외부의 영상을 또렷하게 보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깨끗한 수정체가 망막에 물체의 상을 정확하게 맞춰줘야 하는데, 백내장 환자의 경우 수정체가 뿌옇게 혼탁해져 있으므로 마치 흐린 유리창을 통해 외부를 바라보는 것처럼 물체를 정확하게 볼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시야 흐려짐과 시력 저하 외에도 침침함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수정체의 한 부분만 혼탁해지면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이는 증상인 단안복시가 나타날 수 있으며 혼탁해진 수정체가 딱딱해지면 굴절률의 변화로 가까운 곳이 이전보다 더 잘 보이는 현상을 겪을 때도 있다. 또한 밝은 곳에서 사물이 잘 보이지 않는 주맹 현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현준영 분당서울대병원 안과 교수는 “평소보다 시력이 떨어지거나, 눈이 침침한 상태가 지속되고 물체가 희미하게 보이는 등 불편한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 안과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 백내장 수술은 2㎜ 정도로 작게 절개한 창을 통해 혼탁해진 수정체를 초음파로 잘게 부숴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수정수정체를 넣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림=대한의학회

◇인공수정체 넣는 수술이 효과적
백내장의 치료방법은 크게 약물요법과 수술요법으로 구분되는데 백내장 초기에 안약 혹은 먹는 약을 사용하면 백내장의 진행속도를 지연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이같은 약물요법만으로는 이미 뿌옇게 변성돼 버린 수정체를 원래의 투명한 상태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간혹 수정체 혼탁이 저절로 호전돼 일시적인 시력개선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으나 아직까지 확실한 효과가 증명된 치료약물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진행된 백내장의 가장 확실한 치료방법은 수술요법이라고 할 수 있다.
수술은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수정체를 넣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2㎜ 정도로 작게 절개한 창을 통해 혼탁해진 수정체를 초음파로 잘게 부숴 빼내고 그 자리에 개개인 시력 도수에 맞는 새로운 인공수정체를 넣는 정교한 방법으로 이뤄진다.
인공수정체 종류로는 일반 인공수정체 보다 감도가 뛰어나 사물이 또렷하게 보이고 야간 시력 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비구면 인공수정체’, 백내장과 난시를 동시에 교정할 수 있는 ‘토릭 인공수정체’,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개선시켜 주는 ‘다초점 인공수정체’ 등 다양한 것들이 있다. 인공수정체는 반영구적이며, 특별한 합병증이 없는 한 제거하지 않는다.
현 교수는 “백내장 외에 황반변성이나 망막박리, 녹내장 등 다른 질환이 동반돼 있는 경우에는 수술을 받더라도 시력개선 효과가 없거나 결과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술을 시행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다양한 안질환에 대처할 수 있는 임상 경험이 풍부한 안과 전문의가 직접 수술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야외활동 시 선글라스 착용해야
수술 부위가 회복되는 데에는 6주 정도가 소요되는데, 회복에 걸리는 시간은 환자의 나이와 전신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수술 후 며칠간은 회복에 도움을 주는 안약이나 먹는 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정해진 시간에 정확히 투여 또는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수술 후에는 눈을 보호하기 위해 안경이나 눈가리개를 착용해야 한다.
야외활동 시에는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는 선글라스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과 녹황색 채소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술과 담배는 수정체 대사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현 교수는 “백내장을 예방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선천성 백내장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것이고, 노인성 백내장은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이기 때문”이라며 “자외선이 강한 곳에서는 자외선 차단용 안경을 써 눈을 보호하고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블루베리, 루테인이 많은 키위, 비타민C가 함유된 딸기나 감귤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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