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 과하게 쓸 경우 신경 지나가는 관 압박해 발병
손목 과하게 쓸 경우 신경 지나가는 관 압박해 발병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12.02 14:40
  • 호수 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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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터널증후군 증상과 치료법
▲ 손목에 통증이 있거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이 굳고 경련이 있다면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사진은 손목터널증후군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의료진의 모습.

빨래‧청소 등 많이 하는 주부, 컴퓨터 작업자들에게서 자주 발생
손저림‧통증 등 증상 나타나… 심할 경우 인대 절개하는 수술 필요

60대 주부 김영란 씨는 김장철이 다가오자 겁부터 났다. 손목과 손이 저려 제대로 칼질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설거지를 하거나 걸레를 짜려다가도 손가락이 아파 포기할 때가 많았다. 고민 끝에 정형외과를 찾은 그에게 의사는 ‘손목터널증후군’이라는 진단과 함께 당분간 손목 사용을 자제하라는 처방을 내렸다.
‘수근관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 앞쪽의 인대와 신경, 뼈 등에 의해 만들어진 터널 모양의 ‘수근관’이 좁아지거나 압력을 받아 생기는 질환이다. 수근관이 좁아지거나 받는 압력이 커지면 이곳을 지나가는 정중신경(엄지손가락부터 약지의 움직임과 관련된 신경) 또한 자극을 받는데 이때 손 저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손목터널증후군 진료 인원은 2015년 기준 16만 7125명으로, 여성(77.7%)이 남성 보다 약 3.5배 많았다. 연령별로는 50대 진료 인원이 39.8%로 가장 많았고, 40대가 19.3%, 60대가 18.3%, 70세 이상이 10.6%로 그 뒤를 이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장시간 손목을 굽히거나 젖히는 자세, 과도한 손목 사용 등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자주 하는 사람들이 손목을 많이 사용해 손목터널증후군에 걸리기 쉬우며 빨래, 청소, 설거지 등의 가사일로 인해 손목을 지속적으로 움직여도 증상이 생긴다. 이 때문인지 가정주부 또는 웹 디자이너, 테니스·배드민턴 선수 등에게 흔히 나타난다.
다른 질환이 일차적인 원인이 돼 수근관과 정중신경에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중년 이후 여성은 류머티즘관절염이 손목터널증후군을 야기하기도 하며, 갑상선기능저하증도 마찬가지다. 손이 저린 증상을 호소하는 만성신부전증이나 당뇨병 환자도 손목터널증후군 위험이 있다.

◇손 저림‧통증 등 증상
손목터널증후군이 발생하면 손 저림, 감각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엄지‧검지‧중지‧손바닥 부위에서 화끈거리는 느낌이 든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손이 굳고 경련이 일어나거나 팔을 올렸을 때 팔목까지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 등도 손목터널증후군일 가능성이 크다.
찬물에 손을 넣거나 날씨가 추우면 손끝이 유난히 시린 증상도 흔히 관찰된다. 이러한 증상들로 인해 운전, 단추 끼우기, 젓가락질, 병따개 돌리기, 물건 들기, 빨래 짜기 등 일상생활에서 자주 하게 되는 정교한 손작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
고도일 고도일병원 원장은 “하지만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도 일시적인 혈액순환 장애로 여겨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손목터널증후군이 오랜 기간 지속돼 근육이 마르게 될 정도로 마비가 진행되면 수술 후에도 완전한 회복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이상이 있다고 느꼈을 때는 빨리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손목터널증후군 치료법
손목터널증후군은 상태에 따라 단계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 증상이 심하지 않고 근육의 수축이 없는 경우에는 손목과 손사용을 자제하고, 손목 아래에 쿠션을 받치는 식으로 작업 환경을 개선하는 등 보존적 치료가 우선돼야 한다. 이때 소염 진통제, 비타민B 등의 약물치료도 도움이 된다. 이같은 조치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보조기 등으로 손목을 고정하거나 수근관 내에 주사를 놓는 시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손목터널증후군 증상이 너무 심하거나 10개월 이상 지속된 경우, 손에 아무런 감각이 없는 상태가 계속되거나 근육이 수축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은 부분 마취한 상태에서 손목 부위 피부를 2cm 이내로 짼 후 횡수근 인대(가로 손목 인대)를 절개하고 정중신경이 눌리지 않도록 공간을 확보해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보통 수술 후 3일 이내 퇴원할 수 있으며, 2주 정도만 조심하면 그 이후에는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손목 스트레칭으로 긴장 풀어줘야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목이 지나치게 구부러지지 않도록 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컴퓨터를 사용해야 될 경우에는 손목 받침대를 이용하는 것이 좋으며, 손과 손목을 사용할 때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휴식을 취해야 한다.
가벼운 스트레칭을 자주해 손목 긴장을 풀어주는 것도 예방법 중 하나다. 최대한 손의 사용을 줄이고 따뜻한 물에 20~30분가량 찜질을 하는 것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고도일 원장은 “평소 손목을 많이 쓴다면 손등이 하늘을 향하게 한 후 손을 쭉 편 상태에서 한쪽 손으로 다른 쪽 손끝을 잡고 그대로 서서히 들어 올리는 동작이나 손을 천천히 쥐었다 폈다 하는 동작이 도움이 된다”며 “과체중은 수근관 주변의 조직을 두껍게 만들어 압력을 높이므로 체중을 조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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