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쉽게 송금”… 은행들 시니어 잡기 모바일 대전
“더 쉽게 송금”… 은행들 시니어 잡기 모바일 대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2.03 13:51
  • 호수 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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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이용 고령자 금융서비스 확산
▲ 전용창구를 개설하며 시니어 고객 잡기에 나섰던 은행권이 최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앱을 개발하면서 모바일 대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신한은행에서 출시한 시니어 모바일 앱 ‘미래설계 포유’을 홍보하는 모습.

공인인증서 없이도 비밀번호 입력으로 송금… 카드‧메시지 기능도
글씨 크고 화면이동도 쉽게 설계… 경조사 초대장‧감사장 기능 호평

이원남(63) 씨는 지난 설 할아버지 집에 오지 못한 손주가 모바일로 보낸 ‘세배영상’을 본 후 기쁜 마음으로 세뱃돈을 보냈다. 연휴로 인해 시중 은행이 모두 문을 닫았지만 이 씨는 큰 걱정이 없었다. 모바일뱅킹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 인터넷뱅킹도 어려워 주저했던 그는 앉은 자리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몇 번의 터치로 세뱃돈 10만원을 단숨에 부쳤다. 그의 주거래은행에서 개발한 ‘큰글 송금 서비스’ 덕분에 어렵지 않게 해결했던 것이다.
‘어르신 전용 창구’를 앞다퉈 개설하며 고령층 확보에 나선 은행권이 최근 차별화된 기능을 강조한 모바일 서비스를 실시하며 ‘시니어 고객 잡기’ 2라운드를 펼치고 있다. 비즈니스의 주요 타깃이 중·장년층에서 고령세대로 옮겨가는 ‘시니어 시프트’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국내 시니어 세대는 20~30대보다 평균 자산이 많고 인구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연령별 가구주의 평균 자산은 50대(4억4302만원)와 60대 이상(3억6648만원)이 가장 많았다. 금융자산도 50대가 평균 9389만원으로 30대(5050만원)의 두 배에 가까웠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 고령자 관련 시장 규모(금융업 제외)가 2012년 27조원에서 연평균 13%씩 성장해 2020년 78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은행들은 영업 전략을 일부 고령층 자산가에서 전체 시니어 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중고령층 인구 증가와 은퇴 이후 연금 생활자 비중 확대 등의 인구 구조 변화에 대비해 전담 조직도 만들고 있다.
지난해 국민은행은 시니어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골든라이프부’를 신설했다. 신한은행은 ‘신한미래설계’라는 이름으로 은퇴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웰리치100 은퇴설계 솔루션’과 ‘원큐(1Q)은퇴설계’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모바일 서비스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간편송금서비스다. 계좌번호나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비밀번호 6자리만 입력하면 간편하게 경조사비나 용돈을 보낼 수 있고, 카드·메시지 작성도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위비뱅크’, 신한은행은 ‘써니뱅크’, KB국민은행은 ‘리브(Liiv)’, 하나금융은 ‘하나멤버스’, IBK기업은행은 ‘아이원(i-ONE)뱅크’ 등을 통해서 이 같은 간편송금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은행 ‘위비뱅크’의 경우 휴대폰이나 계좌번호를 통해서 송금할 수 있는 ‘위비페이’ 간편 보내기 서비스를 통해 1회 30만원, 1일 50만원까지 공인인증서, 이용 수수료 없이 송금이 가능하게 했다. IBK기업은행도 ‘아이원뱅크’의 ‘휙 간편송금’을 통해서 카드와 함께 현금을 보낼 수 있는 경조금보내기 서비스를 운영한다. 카드·메시지를 작성할 수 있고, 상대방 계좌번호를 알지 못해도 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간편하게 비밀번호 6자리만 입력하면 송금이 완료된다.
아예 시니어 전용 맞춤 서비스를 갖춘 은행도 늘고 있다. 농협은행은 모바일플랫폼 ‘올원뱅크’에서 시니어 맞춤 ‘큰글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큰글 송금 서비스는 시니어층의 금융편의 제공을 위해 돋보기 기능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또 노인들이 자주 사용하는 경조금 보내기와 각종 경조사 초대장‧감사장 보내기 기능 등을 담아 호평을 받고 있다.
신한은행도 50대 이상 고객을 위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미래설계 포유(for you)’를 내놨다. 기존 모바일뱅킹 앱보다 글씨체가 크고 화면도 쉽게 이동할 수 있게 디자인됐다. 금융서비스 외에 여행, 건강, 일자리 등 시니어들이 좋아할 만한 중고령자 특화 정보도 한데 묶어 제공한다.
KB국민은행도 기존 모바일뱅킹에 시니어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골든라이프뱅킹’을 선보였다. ‘골든라이프뱅킹’은 금융서비스와 여행·쇼핑·건강 등의 비금융서비스를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시니어 전용 모바일 앱으로 별도의 설치 없이 기존의 KB스타뱅킹 앱에 접속하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간편 조회 및 이체, 대표상품 소개, 여행, 쇼핑, 시니어광장으로 구성됐는데 시니어광장은 건강‧미용‧여행‧여가‧공연 등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고객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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