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경로당 중심 ‘복합복지센터’가 뜬다
서울지역, 경로당 중심 ‘복합복지센터’가 뜬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2.03 14:05
  • 호수 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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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당과 함께 도서관‧데이케어센터 등 소규모복지센터 건립
서울시 심사 거쳐 최대 25억원 지원… 복합복지서비스 제공

▲ 영등포구 ‘복합어르신복지센터’. 총 6층 건물로 2층엔 경로당이 나머지 층에는 데이케어센터 등 소규모복지센터가 들어섰다.

서울 노원구에는 기존과 다른 경로당이 있다. ‘공릉행복발전소 경로당’ 이야기다. 총 3층으로 구성된 건물에 1층에는 경로당과 유아들이 부모와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인 ‘꼬마 책나라’가, 2층과 3층은 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근 리모델링을 통해 경로당 일부를 문화공간으로 사용하는 경로당이 늘고 있지만 이 경로당은 처음부터 1층 경로당을 중심으로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는 ‘복합복지센터’로 설계된 것이다. 경로당 회원인 문동배(73) 어르신은 “아이들 웃음소리가 경로당까지 들려와 다닐 맛이 난다”고 말했다.
최근 서울 노원구, 금천구, 종로구 등이 앞다퉈 일명 경로당 중심 ‘복합복지센터’를 개관하면서 노인 여가 공간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복합복지센터란 경로당을 중심으로 지역 특색에 맞춰 도서관, 데이케어센터 등 소규모복지센터를 함께 건립한 것을 말한다. 한 공간 안에서 이용자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이용자의 편의 증대 및 공공시설물의 이용 효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특히 소규모복지센터와 데이케어센터를 건물에 입주시킬 경우 심사 과정을 거쳐 서울시로부터 25억원 이내의 건축비를 지원받을 수 있어 지역 구청들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노원구 ‘공릉행복발전소’가 대표적이다. 시비 22억원을 포함해 사업비 22억4600만원을 투입해 지상3층, 연면적 701.51㎡의 규모로 조성된 공릉행복발전소는 개관 6개월만에 일평균 500명이 찾는 지역 대표 문화공간으로 발돋움했다.
기존과는 다른 건물 구성으로 초기에 노인들이 낯설어 했지만 이제는 적응이 돼 도서관을 이용하는 인원도 늘고 있다. 또 일부 회원들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잠시 자리를 비운 부모를 대신해 아이를 돌봐주며 이웃간의 정도 나누고 있다.
주목할 점은 경로당에 대한 편견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경로당이 술 마시고 화투나 치는 곳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지만 이곳에선 이런 풍습이 사라지면서 지역주민들 사이에 경로당에 대한 반감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딸과 함께 자주 이곳을 찾는다는 정혜린(36) 씨는 “아이가 이곳 할머니 할아버지와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생활 속 예절 교육을 받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꾸준히 찾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영등포구는 노인 인구 증가에 대비해 효과적으로 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데이케어센터와 결합한 복합복지센터를 선보였다. 지난 달 도림동(도영로41)에 경로당, 소규모복지센터, 데이케어센터를 한 곳에 모은 ‘복합어르신복지센터’를 개관한 것이다.
이를 위해 영등포구는 시비 20억과 구비 68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구립경로당을 리모델링하고 2개 층을 증축(엘리베이터 신설)했다. 1층 상담실을 비롯해 2층 경로당, 3층 전산교육실, 4층 다목적 강당 5‧6층 데이케어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인데 2층 경로당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현재 내부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로당과 함께 시설의 핵심인 ‘데이케어센터’는 노인성질환, 치매 등으로 타인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어르신들을 주‧야간으로 보호하면서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곳으로 장기요양급여 수급자(1~5급)가 이용 가능하다. 이달 정식 오픈하면 하루 평균 20여명이 이용 할 수있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체계적이고 복합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해 어르신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센터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천구와 종로구 역시 연내 복합복지센터를 건립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공사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금천구는 ‘금천어르신복지센터(가칭)’를 오는 6월까지 서울시 투자심사와 설계를 거친 후 7월에 착공해 2018년 4월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지하 1층·지상7층, 연면적 1582㎡ 규모로 지하 1층에는 다목적실, 지상2층에는 경로당, 지상3층부터 6층까지 교육전용공간 및 북카페, 동아리실 등 어르신과 주민들을 위한 교육·문화·휴식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종로구도 복합복지센터 역할을 할 ‘당고개경로당’(가칭)을 3월 착공을 시작해 12월까지 공사를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지상 3~4층, 지하 1~2층 규모로 조성되며, 건립 후 다문화지원, 드림스타트, 건강가정지원 등의 기능을 포함한 복합문화거점시설로서 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다.
종로구 관계자는 “노인들의 쾌적한 여가 공간으로서 기능함은 물론, 마을주민들의 복합적 교류공간으로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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