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추석 날 3대가 함께 대화로 화목하게 지내기
[추석특집] 추석 날 3대가 함께 대화로 화목하게 지내기
  • 정재수
  • 승인 2007.09.14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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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 터놓고 얘기 하다보면 웃음꽃이 활짝

추석이 다가왔다. 3대가 한 자리에 모여 웃음꽃을 피우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는 명절이다. 그러나 그간 대화가 단절됐던 자녀들을 마주하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말문이 막히고, 자칫 자녀들이 듣기 싫어하는 훈계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자녀들도 큰 절을 올리고 안부를 여쭙고 나면 어떤 화제로 대화를 풀어가야 할지 막막하기는 마찬가지. 이번 호에는 추석을 앞두고 3대가 나란히 앉아 자연스럽게 웃음꽃을 피울 수 있는 묘안을 마련했다.

 

▶아버지, 정치와 경제를 논하다
왕성하게 사회생활하는 내 자녀들의 주된 관심사항은 무엇일까. 자녀들이 평소 친구들과, 직장 동료들과 또는 부부끼리 무슨 대화를 주로 나누고, 어느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알아야 대화가 가능하다. 어르신들은 잘 모르는, 그러나 젊은 자녀들은 일상 대화에서 늘 주고받는 이야기를 알아보자. 이번 추석, 이것만 알아도 자녀들의 말문을 열게 할 수 있다.

●정치-경선과 대선 그리고 총선
오는 12월 19일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후임을 뽑는 ‘제17대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고, 내년 4월 9일에는 국회의원을 뽑는 ‘제18대 국회의원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대통령선거를 ‘대선’, 국회의원선거를 ‘총선’이라고 줄여 말한다.

최근 각 정당은 과거와 다르게 당내 경선을 통해 여러 후보 가운데 1명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하고 있다. 즉, 한나라당이 지난 8월 20일, 서울 잠실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당원들의 투표와 여론조사를 통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대통령후보로 선출한 것이 바로 경선이다.

열린우리당에서 나온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대통합민주신당은 10월 15일, 당원 투표와 여론조사를 통해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동영 전 장관, 이해찬 전 총리, 유시민 전 장관 가운데 1명을 대통령후보로 결정한다. 민주당도 10월 16일 조순형 후보와 이인제 후보, 신국환 의원, 장 상 전 대표, 김민석 전 의원 중 1명을 후보로 뽑는다. 이 같은 경선 과정을 통해 뽑힌 각 정당 후보들이 오는 12월 19일 대통령선거에서 경합하게 된다.

●경제-코스피와 코스닥, 주식
요즘 재산을 불리려는 사람들치고 주식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주식시장이 호황이기 때문이다. ‘주식을 산다’는 말은 간단히 ‘어떤 회사의 지분을 산다’는 말로 풀이할 수 있다.

그 회사의 이윤이 많이 나거나 호재가 있어서 주식 값이 올라가면 지분의 가치도 올라간다. 즉, 어떤 회사의 주식을 1000원 어치 샀는데, 그 회사의 주가가 2000원으로 올랐다면 2배의 이득을 보게 된다. 그래서 너도나도 주식을 구입한다. 주식을 구입하는 일반 개개의 사람들을 ‘개미군단’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자녀에게 ‘주식투자 하느냐’고 묻지 말고, ‘너도 개미군단에 속하냐’고 물어보자.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여기서 코스피와 코스닥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코스피는 ‘종합주가지수’, 즉 주식을 팔고 사는 시장인 주식거래소의 종합시세다. 코스피 지수가 올라가면 주식을 산 사람들이 이윤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코스피 지수가 떨어지면 손해를 보게 된다.

코스닥이란 주식 시장인 증권거래소 밖에서 거래되는 주식시장을 뜻한다. 시장이 없으니 증권사에 계좌를 만들어 컴퓨터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 주식이 많이 거래된다.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코스닥 지수가 올라가야 주식을 산 사람들이 이윤을 얻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도산 또는 파산하는 중소기업이 많기 때문에 코스닥시장은 위험성이 높다. 자녀들에게 “코스닥시장 말고 증권거래소로 들어가라”고 말해보자. 그 순간 자녀들이 어르신을 다시 보게 될 것이다.

정치·경제 상식 미리 알아두는 센스도
손자손녀 쓰는 말 알고보면 별거아냐

●‘졸라’와 ‘안습’의 뜻을 알자
참고로, 손자손녀들과 원활하게 대화하기 위해서 알아두어야 할 말이 있다. 바로 손자손녀들의 말이다. 요즘 아이들은 인터넷과 휴대전화 등의 영향으로 자신들만의 용어를 만들어 사용한다. 다음 몇 가지 뜻만 알아둬도 ‘신식 할아버지’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

-졸라/조낸:‘X나게’를 줄인 말로 ‘매우’라는 뜻. 요즘 아이들은 습관처럼 이 말을 쓴다.
-안습:‘안구에 습기차다’는 말. 매우 웃기거나 슬픈 상황을 강조할 때 쓰는 말.
-완소남:‘완전 소중한 남자’ 또는 ‘완전 소심한 남자’ 두 가지 뜻으로 쓰인다.
-훈남:‘성격이 훈훈한 남자’를 뜻하는 말로, 요즘 여자아이들은 ‘훈남’을 좋아한다고 한다.
-디비:‘담배’라는 뜻. 손자손녀 중에 ‘디비’라는 말을 쓴다면 흡연 가능성이 높다.
-즐:‘즐겁게’의 준말로 쓰이다가 최근에는 ‘너나 잘해’라는 뜻으로 말 중간에 넣어 쓴다.

 

  설문조사 결과 어르신들은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라는 말을 가장 기분 좋은 말로 꼽았다. 사진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손자손녀가 함께 차를 마시는 모습.


▶아들 딸, 부모님을 이해하다
본지가 대한노인회 전국 지회장 을 비롯한 어르신 100명을 대상으로 전화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부모님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부모님의 기분을 좋게 하는 말
설문조사 결과, 부모님들은 의외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라는 말을 가장 좋아했다. 100명의 응답자 가운데 91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외에 부모님을 진심으로 존경하는 말과, 안부인사 등도 포함됐다. 사실, 말이 필요 없다. 진심으로 부모님의 건강을 염려해보자.

●부모님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
응답자 가운데 59명은 자녀들로부터 기분 상하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진심이 아닐 수 있다. 자식을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분들이기 때문에 모두 이해하고 넘어갈 수도 있는 일. 17명의 어르신들은 늙었다고 무시하거나 소외시키고, 외면하는 듯한 말을 꼬집었다. “아버지, 이제 연세도 드셨으니 집에서 쉬세요”와 같은 말은 치명적이다. 부모님을 위하는 말 같지만 부모님은 상처를 받는다. 또 “술, 담배 끊으세요”, “몸이 야위셨네요”, “깨끗하게 씻고 다니세요”와 같은 말도 화살이 된다. 재산과 관련된 말은 무조건 금기다.

●부모님이 가장 행복할 때
응답자의 42명이 ‘가족들이 모두 모였을 때’ 가장 행복하다고 답했다. 효도를 하고 싶다면 명절뿐만 아니라 평소 부모님을 자주 찾아뵈어야 겠다. 또 30명의 어르신들은 ‘자녀들이 직장 잘 다니고 사회적으로 성공했을 때’ 행복하다고 답했다. 이밖에 ‘자녀들이 건강할 때’(12명), ‘말을 잘 들을 때’(7명) 등의 답변도 있었다. 이제부터 한 달에 최소 한 번은 부모님을 찾아 뵙도록 하자.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드릴 때
가장 많은 응답은 무엇일까. ‘자녀들이 아플 때’(28명)였다. 또 ‘자녀들이 하는 일이 잘 안될 때’(18명), ‘연락이 없을 때’(9명) 등이었다. 특히 자녀들이 과음하거나 담배를 많이 피울 때 속상하고 걱정된다고 응답한 어르신들이 꽤 많았다. 또 자녀 부부간 사이가 좋지 않을 때 걱정된다는 응답도 많았다. 몸 건강하고, 자신의 일을 묵묵히 잘 하는 것이 효도라는 말이다.

●부모님이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은
부모님들이 가장 받고 싶은 선물은 ‘용돈’ 혹은 ‘현금’이라는 응답(52명)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현금이 가장 좋다고 응답한 어르신들은 대부분 ‘부모님을 찾아뵙고 용돈을 건네는 것’이라는 조건을 붙였다. 용돈보다 ‘자주 방문하거나 전화를 자주하는 것’이라고 답한 어르신도 17명이었다. 또 ‘마음의 선물’이라는 응답도 6명이었다. 이왕의 선물이라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용돈이 좋지만, 우선 자주 찾아 왔으면 좋겠다는 것이 우리 부모님의 바램이었다.


▶할아버지 할머니께 마음의 선물을
어르신들은 손자손녀에게 받고 싶은 선물로 ‘편지와 전화안부’(49명)를 최고로 꼽았다. 손자손녀가 할아버지 할머니 품에 안겨 재롱을 부릴 때 가장 행복하다고 응답한 어르신은 100명 중에 55명이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를 행복하게 해 드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이번 추석에는 할아버지 할머니께 드리는 편지를 준비하자. 그리고 성묘 갈 때는 반드시 할아버지의 손을 꼭 잡아드리자. 손자손녀의 작은 마음씨가 할아버지 할머니를 10년은 젊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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