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다래끼 함부로 짜다간 세균 감염 심해질 수 있어
눈 다래끼 함부로 짜다간 세균 감염 심해질 수 있어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09.08 13:59
  • 호수 5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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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래끼 증상과 치료법

분비샘에 염증 생기며 나타나… 부어오르거나 통증, 결절 등 생겨
손 위생 청결하게 유지해야… 자주 재발하면 조직 검사 필요하기도

직장인 안성근(52)씨는 최근 자고 일어났더니 눈두덩이 전체가 빨갛게 부어올라 눈을 크게 뜨기조차 힘들었다. 처음엔 ‘모기에 물렸나’하는 생각이 들어 가라앉기만을 기다렸지만 이물감과 통증이 지속돼 안과를 찾았고 의료진으로부터 다래끼 진단을 받았다.
눈꺼풀에는 여러 종류의 분비물을 내보내는 샘이 존재한다. 이중 대표적인 분비기관으로는 눈물층(눈의 전면에 형성되는 얇은 막)의 성분을 분비하는 ‘짜이스샘’과 ‘마이봄샘’, 땀을 분비하는 ‘몰샘’ 등이 있다. 다래끼란 이러한 분비샘에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을 말한다.
다래끼는 발병하는 분비샘 위치에 따라 종류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우선 눈 바깥쪽에 자리한 ‘짜이스샘’이나 ‘몰샘’에 생긴 급성화농성 염증을 ‘겉 다래끼’라고 하는데, 포도상구균에 의한 감염이 원인이다. 우리가 흔히 일컫는 다래끼가 겉 다래끼에 해당한다.
또한 눈 안쪽에 있는 ‘마이봄샘’에 급성화농성 염증이 생기는 경우에는 ‘속 다래끼’(맥립종)라고 한다. 반면, 산립종이라고도 불리는 ‘콩 다래끼’는 겉 다래끼나 속 다래끼와는 달리 세균 감염에 의한 것이 아니다. 마이봄샘의 입구가 막혀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못한 분비물과 괴사조직이 주위 조직으로 분비되면서 염증반응을 일으켜 발생한다.
박종운 일산병원 안과 교수는 “다래끼는 세균 감염에 의한 질환이기 때문에 보통 눈 화장을 많이 하는 여성이 눈꺼풀에 손을 대는 경우가 잦아 감염의 위험이 더 크다”면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스트레스 등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는 경우에도 다래끼가 잘 낫지 않고 재발하는 경우가 잦다”고 말했다.

▲ 다래끼의 종류로는 눈 바깥쪽에 자리한 짜이스샘이나 몰샘에 염증이 생기는 ‘겉 다래끼’와 눈 안쪽 마이봄샘에 염증이 생기는 ‘속 다래끼’, 마이봄샘의 입구가 막혀 배출되지 못한 분비물이 쌓여 발생하는 ‘콩 다래끼’가 있다. 위 사진은 다래끼 검진을 위해 현미경 검사를 받고있는 환자의 모습.

◇종류별 다래끼 증상
다래끼의 증상은 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눈꺼풀 표면 가까이에 위치한 겉 다래끼는 초기에는 빨갛게 부어오르고 가렵다가 점점 단단해지면서 약 4~5일 동안 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이후에는 통증이 감소하고 농양이 생기면서 피부로 배출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인접한 속눈썹 뿌리로 감염이 확대돼 다발성으로 발생할 수 있고 자주 재발하기도 한다.
속 다래끼는 겉 다래끼보다 깊이 위치해 초기에는 결절(피부가 솟아오름)이 만져지지 않다가 점점 진행되면서 붓고 통증이 생긴다. 또한 결막(눈꺼풀을 뒤집으면 보이는 빨간 점막 조직)에 노란 고름집(농양점)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콩 다래끼의 경우에는 눈꺼풀 피부 아래 팥알 크기의 단단한 결절이 만져지는데 부종이나 통증 같은 염증 증세는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병변에 상처가 나거나 세균이 감염되면 속 다래끼와 비슷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다래끼 진단은 육안적 관찰뿐만 아니라 세극등 검사(각막과 수정체의 상태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검사)를 통해 임상적으로 진단하게 된다.

◇다래끼 치료
겉 다래끼와 속 다래끼의 경우 대부분 저절로 좋아지기 때문에 호전되고 있는 양상이라면 바로 고름을 짜는 것보다는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것이 좋다. 또는 절개를 해 고름을 짜거나 빼내면 나아지는데 이때 온찜질을 해 주는 것이 빠른 치료에 도움이 된다.
고름을 짤 때 청결하지 못한 손으로 하게 되면 세균 감염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다래끼가 눈꺼풀의 뒤쪽에 위치한 경우에는 결막을 통해 절개하기 때문에 흉터가 남지 않지만, 앞쪽에 위치한 경우 피부를 절개하면서 다소 흉터가 남을 수 있으므로 먼저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그 밖에도 항생제 연고를 바르면 주위 속눈썹 뿌리가 감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콩 다래끼의 경우에는 온찜질을 하면서 눈꺼풀 테를 면봉으로 잘 닦아주는 것이 좋다. 항생제나 소염제 안약을 투여하기도 하지만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만성적으로 낭종이 생긴 경우에는 절개해 병변을 긁어내야 한다.

◇다래끼 예방법
다래끼는 주로 세균 감염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손 위생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보통 감염이나 눈꺼풀 기름샘 입구가 막혀서 생기기 때문에 눈의 위생 상태를 청결히 하면 예방할 수 있다. 특히 눈의 청결을 위해서 눈을 자주 비비지 않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또한 다래끼가 발생했을 때 다래끼의 종류나 경과를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저절로 낫는다고 생각해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치료가 어려워지거나 자주 재발하면서 조직검사가 필요할 수 있으므로 병원을 방문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박 교수는 “다래끼가 자주 발생하는 환자는 아이섀도우나 아이라이너 등 눈 화장을 하면 다래끼가 더 자극될 수 있으므로 가급적 화장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면서 “콘택트렌즈를 착용할 때에는 렌즈의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다래끼나 급성 결막염,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생기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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