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찬노년생활]도박에 빠진 노인들! 어찌하오리까?
[활기찬노년생활]도박에 빠진 노인들! 어찌하오리까?
  • 이미정
  • 승인 2007.12.07 1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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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잃고 건강 잃고… 한탕심리 자제를”

건강과 생활의 지혜가 필요한 어르신들을 위한 지면입니다. 험난하다면 험난할 수 있는 고령사회를 살아가는 데 타산지석이 되고 생활요령이 됐으면 합니다. -편집자 주 
 
경기도 의정부에 사는 강(65)모 노인은 요즘 게임에 빠져 산다. 아침에 눈만 뜨면 게임장으로 향할 마음에 몸이 먼저 바쁘다.


강 노인은 지난 여름 의정부역에서 고향친구를 만났다가 우연히 경륜·경정이 열리는 게임장을 알게 됐다. 재미삼아 한다고 배팅을 했는데, 게임을 하는 족족 돈을 따게 됐다.


한번 돈 따는 재미에 맛을 들리자 출근 도장을 찍듯 매일 게임장을 찾게 됐고 하루의 일과를 여기서 시작하고 끝내게 됐다.


처음엔 용돈 범위에서 했는데 점차 배팅 액이 커지게 됐고 행운의 여신은 항상 강노인 편만은 아니었다. 차츰 잃는 액수가 커지고 지금은 지인들로부터 빚까지 내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아직 가족들이 알고 있지 않아 문제가 확대되진 않았지만, 강 노인의 호주머니는 바닥이 났고, 연인, 친구들에게 전화를 해서 자금을 조달하느라 핸드폰 통화비도 만만치 않게 됐다.


건축노동일을 하며 혼자 살고 있는 유(65)모노인은 돌아갈 수만 있다면 5년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때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후회막급이지만, 돌아갈 수 없어 한숨만 내쉰다. 5년 전 친구 소개로 경마게임을 처음 접한 이후 돈 잃고, 가정불화까지 생겨 급기야는 아내로부터 이혼을 당하고, 혼자 생계를 책임지며 떠도는 신세가 됐다.

 

가정과 아내, 자식을 생각하면 그만둬야 하겠는데, 의지로는 중단을 하지 못해 결국은 파국으로 치닫게 했던 것. 하지만 지금도 온전히 정신을 차렸다고는 볼 수 없다. 여전히 호주머니에 돈이 생기면 경마게임을 하러 가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기동북부지점 경륜·경정 클리닉 이원옥 팀장은 게임은 게임으로만 즐겨야 하는데 게임하는 사람의 심리는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 즉 게임이기 때문에 따고 잃는 것이 완전한 우연이지만, 사람들은 잘못된 기대심리를 갖게 되기 쉽다는 것이다.


“우연히 게임을 하게 됐는데 대박이 나왔다면 ‘아, 되는 구나. 왕창 따면 돈이 모아 지겠구나’하는 오류에 빠지게 됩니다. 배팅을 해서 거액의 돈을 잃게 돼도 공부를 해서 확률을 따져보면 다음번엔 틀림없이 맞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되지요.”


돈을 땄다(이겼다)고 해서 “나 잘 맞춰” “나 잘해. 소질 있어”하는 식의 과신은 정말 위험한 태도. 내가 잘 한다고 생각하면 그만 둬야 할 때 적정선에서 그칠 수가 없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돈을 잃게 되면 “어, 나 잘하는데… 그런데 내가 잃었어 ”하며 오기가 생겨 막다른 길까지 자신을 몰고 갈 확률이 커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게임을 하는 사람은 젊은 사람뿐만이 아니다. 중년층은 물론 젊은 노인들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루거나, 절제를 맹세하지만 돈을 따든 잃든 그만 두지 못한다면 위험신호로 판단하고 즉시 클리닉을 찾아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더 깊은 몰입에 바지지 않는 최선의 방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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