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년이 만드는 세상-역동적 단체 베스트 5
■ 노년이 만드는 세상-역동적 단체 베스트 5
  • 이미정
  • 승인 2007.12.31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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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기찬 노년 위해 우리가 뭉쳤다”

평택 실버기업 ‘희망솟대’


경기도 평택시 서탄면에는 특별한 ‘실버기업’이 있다. 회사 이름은 ‘희망솟대’. 60대부터 80대까지 30여명의 어르신들이 솟대를 만들어 판매하는 회사다.


2007년 9월 11일 창립한 ‘희망솟대’는 가정과 마을의 평화를 다스린다는 솟대를 통해 어르신들의 꿈을 실현시킨다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다. 30여명의 어르신들이 주주로 활동하고 있다.


희망솟대는 평택문화원이 어르신들에게 문화예술 교육과 소득창출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실버세대 창업프로그램의 하나. 어르신들은 2007년 7월부터 문화예술 체험학습장 웃다리 문화촌에서 솟대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다.


희망솟대 어르신들은 매주 화, 목요일 웃다리 문화촌에 모여 솟대를 만든다. 오전 10~12시까지 매일 2시간씩 솟대를 만드는 기술을 익힌다. 솟대 하나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2시간. 그 종류도 다양하다. 최근엔 금속, 도자기, 석화 등을 접목해 보다 다양한 솟대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의 주수입원은 솟대 만들기 강의비와 솟대 판매금. 수익의 일부는 회사기금으로, 나머지는 강사 및 제품 판매자의 몫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한국 할머니 태권도 시범단’

“막고, 차고, 찌르고!”


인천시 부평구 부개동 한 체육관. 하얀 도복을 입은 어르신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자세를 바꿀 때 마다 내지르는 기합소리 또한 쩌렁쩌렁하다. 이들은 60대부터 70대 후반까지 할머니 30여명으로 구성된 ‘한국 할머니 태권도 시범단’.


시범단이 첫 선을 보인 것은 18년 전. 당시 노인대학 체육강사로 활동하던 윤여호(63) 관장이 태권도에 관심을 보이는 어르신들을 모아 최초로 할머니 태권도 시범단을 구성했다.


다들 적지 않은 나이에 시작한 태권도지만 실력은 대단하다. 공인 1, 2단 어르신만 해도 20여명. 공인 3단도 3명이나 된다. 그 실력을 증명하듯 각종 대회에서 상을 독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전국 청소년 가족 페스티벌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체육관 한편에는 얼마 전 텔레비전 한 쇼프로그램에 나가 태권도 실력을 발휘해 당당하게 대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시범단은 태권도를 외국에 알리는 일에도 열성이다.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중국 등을 순회하며 시범 행사를 갖으며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실버패션모델협회 ‘판타지’

서울여성플라자 아트홀 봄 강당. 경쾌한 음악이 울려 퍼지자 화려한 의상을 갖춰 입은 실버모델들이 하나씩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화려한 조명 아래 당당한 워킹과 멋진 포즈를 뽐내며 관객들의 시선을 단박에 사로잡는 이들은 실버패션모델협회 ‘판타지’.


65세 이상 경기도 어르신들로 구성된 판타지는 2006년 7월 10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마련된 ‘제1회 실버모델선발대회’에서 10: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모델들이다. 회원은 모두 25명. 부부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커플도 3쌍이나 있다.


300여명이 참가한 이날 실버모델선발대회에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단 30명만이 모델로 선발됐다. 이렇게 선발된 모델들은 고양시에서 열리는 박람회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펼쳐지는 행사에 참여하게 된다.


아마추어 실버 모델들이 무대에 서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워킹, 표정, 무대 매너까지 서툰 그들에게 전문가가 투입됐다. 공연날이 정해지면 하루 5~6시간씩 연습에 몰입했다.


그들의 실력도 하루가 다르게 부쩍 늘어 지금은 전문 모델 못지않을 정도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한민국 재즈 1세대 밴드’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재즈카페 ‘문 그로우’(Moon Glow). 이곳은 매주 목요일 오후 9시가 되면 특별한 무대가 펼쳐진다. 60~70대 프로 연주자들로 구성된 ‘대한민국 재즈 1세대 밴드’의 공연이 바로 그것.


이 밴드는 재즈피아니스트 신관웅(62)씨를 주축으로 최세진(드럼·77), 강대관(트럼펫·74), 최선배(트럼펫·65), 이동기(클라리넷·72), 김수열(섹소폰·66), 김봉배(콘트라베이스·58) 등 7명으로 구성된 실버밴드다.


밴드가 매주 목요일 공연을 하고 있는 이곳은 신관웅씨가 직접 운영하는 재즈카페다. 신관웅씨는 70년대 미8군에 데뷔해 대학가 순회공연, 소극장, 텔레비전공연 등 수 많은 연주회를 하며 우리나라 재즈 피아노의 대부로 불리고 있는 인물. 그는 2001년 각자 생활을 하고 있던 한국 재즈계의 원로들을 한데 모아 밴드를 결성했다.


정기공연이 펼쳐지는 매주 목요일이면 ‘문 그로우’는 분주해진다. 공연 1~2시간 전부터 자리가 가득 메워질 정도로 그 인기는 대단하다. 관객들 연령층도 다양하다. 20대 대학생부터 60대 중년들까지. 그 가운데 밴드를 찾는 마니아들도 다수다. 밴드는 재즈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조차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든다.


‘실버 내레이터 모델 사업단’

“안녕하세요. 여러분. 00멤버십 카드를 신청하시면 시네마 영화 2000원이 할인~! 포인트는 현금처럼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카드 한번 신청해 보세요.”


일산 덕이동 로데오거리 한 건물 앞. 맵시 있는 젊은 내레이터 모델 대신 60대 실버 내레이터 모델 어르신들이 카드 발급 이벤트 행사 홍보에 여념이 없다.


‘실버 내레이터 모델’은, 지난 2005년 대한노인회 일산 동구지회 취업지원센터가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조직된 ‘실버 내레이터 모델 사업단’에 소속돼 있다. 단원들은 모두 40여명.
부부 모델로 활동하는 커플도 3쌍이나 있다.


실버 내레이터 모델단은 2005년 5월 ‘고양 세계 꽃박람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기대 반 설레임 반으로 시작한 첫 무대가 성공적인 평가를 받은 뒤 모델 활동에 박차를 가했다. 2006년 9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고령친화산업 및 효 박람회’ 홍보 활동을 비롯해 11월 일산호수공원에서 열린 ‘2006 실버문화 사랑 축제’에서 행사 도우미 활동을 펼쳤다.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 갔다. 모델 사업단은 행사에 따라 적게는 5만원, 많게는 10만원의 일당을 받는다. 대부분 서 있는 행사가 많다보니 2, 3교대로 근무를 한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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