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규모 5.4 지진 발생해 수능시험도 연기… 강진에도 미리 대비를
포항서 규모 5.4 지진 발생해 수능시험도 연기… 강진에도 미리 대비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7.11.17 13:38
  • 호수 5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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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시대=배지영기자]11월 15일 오후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 지진은 지난해 9월 경주에서 발생한 규모 5.8의 강진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지진의 위력은 대단했다. 포항은 물론이고 서울과 강원도, 제주도 지역에서까지 감지됐다. 진원의 깊이가 얕아 수백㎞ 떨어진 서울 광화문에서도 건물의 진동을 느낄 정도였다. 피해 규모는 지나해 경주 지진보단 작지만 위험 체감도는 훨씬 더 컸다. 
지진으로 포항 시내 건물 외벽이 떨어져 나가거나 금이 간 것은 물론, 곳곳에서 도로가 갈라지고 상수도관이 파열됐으며 정전 피해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기업들 또한 생산라인 가동을 일시 중단하고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정부는 지진 발생 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동남아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를 소집해 원전 등 산업시설 안전을 철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남의 나라 일로만 여겨졌던 지진이 이제 우리에게도 실제적인 위협으로 다가온 것이다.
수능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발생한 지진은 크고 작은 여진을 낳았다. 결국 교육부는 다음날(16일) 시행 예정이던 수능을 일주일 뒤인 23일로 연기했다.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으로 수능을 연기한 것은 처음이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 안전과 시험 시행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능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포항지역 수능 시험장 14개교를 전수 점검한 결과, 일부 고사장이 시험을 치를 수 없을 만큼 파손된 데다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서다. 수능 연기에 따른 입시혼란을 최소화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한 명의 수험생도 피해를 입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하는 대목이다.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은 지난번 경주 지진에 이어 이번 포항 지진까지 연이어 증명됐다. 규모 5 이상의 지진이 2년 연속 발생한 만큼 그보다 더 강력한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정부와 지자체들은 대책을 세우고 실행에 옮겨야 할 때다.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조기경보시스템과 내진설계대상의 강화 등 다양한 지진대책을 세운 바 있다. 그러나 민간건축물 중에서 내진설계가 이뤄진 비율은 20%를 밑돌고 학교, 철도와 교량 등 공공시설물의 내진율도 40% 선에 머물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내진 설계가 의무화되지 않은 지난 2005년 이전에 지은 3층 이상 개인 건물은 지진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내진보강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 
국민들도 항상 경각심을 갖고 지진에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지진 발생 때 잠깐 관심을 갖다 이내 언제 그랬냐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자연 재앙이라 할지라도 대처 여하에 따라 피해는 얼마든지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지진을 재난관리시스템 재정비와 더불어 완성도를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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