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방송․출판계 결산…욜로 열풍 불고, 시니어 배우들 활약 돋보여
2017 방송․출판계 결산…욜로 열풍 불고, 시니어 배우들 활약 돋보여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12.15 13:44
  • 호수 5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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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방송가에선 욜로 열풍이 거셌고 시니어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사진은 최근 막을 내린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나문희
올 한해 방송가에선 욜로 열풍이 거셌고 시니어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사진은 최근 막을 내린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나문희

‘윤식당’ ‘효리네 민박’ 등 여행 소재 큰 인기… 관찰․오디션 예능 부활

윤여정, 미국 진출하며 제2의 전성기… 나문희 여우주연상 ‘기염’

[백세시대=배성호기자]

2017년 대한민국은 ‘욜로’(YOLO)로 통했다. 욜로란 ‘You Only Live Once’의 약자로 남보다는 자신, 미래보다는 현재의 행복을 중시하는 태도를 담고 있다. 여행이나 자신만의 취미생활에 시간과 돈을 아낌없이 쓰는 사람이 늘어나는 등 욜로 열풍이 불며 사회문화 전반에 영향을 끼쳤다. 유행에 민감한 방송․출판계도 욜로를 놓치지 않았고 많은 파생 프로그램을 탄생시켰다. 

또 KBS, MBC의 장기파업으로 지상파의 입지가 줄어든 반면 시청률 1%만 나와도 성공이라고 했던 JTBC, tvN 등 종편․케이블방송은 10%를 넘나드는 히트작을 대거 선보이면서 지상파에 버금가는 방송사로 성장했다. 

출판계에서는 여성주의를 뜻하는 페미니즘 서적들이 강세를 보였다. 또 한동안 침체됐던 소설시장이 부활의 날갯짓을 한 해이기도 했다. 올해 방송․출판계를 정리했다.

방송가 장악한 ‘욜로’

올 방송가의 화두는 단연 욜로였다. 욜로로 시작해서 욜로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욜로를 추구한 대표적 프로그램이 tvN ‘윤식당’과 JTBC ‘효리네 민박’이다. 3월 첫방송을 한 윤식당의 포맷은 단순했다.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윤여정이 신구, 이서진, 정유미 등과 함께 여행자들의 천국으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섬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식당을 열어 열흘 간 운영한 이야기가 전부였다. 출연자간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재미를 줬지만 무엇보다 프로그램의 인기를 견인한 건 세계 각국에서 여행을 온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발리의 천혜의 자연경관과 음식을 즐기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줬다. 

'윤식당'을 통해 욜로를 전파시킨 윤여정(왼쪽 두번째).
'윤식당'을 통해 욜로를 전파시킨 윤여정(왼쪽 두번째).

윤식당의 바통을 이어받아 6월부터 방영한 ‘효리네 민박’도 마찬가지. 제주도에 전원주택을 짓고 살고 있는 가수 이효리․이상순 부부가 민박집을 연다는 컨셉으로 진행된 방송 역시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줌과 동시에 여행자들의 소소한 일상을 선보이면서 최고 시청률 10%를 넘기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두 작품 모두 시청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입고 내년 초 시즌2를 방영할 예정이다. 

시니어 배우들의 활약 

늘 감초 역할만 했던 시니어 배우들이 주변인 아닌 중심으로 편입한 것도 올해 경향 중 하나다. 앞서 소개했던 윤여정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계춘할망’, ‘죽여주는 여자’ 등 두 편의 영화 주연을 맡으며 농익은 연기력을 보여준 그는 예능방송 ‘윤식당’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까지 얻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미국드라마 ‘하이랜드’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면서 내년에도 거침없는 활약을 예고했다. 

최근 막을 내린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나문희와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늘 조연에 머물렀던 그는 역시 만개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아이 캔 스피크’의 주연을 맡았고 냉탕과 온탕을 자연스럽게 오가는 연기를 선보이면서 각종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싹쓸히 하고 있다.

오디션․관찰예능의 부활

Mnet ‘프로듀스 101’(이하 프듀)이 일으킨 ‘재데뷔 오디션’ 열풍도 2017년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다. ‘슈퍼스타K’, ‘K팝스타’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오디션과 달리 프듀는 데뷔했지만 주목받지 못한 가수들과 여러 사정으로 오랫동안 데뷔하지 못한 기획사 연습생들을 모아 다시 기회를 주는 취지로 기획됐다. 특히 심사위원 평가를 완전히 없애고 100% 투표로만 최종 우승자를 선정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렇게 탄생한 ‘워너원’은 데뷔와 동시에 가요계를 점령했고 현재까지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후 KBS ‘더 유닛’, JTBC ‘믹스나인’이 등장하면서 재데뷔 오디션의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또 한물간 콘텐츠였던 관찰예능의 재기도 주목할 만하다. MBC ‘아빠! 어디가?’,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흥행하면서 방송가의 뜨거운 아이템이었던 관찰예능은 유사프로그램의 남발로 하향길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올해 SBS가 선보인 ‘미운 우리 새끼’가 동시간대 오랜 강자인 KBS ‘개그콘서트’를 누루고 시청률 20%를 기록하면서 다시 사랑받는 아이템으로 부활했다. 미운 우리 새끼의 흥행요인은 욜로였다. 김건모, 이상민, 박수홍 등 노총각 연예인들이 각자의 삶을 마음껏 즐기는 모습이 시청자들로부터 공감을 산 것이다. 특히 SBS의 경우 ‘동상이몽 2-너는 내 운명’을 비롯해 ‘불타는 청춘’, ‘자기야-백년손님’ 등 관찰예능이 모두 높은 시청률을 올리면서 가장 큰 재미를 봤다. 

소설, 페미니즘 책 많이 팔려

출판계는 정치·사회 분야와 페미니즘 도서가 인기를 끌고 무라카미 하루키, 베르나르 베르베르 등 인기 소설가가 대거 신작을 발표하면서 최근 10년간 소설이 가장 많이 팔린 해로 기록됐다.

교보문고의 ‘2017년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및 결산 발표’(2017년 1월1일~12월3일)에 따르면 페미니즘을 포함한 여성학 분야는 출간종수가 매년 평균 30종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현재까지 평년 대비 2배가 넘는 78종이 출간됐다. 판매량도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1배, 올해는 2.1배가 신장했다.

데이트폭력, 성희롱, 여성혐오 등 페미니즘 관련 이슈가 더욱 거세지면서 페미니즘 도서뿐만 아니라 문학 분야에도 영향을 줬다. 대표적으로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이 여성 독자들의 압도적인 인기를 얻으며 종합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다.

또 소설 분야 점유율이 10.1%를 차지하며,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도서판매 점유율을 차지했다. 지난해부터 한국소설이 탄력을 받으며 관심이 집중됐고, 일본소설이 올해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약진했다.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 ‘오직 두 사람’,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잠’ 등 베스트셀러 작가의 신간 도서가 골고루 인기를 얻으며 소설 분야의 신장을 이끌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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