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긴 추적으로 진상 밝히는 시사 프로 인기
끈질긴 추적으로 진상 밝히는 시사 프로 인기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8.04.06 14:25
  • 호수 6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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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 방송국 다양한 시사 프로그램 선봬
한동안 침체됐던 시사 프로그램이 ‘썰전’ 등 예능과 결합한 방송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사진은 MBC에서 새롭게 편성한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의 방송 장면.
한동안 침체됐던 시사 프로그램이 ‘썰전’ 등 예능과 결합한 방송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사진은 MBC에서 새롭게 편성한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의 방송 장면.

MBC, ‘PD수첩’ 재개… ‘아침발전소’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등 편성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등 꾸준히 인기… 신설 ‘블랙하우스’도 화제

[백세시대=배성호기자]

지난 4월 4일 주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이름을 올린 것은 ‘PD수첩’이었다. 전날  강남 일부 아파트의 가격 담합을 보도하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사로잡은 것이다. PD수첩은 10여년 전만해도 늘 화제의 중심이었다. ‘황우석 논문 조작’, ‘해군장교의 군납 비리 폭로’ 등 끈질긴 취재 끝에 굵직굵직한 사건의 진상을 보도하면서 단숨에 국민 시사 프로그램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힘이 약해졌고 주요 제작진들이 좌천되면서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런 PD수첩이 다시 비상하면서 한동안 침체됐던 시사 프로그램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지상파 3사와 종편 채널들이 야심차게 편성 비중을 늘리면서 시사 프로그램의 강화에 나서고 있다. 기존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신설된 프로 역시 예상외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당분간 이런 기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사 프로의 인기는 예견됐다. 2016년 말 국정농단 사건 이후 사회‧정치 문제에 예능적 요소를 결합해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쉽게 풀어낸 JTBC ‘썰전’, TV조선 ‘강적들’, 채널A ‘외부자들’, MBN ‘판도라’ 등이 인기를 끌었다. 이에 자극을 받은 지상파에서도 기존 간판 프로그램을 재정비하거나 새로운 포맷의 콘텐츠를 제작, 방송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가장 의욕적으로 편성한 곳은 MBC다. ‘PD수첩’ 출신인 최승호 사장이 부임한 이후 대대적인 프로그램 재정비에 나섰고 지난해 파업으로 제작이 중단됐던 ‘PD수첩’의 방송 재개를 시작으로 매주 금요일 아침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아침발전소’, 연일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는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등을 편성했다. 또 ‘백분토론’ 역시 방송재개를 앞두고 있다.

단순히 프로그램 숫자만 늘린 게 아니다.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듯 연일 특종을 쏟아내고 있다. 자기 반성과도 같은 ‘MBC 몰락, 7년의 기록’ 편을 공개하며 새로운 시작을 알린 PD수첩은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의 충격적인 민낯을 고발하며 오랜만에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어 ‘강남 아파트 가격 담합’ 등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며 시사 프로의 맏형다운 역할을 하고 있다. 

새로 선보인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현직에서 활동 중인 기자들을 제작에 참여시켜 전문성을 높였다. 주간지 ‘시사IN’의 탐사보도 전문 주진우 기자 등 7명의 기자들이 끈질기게 추적한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있는데, 매회 방송이 끝날 때마다 찬사를 받고 있다. 4월 2일 기준 5회 밖에 방영되지 않았지만 대기업과 언론의 유착, 강원랜드 채용비리, 자원외교의 숨겨진 비밀 등 민감한 사안을 심층적으로 다루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두 프로가 전문성을 앞세웠다면 ‘아침발전소’는 예능인 노홍철을 앞세워 시시각각 벌어지는 사건사고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해 주목받고 있다. 노홍철이 가진 친근한 매력을 활용해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쉽게 풀어 시청자들이 사건사고를 이해하기 쉽게 함으로써 호평받고 있다.

SBS 역시 ‘그것이 알고 싶다’, ‘궁금한 이야기 Y’ 등 인기 시사 프로에 공익성을 강화하고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를 내세운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를 편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1992년 첫 방영돼 ‘그런데 말입니다’라는 유행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한국을 대표하는 시사 프로로 자리잡은 ‘그것이 알고 싶다’는 미제 사건과 사회 이슈 등을 심층적으로 보도하면서 현재까지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연기자를 활용해 사건을 재현하는 드라마 기법을 통해 사건에 몰입하도록 하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꾸준히 얻고 있다. 또 공권력의 무능과 부패로 억울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방송이란 평을 얻고 있다.

또 다른 대표 방송 ‘궁금한 이야기 Y’는 화제의 중심에 선 당사자가 왜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를 추적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추리소설처럼 사건을 흥미진진하게 구성하고, 배우 김석훈과 아나운서 박선영이 이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이해력을 높이고 있다. ‘그것이 알고 싶다’ 못지않게 화제성이 높은데다가 일부 사건의 경우 경찰 조사도 이끌면서 시사 프로의 순기능을 충실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새로 합류한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음지에서 내공을 쌓은 김어준 특유의 직설화법과 개그우먼 강유미의 거침없는 질문으로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특히 강유미는 비리의 중심에 선 정치인을 향해 기자들이 주저하는 질문을 쏟아내면서 프로그램이 지향하는 방향을 잘 보여준다. 진지하게 진행되는 시사 방송과 달리 위트가 넘치는 것도 특징이다.

KBS ‘추적60분’,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등도 시사 이슈에 날카로운 시선으로 접근하면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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