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사회 조직적 권익운동 나선다
노인사회 조직적 권익운동 나선다
  • 관리자
  • 승인 2008.05.17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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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단체 "노인권익은 스스로 쟁취하자"…정례모임 공감

최근 주요 노인단체 대표들이 모여 ‘노인권익은 노인 스스로 쟁취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노인권익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했다.

 

이는 노인복지를 비롯해 노인의 삶의 질을 보장하는 다양한 사회정책을 더 이상 정부와 정치권의 결정에 내맡길 수 없다는 여론에 부응한 조치이며, 궁극적으로 노인대표를 국회에 진출시켜야 한다는 합의를 도출했다.

 

이에 따라 고령사회를 앞두고 국내에서도 조직적인 형태의 노인권익운동이 마련돼 노인사회 전반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이 같은 논의는 대한노인회와 본지가 지난 13일 오후 대한노인회 중앙회관에서 ‘노인 없는 국회, 이대로 좋은가’란 주제로 공동주최한 좌담회를 통해 이뤄졌다.


이날 좌담회에는 대한노인회 안필준 회장을 비롯해 한국노인종합복지관 서경석 회장, 전국노인복지단체연합회 이달형 회장, 한국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조남범 회장, 차흥봉 한림대 명예교수(전 보건복지부장관), 황진수 한성대 교수, 이 심 본지 발행인 회장(이상 無順) 등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대한노인회 안필준 회장은 “노인들은 선거 때마다 노인복지를 잘 하겠다는 후보보다는 같은 지역출신 인사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새로운 노인권익운동은 특정한 기구를 만들고 여론을 환기시켜 노인 유권자들이 노인복지정책을 우선하는 후보를 지지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회장은 또 “노인권익운동에 앞서 노인 스스로를 마음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며 “대한노인회를 비롯해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한국은퇴자협회, 전국노인복지단체연합회 등 노인단체가 한 목소리로 노인권익을 주장하자”고 제안했다.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서경석 회장은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전제한 뒤 “노인 인식변화를 위해 각급 학교에서 노인과 노년에 대해 올바른 가치관을 교육해 노인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구분 짓기 좋아하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병폐에 따라 65세 이상이면 노인으로 분류하고, 사회 전체가 고령화 된다는 개념의 고령화사회를 단순히 노인인구가 많아지는 것으로 인식하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전국노인복지단체연합회 이달형 회장은 “지난 2002년 ‘노인권익보호당’을 창당하고 최소 4명의 국회의원을 당선시킨다는 목표 아래 선거운동을 했지만 홍보부족 등의 이유로 실패했다”면서 “노인들의 정치의식이 크게 변해 스스로 권익을 찾아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만큼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는 노인대표가 국회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한국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노인복지가 성장정책에 밀려 상당부분 위축될 것이며, 앞으로 정부와 정치권이 노인권익을 챙겨주리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노인단체들이 힘을 모아 노인권익은 노인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조남범 회장은 “노인사회가 보편타당한 이슈를 주장해 젊은이들과 예비노년층도 공감하고 동참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미래에 나에게도 해당되는 문제’라고 공감할 수 있는 논리와 이슈를 개발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총선에서 경북 군위·의성·청송 지역구 후보로 출마했으나 공천되지 못한 차흥봉 한림대 명예교수는 “정당의 공천과 비례대표 선정에서 고령이라는 조건이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등 노인은 물러나고, 그만둬야 한다는 사회분위기가 정치현실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었다”며 “노인인구 밀집지역에서 노인복지 전문가로서 다양한 노인복지정책을 강조했지만 노인 유권자들은 큰 관심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차 명예교수는 “지난 2003년 노인단체의 뜻을 모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출범시켰듯 노인단체가 정치세력화를 통해 ‘그레이 파워’(gray power)를 조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진수 한성대 교수는 “집단이익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은 현실에서 노인사회는 그동안 목소리를 내지 않은 집단”이라며 “지금까지 노인단체가 정부지원에 발목 잡혀 침묵을 지켜왔다면 이제부터는 이슈를 개발하고, 노인사회와 정치세력을 연계하는 한편 국민과 노인단체를 의식화시켜 정치세력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심 본지 발행인 회장은 지난 2006년 3월 총선에서 노인 7명을 국회에 진출시킨 이스라엘 노인정당 ‘길’(GIL)의 성공적인 사례를 예로 들며, “단순한 사랑방 구실을 하던 경로당이 생산적이고 활기찬 노후생활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해 노년세대에 정치적 자신감을 심어 준다면 새로운 노인권익운동이 큰 결실을 맺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노인대표들은 앞으로 정기적인 월례모임을 갖고 노인권익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지속적으로 모색하는 한편 가시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 적극 상호협력키로 했다.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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