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손주 육아’, 관절염·우울증 등 조심해야
늘어나는 ‘손주 육아’, 관절염·우울증 등 조심해야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0.05.29 14:56
  • 호수 7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년육아로 발병될 수 있는 질환과 예방법
육아는 누구에게나 쉽지 않지만, 노년에 손주를 돌보다가 지병이 악화되거나 관절질환이나 우울증을 얻기도 한다. 적절한 휴식을 취하면서, 육아용품을 잘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육아는 누구에게나 쉽지 않지만, 노년에 손주를 돌보다가 지병이 악화되거나 관절질환이나 우울증을 얻기도 한다. 적절한 휴식을 취하면서, 육아용품을 잘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과도한 손목 사용 땐 ‘손목터널증후군’… 아이 자주 안으면 ‘관절염’ 악화

사회활동 못하게 돼 ‘우울증’ 생겨… 편리한 육아용품 활용하는 것도 지혜

[백세시대=배지영기자] 서울에 사는 김 모(여·67)씨는 주중엔 딸집에서 지내며 손주를 봐주고 있다. 지난해 6월, 직장에 복직해야 한다며 애를 봐달라는 딸의 부탁을 차마 거절할 수 없어 시작한 일이 벌써 1년 가까이 됐다. 여전히 딸과 사위는 바쁘고 김 씨가 얻은 건 수시로 찾아드는 통증이다. 그는 “손목이며 허리며 안 아픈 곳이 없어 진통제를 달고 산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면서 은퇴한 조부모들의 ‘노년육아’가 늘고 있다. 일명 할빠(할아버지+아빠), 할마(할머니+엄마)와 같은 신조어가 생길 정도다. 그러나 노인들이 손자녀를 돌보기는 쉽지 않다. 쑥쑥 자라는 아이들과 달리 조부모는 점점 노화하기 때문이다. 

아이는 수시로 안거나 업어줘야 하고, 손빨래가 필요한 세탁물도 있다. 아이를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허리와 손목에 부담을 줘 통증이 생기도 한다. 이에 노년육아를 하는 사람들에게 자주 발병하는 질병과 현명한 대처법에 대해 소개한다.

◇손목터널증후군 = 조부모는 육아를 하면서 아이를 들어 올리고 눕히는 등 여러 동작을 하게 되는데, 이런 동작이 반복되면 손목에 무리가 된다. 과도하게 손목을 사용하면 손목 부위의 힘줄과 신경에 여러 자극이 가해져 통증이 발생하는데, 이를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손목터널증후군이 생기면 손목과 손가락, 손바닥 등이 저리고 타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특히 장시간 손목을 쉴 새 없이 사용할 때 자주 나타나게 된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손목 사용을 자제해야 하지만 육아 특성상 불가피하게 손목을 사용하는 일이 많아 예방이 어렵다. 특히 조부모 중 할머니의 육아 비중이 더 높은데, 여성은 기본적으로 남성보다 근육과 인대가 약한데다 폐경을 기점으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뼈와 연골이 더 약해지게 돼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에는 평소 손목을 손등 쪽으로 꺾는 스트레칭을 하면 좋다. 팔을 뻗은 상태에서 손등을 위로 해 손목을 아래로 꺾는다. 손바닥 쪽 팔 근육과 팔꿈치 안쪽이 당겨지는 것이 느껴지면 10~20초 동안 정지한다. 이 동작을 2~3회 반복 실시하면 된다.

◇퇴행성관절염 = 아이를 업거나 들어 올릴 때에는 무게 때문에 무릎 관절에 무리가 오기 쉽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80% 이상이 관절염을 앓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병의 진행 상태가 육아를 하지 않는 노인들보다 빨라질 수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물렁뼈라고 불리는 연골로 싸여있는 관절에 염증이 생겨 부종, 통증 등을 동반한다. 주로 노화, 관절에 생기는 상처나 감염 등으로 발생하는데 관절끼리 부딪치면서 통증이 심해진다. 초기에 치료를 받지 않으면 무릎 관절에 있는 연골이 닳아 없어질 수 있다. 따라서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다. 

가벼운 유산소운동과 근력 강화 운동은 통증 감소와 관절의 안전성에 도움을 준다. 대신 운동을 할 때 직접적으로 체중이 무릎에 부담을 주지 않는 것이 좋다.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이 관절염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 

◇추간판탈출증 = 육아를 할 때에는 척추, 등, 허리 부위에 무리가 가는 경우가 많아 추간판탈출증을 앓게 될 확률이 높다. 일명 허리 디스크라고 불리는 이 질환은 척추 뼈 사이의 디스크가 돌출돼 주변 신경을 눌러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흔히 허리에 발생하고 요통과 함께 다리가 아픈 증상이 생긴다.

허리 디스크 예방에는 평소에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틈틈이 휴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를 돌보는 동안 1시간에 한 번 정도는 아이를 눕히거나 앉힌 뒤 시간을 내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등 충분히 쉬어야 한다. 

◇우울증 = 노년육아를 하는 조부모들은 일과가 육아에 묶이기 때문에 고립감과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더구나 노인들은 신체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더욱 쉽게 우울증에 걸리기도 한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손자녀일지라도, 온종일 집 안의 한정된 공간에서 지내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아이에게 온 신경을 써야 하는 것도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 우울증 증상으로는 식욕저하, 우울감, 불면증 등이 나타난다. 기력이 크게 저하되고 집중력도 사라진다. 

우울감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 또한 거실에 라디오나 텔레비전을 틀어 고립감을 줄이는 것이 좋다. 아이가 낮잠을 잘 때 는 집안일을 하기 보다 함께 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자식들은 주말이라도 부모가 육아에서 벗어나 적절히 스트레스를 해소할만한 여유를 갖도록 배려해야 한다. 

◇노년육아로 인한 질환 대처법

▷신체 부담 적게 가는 자세 찾기 = 매일 손자녀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면 최대한 신체적 부담을 적게 가지는 자세를 찾아야 한다. 특히 아이를 들어야 하는 자세는 허리는 물론, 손목에도 많은 부담을 주기 때문에 아이를 안을 때에는 단순히 팔 힘으로만 안으려고 하지 말고, 아이의 몸을 팔로 휘감듯 안아 몸에 바짝 붙여서 무게 중심을 본인 쪽으로 맞춰 안아 올려야 한다. 

▷육아용품 이용하기 = 아이를 계속 안고 있기 보다는 보행기나 바운서(흔들의자), 유모차 등의 육아용품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단, 오랫동안 보행기를 이용하게 되면 안짱다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에 10분 내외로 태우는 것이 좋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