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자리 잦은 연말 ‘과음 질환’주의!
술자리 잦은 연말 ‘과음 질환’주의!
  • 관리자
  • 승인 2008.12.05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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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75%가 헬리코박터균 보유

과음땐 위염˙위궤양으로 급속 진행
심혈관질환˙알코올성 치매 위험도

 

연말, 각종 모임으로 술 마실 기회가 많아지는 시기다. 직장동료나 친구들과 한잔 두잔 술을 마시다보면 기분은 좋아질지 몰라도 지나친 음주는 몸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음주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질환을 전문가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소화불량 = 우리가 마시는 술은 구강, 식도를 통해 위장에 도달하는데 20~30%는 위에서 흡수되고, 나머지 대부분은 소장 및 대장에서 흡수된다.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인의 75%는 위염 또는 위궤양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헬리코박터균을 가지고 있다. 이런 헬리코박터균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음주를 많이 하면 위장의 정상 기능에 더욱 나쁜 영향을 미쳐 더 빨리 위염이나 위궤양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사진설명> 지나친 음주는 몸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당하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 알코올성 지방간 = 알코올이 간에 흡수되면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로 변한다. 이 물질은 간에 있는 지방을 파괴해서 과산화지질로 변화시키고 이게 축적되면 알코올성 지방간에 걸리게 된다. 결국 알코올성 지방간은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지속적인 알코올 섭취로 간세포에 지방이 축적된 상태다. 초기 증상은 약하지만 간이 부어 비대해지는 만큼 상복부 불편감이나 식욕부진, 소화불량, 피로감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초기 증상이 약해 계속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은데 가장 중요한 치료법은 금주다. 단백질과 비타민 등의 충분한 영양섭취를 하면 1~6주 이내에 회복될 수 있다. 지방간은 보통 초음파 검사로 진단한다.


◇ 알코올성 간염 = 알코올성 간염은 간세포의 괴사 및 염증이 발생한 상태다. 흔히 급성증세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에서는 간경변으로 이어지는 만성질환의 형태를 보인다.
증상은 피로감, 식욕부진, 체중감소, 황달, 발열, 오른쪽 복부 통증 등으로 나타나며 드물게는 복수, 간성뇌증, 상부 위장관 출혈 등의 간부전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알코올성 간염은 간경변증의 전단계로 간조직 검사를 해보면 흉터가 생기는 `섬유화’가 진행된 경우가 많다. 일부 연구에서는 알코올성 간염 환자의 절반 가량이 이미 경변증을 가지고 있었다는 보고도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금주는 물론 단백질 영양공급이 아주 중요하다.


◇ 알코올성 간경변증 = 간세포가 죽고 그 대신 상처 조직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돼 간이 이미 심각하게 손상된 상태다.


간에서 단백질 형성이 안되기 때문에 피가 지혈이 잘 안되고 쉽게 멍이 든다. 간의 주요기능인 해독 작용도 못하게 돼 의식이 흐려지고 심하면 혼수상태가 되기도 한다.


간문맥의 압력이 높아져 배에 물이 차고, 심하면 식도 정맥류가 파열돼 피를 토하거나 혈변이 나타날 수 있다. 간경변증으로 진단되면 향후 5년간 생존율은 금주 여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치료를 위해서는 완전히 술을 끊어야 한다. 간경변증의 약 25%가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 심혈관 질환 = 술은 심장질환, 관상동맥질환, 부정맥 등을 유발하며 혈액의 순환과 심장의 수축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알코올성 심장질환은 알코올과 알코올의 대사산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직접 심근에 손상을 줘 발생하게 된다.


알코올은 심장의 전도계에도 영향을 미쳐 심장박동을 불규칙하게 만든다. 또한 알코올 소모량이 많은 사람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질환의 발생률이 높다. 상습적으로 오랫동안 과음하는 사람의 경우 고혈압 발생률도 높다.


◇ 알코올의존증 = 알코올의존은 일반적으로 알코올중독 또는 알코올리즘으로 불린다. 알코올의존증은 사회에서 허용되는 이상으로 술을 과다하게 계속해 마심으로써 신체적, 심리적 및 사회적 기능을 해치게 되는 만성적 행동장애다.


1997년 미국의학협회는 알코올 의존을 ‘지속적이고 과다한 음주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상당한 신체적, 심리적 기능장애가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질병’이라고 정의했다.


이 질환은 보통 초기와 중기, 말기로 나뉘는데 초기에는 2~3일간 술을 마시고 몸이 회복되면 다시 음주를 시작한다. 평일에는 자제하지만 주말에 몰아 마시게 되는 경우가 많다.
중기는 술 없이 살아갈 자신이 없어지며 주로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신다. 집에 술을 숨기거나 몰래 마시기도 한다.


말기에는 술 때문에 사고를 저지르는 경우가 생기며 종일 술을 입에 달고 산다. 체중이 감소하며 신체적 폐해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폐해까지 생기게 된다. 알코올성 치매, 정신병 등이 수반되며 때로는 자살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 알코올성 치매 = 노인성 치매보다 더 심각한 게 바로 알코올성 치매다. 술을 많이 마시게 되면 뇌 속에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라는 부분에 손상을 주게 된다. 알코올의존자나 술을 오래 마신 사람들의 뇌를 단층 촬영 해보면 이 해마라는 부분이 찌그러져 있다.


술을 마시면서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 현상’의 초기에는 뇌 기능에만 문제가 생길 뿐 구조에는 변화가 없지만 블랙아웃이 반복될 경우 뇌가 쪼그라들면서 뇌 중앙에 비어 있는 공간인 뇌실이 넓어지게 된다. 이런 상태가 계속 유지되면 알코올성 치매로 진단된다.


건망증은 시간이 지나면 바로 기억이 회복되지만 알코올성 치매는 시간이 지나도 자기가 하려던 행위를 좀처럼 기억하지 못하는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전체 치매 환자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알코올성 치매는 노인성 치매와 달리 감정을 조절하는 전두엽 쪽에서 먼저 시작되기 때문에 화를 잘 내고 폭력적이 되는 등 충동조절이 되지 않는 특징도 있다.


■ 도움말 : 이종섭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병원 원장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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