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코리아’를 기대한다
‘시니어코리아’를 기대한다
  • 관리자
  • 승인 2008.12.1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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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석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장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효를 중시해 노인을 공경하는 것을 중요한 덕목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노인을 공경했으나 사회 속에서 한 세대로 존중하지는 않았다. 나이가 들어 은퇴하면 조용히 물러나 있는 게 도리였다. 젊은층은 어르신들을 잘 모시는 것이 도리였고, 사회적인 관례였다. 그래서 노인은 적절히 대접받으며 노년을 한가롭게 지내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고 이런 문화에 적응해 왔다.


이런 전통적인 노년문화가 지속될 수 없게 된 것이 바로 고령화사회다. 저출산고령사회를 맞아 노인은 가족과 사회의 짐이 되었고, 부양의식과 가족관계의 변화를 가져왔다. 2000년대 들어 이를 기념이라도 하듯 노인인구비율이 7%를 넘는 고령화사회를 맞게 됐다.

 

이때부터 고령화라는 소리 없는 사회혁명을 겪으면서 국가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 속에 노인은 그저 성장의 걸림돌로 전락했다. 가정은 물론 국가와 사회도 한숨 섞인 목소리로 어르신을 공경하겠다고 하니, 노인들의 마음이 편치 못하다.


올해는 노인인구가 500만명이 돼 전체 인구 대비 10%를 넘어섰다. 그나마 그 동안 호들갑을 떨며 고령사회정책을 추진해 상당한 진척을 보았고, 우리 사회도 고령화사회에 적응해 가는 느낌이다. 기초노령연금이 지급됐고, 말 많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도 시행됐다. 부작용을 줄이고 정착되기까지 수년은 더 걸려야 하겠지만 그래도 제도의 도입에 위안을 갖는다.


이와 함께 노인일자리사업을 추진해 노인도 일할 수 있고, 일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한편 노인 능력의 유용성을 발견하기도 했다. 아직 실적위주 사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점차 질적 관리와 효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니 이 또한 얼마간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한다.


고령사회가 헤쳐가야 할 많은 과제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새로운 노년문화를 창출하는 것이다. 국민의 노인에 대한 인식, 노인 자신의 사고방식, 노인에 대한 국가의 대응방식 등을 보면, 지금까지 과거의 생각과 관념을 그대로 유지한 채 그저 노인대책을 서둘기 위해 노력만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제는 과거의 인식과 선입견에서 벗어나서 노년문화의 패러다임 변화를 도모해야 할 때다. 그래서 나온 말이 ‘신노년문화’다. 올해도 신노년문화를 주제로 학계에서는 여러 차례 세미나도 마련했다.


이제는 신노년문화를 창출하기 위한 실천을 해야 한다. 그래서 실천운동으로 시작된 것이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가 추진하는 ‘신노인문화운동’이며, 이것을 한마디로 ‘시니어코리아’로 명명했다.

 

노인은 물론 온 국민이 동참, 전국적인 조직과 캠페인 및 실천운동을 벌여 고령사회로 치닫는 한국사회의 건전한 변화를 꾀해 희망을 찾아보자는 취지를 갖고 있다.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노인상 확립, 세대가 공감하는 통합사회의 주체적 역할, 노인의 능동적·자립적·창의적 사회참여, 선진사회의 인적자원으로 기여, 건전한 여가문화 창출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운동은 오래 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10만명이 넘는 어르신들이 일자리에 참여하고, 전국 수 백여 개의 노인자원봉사 그룹 활동이 이미 실시됐고, 조금씩 발전해 가고 있다.

 

이것을 바람직한 노년문화라고 한다면, 보다 잘 정리해 의미를 부여하고 조직화하는 한편 전문화해 확산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인복지관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관 프로그램이 아니라 지역사회 단위의 지역발전 프로그램으로 확대해 노인중심의 사회변화운동이 돼야 한다.

 

이 운동에 공감하는 많은 참여회원이 필요하고, 활동에 적극 동참하는 활동가 양성이 필요하며, 리더로서 본을 보이고 주도하는 지도자를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신노인문화운동 시니어코리아’가 성공적으로 출범하고 확산돼 고령사회에서도 국가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비록 더디더라도 희망의 씨를 뿌리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시니어코리아’의 성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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