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들 “문화예술 행사와 담 쌓았다”
어르신들 “문화예술 행사와 담 쌓았다”
  • 관리자
  • 승인 2008.12.1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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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7명, 1년 동안 영화 한 편도 관람 안해

60대 이상 고령자 10명 중 7명은 1년 동안 공연과 전시, 영화 등 문화예술 행사에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관 등 각종 문화시설 행사에 참여하는 노인도 10명 중 2.5명에 그치는 등 고령자들의 문화활동이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로당, 복지관 등 노인여가시설에서 실시되는 문화프로그램을 확대, 심화해 어르신들이 문화생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어르신들이 주체가 돼 선보인 ‘제1회 서울노인영화제’를 비롯해 노인뮤지컬 ‘러브’, 전국 문화원 어르신들이 한자리에 모여 솜씨를 뽐내는 ‘실버문화축제’가 좋은 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조현성 책임연구원은 지난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한국문화원연합회(회장 최종수) 주최로 열린 ‘실버문화포럼’ 주제발표를 통해 ‘2008 문화향수실태조사’(2007년 3월~2008년 2월) 결과를 발표했다.


‘문화향수실태조사’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민의 문화생활을 파악하기 위해 1988년부터 3년 주기로 실시해 온 설문 조사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 60대 이상 노년층의 연간 예술행사 관람률은 26.7%로, 60세 미만 연령층의 75.3%에 비해 크게 낮았다.

시민회관, 복지회관 등 문화시설 행사의 관람률도 60대 이상은 24.8%에 머물렀다. 그러나 주간 텔레비전 시청시간은 다른 연령층의 평균 21.5시간보다 4.7시간 많은 26.2시간에 달했다.


이에 따라 어르신들의 여가문화를 형성하고, 문화생활에 적극 참여토록 유도하기 위해서는 복지관, 경로당 등 노인여가시설에서 실시되는 사회교육 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현성 연구원은 “문화를 통한 어르신들의 사회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노인여가시설에서 실시하는 무용, 댄스, 악기연주, 사물놀이, 서예, 외국어 교육 등 사회교육 프로그램의 범위를

확대,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노인여가시설에서 실시되는 프로그램 대부분이 초급내용을 반복하는 수준”이라며 “심화 프로그램을 통해 숙련된 노인이 초급 노인을 가르치는 문화교육 매개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노인문화활동이 활성화될 경우 노인인력의 고용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자원봉사활동은 물론, 사회참여기회를 높여 활기찬 노년을 맞이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들어서는 어르신들이 직접 영화를 기획, 제작하거나 뮤지컬 배우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등 스스로 노인문화를 개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노인복지센터는 지난 11월, 어르신들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한 영화 20여 편을 선보이는 국내 최초의 ‘노인영화제’를 개최했다. 평균연령 71세의 아마추어 감독들이 만든 영화를 보기 위해 하루 2000여명의 관객들이 극장을 찾았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지난 2월에는 60세 이상 평범한 어르신 20여명이 노인요양원에서 만난 남녀 어르신들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국내 첫 노인뮤지컬 ‘러브’를 공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뮤지컬은 고령 배우들의 열연에 힙입어 장노년층 관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문화원연합회가 매년 개최하는 ‘실버문화축제’는 전국 100여개 문화원 소속 ‘실버문화학교’ 어르신 4000여명이 참가해 ‘노인문화체전’의 디딤돌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양효석 문화협력사업본부장은 “우리나라 노년세대의 문화 접근성은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며 “바람직한 노인문화가 정착되도록 65세 이상 노년층을 위한 문화시설 내 편의시설 확대, 파격적인 가격 할인 등을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종수 한국문화원연합회장은 “노년세대의 여가문화 확대를 위해 지난 2005년부터 지방문화원의 실버문화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지방문화원에서 실버문화학교를 추진, 어르신들이 보다 활기찬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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