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어공주의 꿈을 꾸었다”
“나는 인어공주의 꿈을 꾸었다”
  • 관리자
  • 승인 2009.01.09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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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김군자 기자(70˙여)의 스쿠버 다이빙 체험기

수심 2m아래로 내려가니 귀에 통증
아름답고 신비한 물속 풍경에 넋잃어


2008년을 보내려니 가는 해가 아쉬웠다. 뭔가 보람 있고 기념될 만한 곳을 찾다보니 스쿠버다이빙이 떠올랐다. 마침 필리핀 아닐라오 SM리조트에서 SDI 스쿠버 다이빙 교육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곳에서 3박 4일 과정으로 이론과 실기를 겸한 스쿠버 다이빙 교육을 받았다.


우선 체험 다이빙을 했다. 말이 필요 없다. 너무 황홀했다. 영화 속이 아닌 실제 상황에서 내가 직접 공기통을 메고 바다로 들어간 것이다. 2m 정도 들어가니 귀에 통증이 왔다. 교육 받은대로 코를 풀었다. 별다른 문제없이 5m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올 수 있었다.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아름다운 열대 물고기들과 하나가 되어 오리발을 저어갔다. 바다 속의 신비는 정말 놀라웠다.

 

<사진설명> 칠순의 본지 김군자 기자가 필리핀에서 스쿠버 다이빙을 교육받고 있다.


아름다운 물속 풍경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나는 바다 속의 인어가 되어 오리발을 설렁이면서 사방을 둘러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마치 내가 사람이 아닌 물고기인 양 오리발을 천천히 저으며 인어공주의 우아한 모습을 그리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눈앞에 또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자이안트 조개라고 하는 아주 큰 고무함지만 한 게 입을 벌리고 숨을 쉬는데 조개가 숨 쉬는 곳이 굴뚝같이 보였다. 슬쩍 만져 보고 싶은 충동이 들어 조개 입술에 가만히 손을 대 보니 조개 전체가 놀란 것 같이 움직이며 살아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이밖에도 주변으로 몰려드는 고기떼들은 손톱보다도 작은 게 있는가 하면 팔뚝만 하고 넓적한 고기, 학꽁치, 거북이 등 많은 종류의 물고기들이 물에 떠서 나를 환영했다.


이번에는 만화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나온 ‘리모’가 사는 집이 보였다. 말미잘 숲속에서 한들거리는 그 녀석들 여러 마리가 한 가족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두 손으로 말미잘 숲을 죽 훑어보니 내 손바닥으로 모두 건질 수 있었다. 정말 예쁘기 짝이 없었다.


한참을 중성 부력으로 가다보니 큰 해삼이 보였다. 강사가 건져서 내가 손으로 잡아보니 해삼 입에서 흰 국수 가닥 같은 것이 나왔다. 나는 그냥 바다에 놔주고 다시 올라왔다.
한 번, 두 번 횟수가 늘어남에 나는 바다 속 환경에 적응이 되어 긴장된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다.


좀 더 밑으로 내려가니 수압 때문에 귀에 통증이 왔다. 강사의 안내에 따라 귀를 뚫어주는 행위를 반복했다. 두 손도 바쁘게 움직였다. 물이 조금 입에 들어온 느낌이 들면 마우스를 쿡쿡 눌러주면 양옆으로 물만 뽀글뽀글 다 빠져 나간다. 그러면 다시 육지와 같이 편해진다.


나는 강사에게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 강사는 잘했다는 사인도 보내주고, 박수도 보냈다. 나이 70에 이른 할머니에게 용기를 주며 교육을 진행하는 모습이 미더웠다. 스쿠버 다이빙은 나이에 상관없이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의욕만 있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 속에서는 숨 쉬는 것만 조절하면 바다 속 관광은 문제가 없다. 다이빙 포인트 마다 정말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지곤 했다.


좀 더 숙달되면 수중카메라로 사진촬영도 얼마든지 할수 있을 것 같다. 교육 3일째 나는 정말 인어공주가 되는 여유가 생겼다. 오리발은 무릎을 펴고 천천히 노를 젓는 것같이 움직이라고 한다. 슈트를 입었는데도 30~40분쯤 되면 깊이 들어 갈수록 수온의 차가 커서 대단히 춥다.
10m 수심마다 1기압씩 추가 된다. 그래도 물 한 번 안 먹고 교육을 무사히 마쳤다. 스쿠버다이빙은 내 건강이 허락 하는 날 까지 하게 될 것이다. 열심히 배우고 익혀서 좋은 스쿠버 다이버가 되어 바다 속 사진을 많이 찍어, 체험하지 못한 분들에게 보여 주고 싶다.


나는 인어공주의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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