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두면 좋은 지식 69] 탈레반
[알아두면 좋은 지식 69] 탈레반
  • 배성호 기자
  • 승인 2021.08.27 13:59
  • 호수 7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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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란 뜻의 아프간 무장 이슬람 정치조직

우리나라가 일제의 압박에서 벗어난 것을 기념한 지난 8월 15일, 아프가니스탄의 국민들은 또다시 핍박의 수렁에 빠진다. 이슬람 수니파의 과격 무장 원리주의 조직인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점령하고 내전 승리를 공식선언한 것이다.

탈레반(Taliban)은 1994년 2만5000여명의 학생들이 중심이 돼 결성됐다. 탈레반 역시 ‘학생들’이라는 의미다. 결성 당시부터 군정세력으로 출발해 이슬람 이상국가 건설을 목표로 무장투쟁을 전개했고 1년도 채 안 돼 아프가니스탄 국토의 80% 정도를 장악했다. 1995년에는 수도 카불을 점령했고, 나지불라 전 대통령 형제를 공개 처형한 후에는 과도정부를 세우며 이슬람공화국을 선포했다.

이후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아프가니스탄을 지배하며 부정부패를 없애는 데 힘을 쏟는 한편 일상적인 상업활동을 재개하면서 전통적인 아프가니스탄 가문의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엄격한 이슬람 율법통치를 밀어붙였고, 특히 여성과 아동에 대한 심각한 인권침해를 자행했다. 여성의 경우 교육과 취업, 자유로운 외출을 규제했고, 부르카(눈 부위의 망사를 제외하고 머리부터 발목까지 덮는 의상) 착용을 의무화한데다 이를 어기면 돌로 쳐 죽이는 잔인성을 드러냈다. 이로 인해 국제사회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1998년에는 미국 대사관 폭탄테러 배후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면서 미국과 갈등을 빚었다. 그러다 2001년 빈 라덴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9·11 테러 사건이 일어나면서 잠시 쇠락의 길을 걷는다. 테러의 배후자로 지목된 빈 라덴의 신병 인도를 거부한 아프가니스탄에 미국이 보복공격을 가하면서 2001년 11월 탈레반 정권이 붕괴된 것. 

산악지대로 밀려난 탈레반은 지속적으로 게릴라전과 테러전을 전개하면서 다시 세력을 확장해 나갔다. 

끝날 듯하던 전쟁이 20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아프간 주둔 미군을 철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고, 지난해 2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체결한다. 이후 2021년 5월 1일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상황이 재차 반전된다. 

결국 탈레반은 수도 카불을 장악한 데 이어 아프간 대통령궁도 수중에 넣은 뒤 내전 승리를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20년간 이어지며 미국 역사상 최장기 전쟁으로 기록됐던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미국의 후퇴로 막을 내리게 됐다.

현재 탈레반을 이끄는 사람은 이슬람 율법학자 출신인 하이바툴라 아쿤자다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쿤자다 밑에는 무하마드 야쿱, 압둘 가니 바라다르, 시라주딘 하카니 등 3명의 부지휘관이 있는데, 이들은 각각 탈레반의 군사작전, 외교 및 대외소통, 군수물자 조달 및 재정 등을 담당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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