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섭의 스케치 파노라마] 오수 의견 설화
[배상섭의 스케치 파노라마] 오수 의견 설화
  • 배상섭
  • 승인 2022.04.25 10:48
  • 호수 8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수 의견 설화

오수 땅 지나면서 의견설화 떠 올린다

말 못하는 저 짐승의 갸륵하고 귀한 얘기

이곳을 지나는 이여 부디 잊지 마소서.

순천-완주 고속도로의 ‘오수 휴게소’에는 ‘의견상’(義犬像)이 있다. 고려 문인 최자의 ‘보한집’(補閑集)에는 의견(의로운 개)에 대한 설화가 전해진다.

김개인은 개를 매우 사랑하여 항상 개와 함께 하였는데, 어느 날 시장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중, 크게 취하여 길에 쓰러진 채 잠이 들었다. 공교롭게도 그가 누운 그 잔디밭에 불이 나, 위급한 상황이 되자, 개가 주인의 옷을 물어 몇 번이나 흔들었으나 별다른 반응이 없자, 개는 저 혼자 도랑을 오르내리며, 자신의 몸에 묻혀온 물로 주변의 불을 끄고는 마침내 기진하여 그 옆에 쓰러져 죽고 말았다.

나중에 잠에서 깨어난 김개인이 자기 옆에 누워 죽어있는 개를 보며, 지난 상황을 짐작하고는 크게 슬퍼하며, 개를 그 곳에 묻고는 표적으로 지팡이를 꽂았다. 그 지팡이는 자라나 오수(獒樹)가 되었고, 이는 마침내 그 고을 이름이 되었다.


전라북도 임실군은 주인을 구하고 죽은 의견 설화를 바탕으로 의견비(義犬碑)와 의견상(義犬像)을 세운데 이어, 반려동물 테마공원도 조성하고 있다. 이 설화는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소개돼 많이 알려졌다. ‘오수’(獒樹)라는 지명 자체가 ‘개 나무’라는 뜻이니, 반려동물의 시대에 주목을 받는 덴 충분한 이유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