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재산 많은 노인도 ‘사회적 불안’ 높다
소득‧재산 많은 노인도 ‘사회적 불안’ 높다
  • 조종도 기자
  • 승인 2022.07.11 09:31
  • 호수 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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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일용직 노인, ‘불평등’ 문제에 대한 불안 가장 커

“노년기 이전에 노후 준비하도록 지원체계 만들어야”

[백세시대=조종도기자] 노인들의 ‘사회적 불안’ 수준이 높은 가운데,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불평등 문제에 대한 불안이 적응‧안전, 불공정, 불신으로 인한 불안에 비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회적 불안은 소득‧재산이 많은 노인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고, 보유 재산이 5~10억인 집단보다 10억원 이상인 집단에서 오히려 더 불안이 더 커지는 현상을 보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노인의 사회적 불안과 함의’ 보고서에서 이러한 내용의 조사결과를 밝혔다. 여기서 사회적 불안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다양한 안전사고나 불신의 경험, 사회적 문제들에 대한 인식에 근거해 유발되는 불안’으로 ‘개인 불안’과 구별된다.

이 보고서는 전국 전기노인층(65~74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면접조사 결과를 토대로 하고 있으며, 응답자들의 사회불안 인지 수준은 5점 만점 중 3.49점으로 높은 편이었다. 

영역별 사회적 불안은 ‘불평등’이 3.71점으로 가장 높았고 ‘불공정·경쟁’ 3.41점, ‘불신·무망’ 3.19점, ‘적응·안전’ 3.05점 순이었다.

불공정‧경쟁 불안은 우리 사회의 불공정성과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유발되는 불안을 말하며, 불신‧무망 불안은 우리 사회 그리고 중앙정부에 대해 불신하고 희망을 느끼지 못해 발생하는 불안을 의미한다. 적응‧안전 불안은 빠른 사회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생활안전이 지켜지지 않는다고 느끼는 데서 발생하는 불안을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임시직과 일용직에 종사하는 노인의 경우 사회 전반에 대한 불안 인식과 불평등 영역의 불안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 “동일한 노동을 수행하고도 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낮은 임금이나 불합리한 계약 조건의 일자리에 종사하는 이들은 언제든 일자리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두려움과 불안감을 경험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회적 불안은 소득이나 재산이 많다고 해서 꼭 적게 느끼는 것은 아니었다.

불공정·경쟁, 불평등에 대한 인식 수준은 5분위 소득(전체를 소득에 따라 5단계로 나눈 것) 중 4분위까지는 낮아지다가 가장 소득이 큰 5분위 집단과 10억원 이상 가장 부유한 집단에서 다시 높아졌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돈을 더 벌고 재산이 늘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불안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며 “소득과 재산이 많은 집단이 불안한 이유는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비상시에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곽윤경 불평등소득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노년기 이전에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 맞춤형 노후 설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원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보편적인 관점에서 노인 관련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하되, 사회적 불안이 높은 집단에 대해서는 대상자 특성별로 정교하게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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