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평가데이터, “기업 신용평가 암호 써가며 등급 장사?”논란
한국평가데이터, “기업 신용평가 암호 써가며 등급 장사?”논란
  • 김인하 기자
  • 승인 2022.11.1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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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관계자 “2시는 AA, 3시는 A 등급 등 시간표시가 곧 등급”
(한국평가데이터 사옥 전경 =한국평가데이터)
(한국평가데이터 사옥 전경 =한국평가데이터)

회사 측 “내부 감사 착수, 실제 문제가 되는 사례 면밀히 조사 중”

[백세경제=김인하 기자] 신용평가기관 한국평가데이터(KoDaTA)가 매출 확대를 위해 기업 신용평가를 조작하고 기술 자격증까지 무단 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평가데이터 익명의 내부 관계자는 “기업이 희망하는 등급을 시간 암호로 정해놨으며,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2주에 한 번씩 삭제해왔다”고 폭로했다. 이에 한국평가데이터는 “해당 내용에 대해 내부 감사에 착수했다”는 입장이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의원실(경남 진주시을)에서 입수한 정보와 내용에 따르면 한국평가데이터는 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등급장사’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먼저, 한국평가데이터 영업부서장이 신용등급 평가신청 기업과 사전 약정을 맺는다고 한다. 영업부서장과 신청 중소기업이 사전 담합해 평가등급이 BBB등급에서 BBB+등급 수준인 기업의 신용등급을 A등급을 3등급 인상해 주는 조건으로 39만원에 불과한 신용평가수수료 대신 1,100만원을 지불하기로 사전 약정한다는 것이다.

이후 영업부서장이 평가담당 직원에게 회사 서버에 “3시 이전 발급완료 요청”이라는 암호를 표시한다. 이 암호는 3시 이전은 A등급 4시 이후는 BBB+등급 5시 정각은 BB등급을 의미한다. 또한 ‘발급완료 요청’은 고객사에게 신용등급을 정상보다 2~3배 올려주는 대신 그 대가로 한국평가데이터 금융서비스상품을 정가보다 고가로 구매하기로 사전에 약속해, 신용평가등급이 반영된 신용평가서를 발급해 달라는 의미이다.

해당 사용 암호들은 주기적으로 교체되며, 영업상무의 지시에 따라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자격증무단도용을 통한 기술평가등급 상향 방법도 행해졌다. 한국평가데이터는 기술전문인력을 보유한 기업이 제출한 자격증을 무단 도용해 기술금융 대상기업의 직원에 속해 있는 것처럼 평가해 주는 방법 등을 교묘히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 자료요청을 통해 받은 ‘한국평가데이터 검사 실시 내역’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22년 9월까지 금융감독원의 검사는 총 3차례에 불과했다. 마지막 검사는 2019년 7월이었으며, 신용등급 조작에 대한 검사결과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한국평가데이터는 [백세시대]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안과 관련해 내부 감사에 착수했으며, 자세한 정황과 실제 문제가 되는 사례 등을 면밀히 조사 중에 있다”면서 “관련 사항에 대해 따로 말씀드리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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