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물 올라오는 역류성 식도염, 식생활 문제가 원인
신물 올라오는 역류성 식도염, 식생활 문제가 원인
  • 배지영 기자
  • 승인 2022.12.05 14:46
  • 호수 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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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류성 식도염 증상과 치료
역류성 식도염은 신물이 올라오거나 가슴이나 명치가 쓰린 증상 등이 생겨 일상생활을 하는 데 불편함이 생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역류성 식도염은 신물이 올라오거나 가슴이나 명치가 쓰린 증상 등이 생겨 일상생활을 하는 데 불편함이 생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진료인원 중 60대 가장 많아… 인스턴트식품은 과도한 위산 분비 자극

식도가 굳어지다 식도암으로 발전… 증상 심할 경우, 수술 치료가 필요

[백세시대=배지영 기자] 정영호(61)씨는 최근 퇴직 후 습관처럼 이어지는 과음과 과식 탓에 속이 쓰리는 현상이 반복됐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통증은 더욱 심해졌고 식사를 한 뒤에 씁쓰름한 신물까지 올라오자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다. 그 결과, 정씨는 ‘역류성 식도염’을 진단을 받아 약물치료 중에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위액을 포함한 위 내용물이 식도로 넘어옴으로 인해 식도 점막이 헐고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역류성 식도염 환자들은 속이 불타는 듯 쓰라린 증상을 호소한다. 심해지면 음식을 삼키기 힘들거나 구토, 만성기침, 쉰 목소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역류성 식도염을 진료받은 전체 인원은 420만3000명(2016년)에서 458만9000명(2020년)으로 9.2% 증가했다.

특히 전체 진료인원 중 60대가 21.2%(97만 3000명)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50대(20.7%), 40대(17.0%) 순이었다.

전한호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60대 환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진단검사 중 하나인 상부위장관 내시경이 건강검진 및 국가검진에서 기본검사로 시행되는 횟수가 증가하면서, 환자 발견이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류성 식도염 원인

이처럼 역류성 식도염이 증가하는 이유는 육류 섭취 증가, 인스턴트 식품 섭취 등 식생활의 변화가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고지방 식품과 초콜릿, 사탕, 탄산음료, 가공주스, 커피 등의 인스턴트식품은 고열량인 데다 위산 분비까지 자극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국인이 즐겨먹는 김치, 고추, 된장, 양파도 역류성 식도염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역류성 식도염 증상

역류성 식도염의 증상은 전형적인 증상과 비전형적인 증상으로 나뉠 수 있다.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 쓰림과 역류증상이다. 가슴 쓰림은 가슴뼈 뒤쪽 부분이 타는 듯한 통증을 말하며 통상 식후 30분에서 2시간 사이에 나타나 10분 정도 지속된다. 주로 가슴이나 명치가 따갑거나 쓰리며, 명치 아래에 고춧가루를 뿌려놓은 것처럼 화끈거린다.

역류증상은 위액이나 위 내용물이 인두(식도와 후두 사이)로 역류하는 현상으로, ‘목구멍이나 입으로 신물이나 쓴물이 올라온다’거나 ‘쓰린 증상이 명치끝에서 시작해 위로 올라간다’는 등의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다.

비전형적인 증상은 음식을 삼킬 때 걸리거나 잘 내려가지 않으며 만성적으로 목이 간질간질하거나 목소리를 맑게 하기 위해 헛기침을 하는 것 등이다. 또한 목이 자주 쉬기도 한다.

역류성 식도염은 재발이 잦고 만성화되기 쉽기 때문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식도협착증, 출혈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키고 식도궤양 또는 바렛식도를 거쳐 식도암으로 변화될 가능성이 크다.

바렛식도는 쉽게 말해 식도에 굳은살이 박혀 조직의 성질이 변하고 식도가 좁아지는 현상으로, 연간 0.5%씩 암 조직으로 변한다. 이는 정상인에 비해 30~100배 정도 식도암 발생 위험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식도 점막에 염증이 반복적으로 생기다보면 점막이 염증에 잘 견디는 조직으로 바뀌게 되는데 이것이 바렛식도이다. 

바렛식도는 아직까지 국내에선 유병률이 그리 높지 않지만 기름진 음식과 인스턴트식품 등을 과다 섭취하는 서구식 식습관이 자리 잡으면서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역류성 식도염 치료

역류성 식도염을 치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위산분비억제 약물을 복용하는 것이다. 약물은 매일 한 차례, 아침 식전 30분경에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장기간 고용량으로 위산분비억제제를 복용하면 몸속 세균이 정상 수준보다 많아져 세균성 장염을 일으키거나, 칼슘 흡수가 안돼 골다공증이나 골절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다 보니 △약물을 복용했음에도 효과가 없거나 증상 호전이 없는 경우 △약물 복용 후 효과는 있으나 복통·설사와 같은 부작용이 있는 경우 △6개월 이상 장기적으로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경우 등에는 외과적 치료법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수술은 느슨해진 식도 괄약근의 압력을 높여 위의 내용물이나 위산의 역류를 막아주는 복강경 항역류수술이 대표적이다. 위산 분비를 억제하거나 증상을 완화하는 목적인 약물치료보다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가능하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수술 후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다. 고려대 안암병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약물치료 시 치료 만족도는 11.8%에 불과했으나, 수술 시 치료 만족도는 73%으로 약 6배 상승했다. 

박성수 고려대 안암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위식도 역류질환은 식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환자들의 삶의 만족도를 급격히 저하시킬 수 있다”며 “수술적 치료를 통해 환자분들이 단기간 내에 병을 치료할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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