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여성 한국문화 교육 통해 사회통합 앞장
이주여성 한국문화 교육 통해 사회통합 앞장
  • 이미정 기자
  • 승인 2009.06.04 11:26
  • 호수 1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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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과 지역봉사자들이 나서 한글·요리 강습
▲ 마포노인종합복지관 소속 '신노년문화봉사대' 어르신들이 매달 한 차례씩 진행하고 있는 요리교실에서 이주여성들이 요리를 배우고 있다.

최근 국제결혼 등에 따라 이주여성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대책마련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대다수의 이주여성들이 언어‧문화적 차이, 사회적 편견 등 장벽에 가로 막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8년 10월말 현재 결혼이민자 수는 12만1168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여성이 88%(10만6576)로 남성(1만4592명) 보다 월등히 많았다.

이주여성 수는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외국여성이 한국남성과 결혼한 경우는 모두 2만8163건으로 2000년 6945건 보다 4배 증가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통계청 자료조사에 따르면 이주여성 등이 속한 다문화 가정을 위해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사회적응을 위한 한글문화교육’이 32.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편견 없애는 사회분위기 조성’(26.4%), ‘경제적 지원’(17.6%), ‘직업훈련 및 취업알선’(17.0%)이 뒤를 이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지역 어르신들과 자원봉사자들이 나서 이주여성을 위한 다양한 '한국문화교육'을 마련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직 교사 등 65세 이상 어르신들로 구성된 서울 마포 '신노년문화봉사대'는 지난해 8월부터 마포구에 거주하는 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한글과 한국무용, 민요교육 등을 가르치고 있다. 올 3월부터는 요리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30여명의 어르신들로 구성된 봉사대는 매주 2차례씩 한국어교육은 물론 한 달에 한번 꼴로 반찬이나 간식 등 실생활에서 필요한 요리를 가르친 뒤 이웃과 나눠 먹는 우리나라의 나눔문화도 가르치고 있다.

교육에 참여한 20여명의 여성들의 고향은 베트남을 비롯해 캄보디아, 중국, 필리핀, 러시아 등 다양하다. 이들은 우리말은 물론 국가간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친구도 사귈 수 있어 수업에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주여성들은 한글과 요리 교육 외에도 민속촌‧경복궁 등 지역문화 및 복지지설 탐방에도 참여하게 된다.

4년 전 캄보디아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컷소피아(26)씨는 교육을 통해 “한국어 실력도 부쩍 늘었다”며 “요리를 배운 뒤 아이에게 간식을 만들어 줄 수 있어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성남 청솔종합사회복지관이 매주 2차례 진행하고 있는 한글교육에 참여한 이주여성들이 진지하게 수업을 듣고 있다.

지역봉사단과 어르신들이 나서 이주여성들에게 한글교육과 함께 요리, 건강, 예절, 전통문화 탐방 등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곳도 있다.

경기도 성남시 청솔종합사회복지관은 지난 4월부터 지역봉사단과 어르신들을 강사로 내세워 이주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교육에는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일본, 우즈베키스탄 등에서 온 10여명의 이주여성들이 참여하고 있다.

성남시외국어봉사단 20여명이 매주 2차례씩 한글교육과 김치, 송편, 떡국, 된장찌개 만들기 등 한국요리 강습을 매달 한차례씩 실시하고 있다.

또 분당구 보건소와 연계해 예방접종과 건강검진 등의 진료를 매달 한차례씩 실시하고, 이주여성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성남시실버인력뱅크 소속 어르신들이 이 여성들의 아이들을 돌봐준다.

이밖에도 한복 입는 법, 절하는 법, 차례상 차리기 등 한국전통문화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한국전통예절교육과 박물관, 민속촌 방문 등 한국전통문화시설 탐방도 실시하고 있다. 이주여성이면 누구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으며 비용은 무료다. 문의 031-714-6333.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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