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에 오너리스크까지 불거진 ‘한양증권’
실적 악화에 오너리스크까지 불거진 ‘한양증권’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2.12.12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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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분기까지 영업이익(기업금융) 372억원…전년동기대비 23.9% 감소
한양증권 CI (사진=한양증권)
한양증권 CI (사진=한양증권)

금감원, 임직원 차명투자 의혹 ‘수시검사’진행
민은기 CIC대표, 일부 임원 성과급 유지 위해 
“계약직 직원 절반 이상 재계약 않을 것“전망도

[백세경제=김태일 기자] 임원 차명 투자 의혹이 불거진 한양증권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검사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30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전날까지 5일 동안 한양증권 임직원 차명투자 의혹에 대한 수시검사를 진행했다.

앞서 한 매체는 지난 21일 한양증권 민은기 CIC대표가 아내 명의로 설립한 부동산 중개업체를 통해 자산운용사를 실소유해 왔다고 보도했다. 해당 부동산 중개업체가 자산운용사의 모회사인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투자전문회사가 발행한 45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차명 투자를 해왔다는 것이다. 금융회사 임직원의 차명 투자는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한다.

민 대표의 차명투자 의혹에 금감원까지 조사에 나선 가운데 업계는 한양증권이 민 대표를 포함한 일부 임원의 성과급을 유지하기 위해 계약직 직원의 절반 이상을 재계약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러한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계속되는 한양증권의 실적악화 때문이다. 한양증권의 올해 3분기 재무제표 기준 기업금융으로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3.9% 감소한 372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4분기에는 PF딜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한양증권이 기업금융을 통해 낸 영업이익은 지난해 반토막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전체 실적을 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 968억원으로 분전했지만 올해의 경우 370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PF부문 인력들에 대한 성과급을 보전하기 위해 계약직 직원들과의 재계약 연장을 하지 않는 방법이 떠오르느고 있는 것. PF부문 인력들에 대한 성과급을 줄이는 것은 한양증권에 부담이 갈 수 밖에 없다. 지난 2018년 임재택 대표가 수장으로 온 이후 PF부문을 확장하며 지난해 말에는 영업이익이 1162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초 1000억원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당시 PF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임원에는 현재 차명 투자 의혹을 받고 있는 민은기 대표도 포함돼 있다. 민 대표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후 한양증권에서 27억원의 고액 연봉을 수령한 것이 밝혀져 한 차례 화제가 됐다.

업계 내부에서는 한양증권이 매입보증을 통한 후순위 PF딜이 많다는 점에서 PF발 위험에 취약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한양증권의 매입보장약정은 지난해 대비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매입보장약정 768억원이었던데 비해 올해 3분기 63% 증가한 1257억원을 기록했다. 

매입보장약정이란 장기채권을 유동화 해 단기채를 차환 발행하고, 매입 보장 기관에서 차환되지 않을 시 발행 대금을 납입하는 약정을 말한다. 매입보장약정이 늘어날수록 현재와 같은 PF 유동성 경색이 일어난 상황에서는 상당히 위험하다. 증권사가 참여한 딜에서 부도가 날 경우에 매입보증을 한 증권사가 직접 자체 돈으로 그 손해를 메꿔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백세시대]와의 통화에서 “민 대표 관련 자체조사는 아직 진행 중이라 답변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실적 악화는 전체적인 시장 악화의 영향”이라면서도 “유동성 우려와 관련해 한양증권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 우발부채 비율이 8.8%로 업계 최저 수준이다. 잠재부실 규모가 낮은 우량한 재무구조와 사업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대규모 인원 감축설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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