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 3년 연속 적자에도 못 끊는 ‘배당잔치’
대교, 3년 연속 적자에도 못 끊는 ‘배당잔치’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2.12.20 1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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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째 이어지는 현금 배당…“주주가치 제고”?
대교CI(사진=대교)
대교CI(사진=대교)

올해 3분기 영업손실 330억…당기순손실 286억
기업가치 제고보단 ‘오너일가 배불리기’ 지적도

[백세경제=김태일 기자] 학습지 출판 및 제조, 판매사업체인 대교가 이어지는 적자 기조 속에서도 결산배당에 나설 예정이다. 회사 측은 현금배당 결정 이유를 주주환원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오너 일가가 발행 주식의 절반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 그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대교는 지난 7월 중간분기 현금배당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배당금 총액은 24억9002만원. 결산배당을 결정한 대교는 지난 2004년 2월 주식시장에 상장한 이래 중간, 결산 두 차례의 배당 기조를 이어가게 됐다. 일각에서는 대교가 19년째 연 2회 현금 배당을 고수하는 것은 최근 회사의 경영 상황에 걸맞지 않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대교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5067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손실 33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 역시 286억원에 달한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7% 가까이 증가했지만 적자 규모는 전년 동기(53억원)에 비해 5배 넘게 확대된 것이다. 별도 기준으로 살펴봐도 올해 1분기 영업 적자는 225억원으로 전년동기(6억원)에 비해 30배 이상 적자 폭을 키웠다.

대교는 지난 2020년부터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1년 연결기준 대교의 매출액은 6384억원, 영업적자는 283억원이었다. 2020년 대비 매출은 1.8% 개선됐지만 영업적자는 늘었다.

대교 측은 적자 폭 확대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회복 지연 및 원가부담, 광고 확대에 따른 마케팅 비용 증가 때문”이라며 “디지털 사업과 눈높이러닝센터 등 전통적이던 대면 중심의 오프라인 교육사업을 병행해 실적 회복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대교가 디지털 전환에 뒤쳐진 점을 실적 부진의 치명적 원인으로 보고 있다. 연구개발비도 경쟁사인 타사에 비해 크게 낮은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교의 연구개발비는 작년과 재작년 모두 매출액 대비 1%대에 머물렀고 올해는 더 줄어 3분기까지 0.2%에 그쳤다.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의 장남 강호준 대표이사는 2021년 취임하며 ‘디지털화’와 ‘사업다각화’로 수익 창출에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공언했다. 2020년 대교는 2004년 코스피 상장 이후 첫 적자를 낸 바 있고, 눈높이 부문 매출 역시 5000억원 아래로 떨어지며 위기를 겪은 바 있다.

강 대표는 취임 직후 눈높이와 콘텐츠 부문 임원 수를 대거 늘리고, 영유아 놀이 체육 시장 브랜드 트니트니를 인수하는 등 사업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단기간 실적 반등을 꾀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눈높이 부문 매출은 4784억원으로 전년 대비 0.7%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43억원에 달했다.

19년째 동일한 기조로 이어오고 있는 연 2회 배당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 여러 뒷말이 나온다. 대교의 최대주주는 지분 54.5%(4617만1200주)를 지닌 대교홀딩스다. 이러한 대교홀딩스의 지분 83.9%는 강영중 대교그룹 회장이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기준 대교의 전체 발행주식 8470만2850주 가운데 소액주주가 보유한 주식의 비율은 14.93%인 1263만 9911주에 불과하다. 이와 달리 최대주주는 절반이 넘는 지분 54.5%(4617만1200주)를 확보한 대교홀딩스이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선 기업가치 제고보단 오너일가 배불리기에 급급하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이와 관련 대교 관계자는 “자사는 상장 이후부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일관된 배당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최근 경영 실적을 고려해 배당 규모는 축소시켜 왔다”면서 “2009년부터는 눈높이 선생님을 비롯한 우수 구성원들에게 자사주 인센티브를 지급, 회사와 구성원 간 동반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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