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활용하는 노년층이 늘면서 인터넷이 어르신들 사이에서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뉴스 검색은 물론 메일, 블로그(개인홈페이지) 제작, 쇼핑, 게임, 채팅, 쇼핑몰 운영까지 젊은이들과 똑같이 인터넷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컴퓨터 활용이 어르신들의 기본 덕목으로 꼽히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이 증가함에 따라 웹(Web)과 실버(silver·노인세대를 일컫는 단어)를 합친 ‘웹버족’이란 단어도 이젠 낯설지 않다.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다는 송재규(75·서울 동대문)어르신은 대표적인 웹버족이다.

송재규 어르신은 평소 관심이 많았던 건강 및 여행 정보를 담은 개인 홈페이지를 개설, 운영하고 있다. 사이버상에서 정보 공유뿐 아니라 고민 상담도 이뤄진다. 100여명에 이르는 회원들과 수시로 쪽지나 답글을 달아 의사도 전달한다. 이뿐만이 아니라 멀리 떨어져 지내는 손자손녀들과 사진과 영상을 담은 이메일도 주고받는다.

송 어르신은 “인터넷을 알게 된 뒤 세상이 달라 보인다”며 “인터넷 배우는 재미에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말했다.

또 사이버 공간이 어르신들과 청소년들의 소통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노인생활과학연구소(이하 연구소)는 다양한 세대가 의사를 나눌 수 있는 사이버 공간인 ‘사이버 가족’(digital.wellageing.com) 코너를 만들어 게시판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사이버 가족은 2006년 어르신들과 전국 7개 중학교 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고민 상담은 물론 서로간의 공감대 형성하는 공간에서 최근엔 모든 세대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그 폭을 넓혔다. 사이버 공간이 개설된 후 지금까지 2000여건의 글들이 오갔을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연구소는 이러한 활동사항을 2007~2008년 책으로 발간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연구소는 2006년부터 매년 한차례씩 한국게임산업협회와 함께 부산, 경남지역 어르신과 어린이, 가족 200여명을 대상으로 자동차 경주 게임인 ‘카투라이터’와 벽돌을 쌓는 ‘테트리스’ 등의 게임대회도 실시하고 있다.

노인생활과학연구소 한동희 소장은 “급변하는 정보화 시대에 따라 어르신들도 변해야 한다”며 “어르신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인을 위한 정보문화 프로그램 개발은 물론 기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많은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르신들이 인터넷을 활용해 물건을 판매하는 온라인 창업에도 도전한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는 지난 4월 29일 ‘어르신 온라인 창업아카데미 발대식’을 갖고, 교육에 들어갔다.

온라인 창업아카데미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2000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어르신 정보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노년세대가 경제적 자립을 통해 보다 나은 노후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창업교육 프로그램이다.

55세 이상 125명의 어르신들은 5월 4일부터 11주 동안 총 44시간 동안 쇼핑몰 제작, 관리를 위한 IT 전문교육을 비롯해 세무 및 법률, 전자상거래, 홍보, 마케팅 등의 교육을 받은 뒤 온라인 창업에 도전한다.

어르신들의 인터넷 활용이 늘면서 컴퓨터 실력을 겨루는 대회도 마련된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은 고령층의 정보격차 해소를 위해 2000년부터 고령층정보화교육 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정보화를 통해 세대간 단절을 해소하고 활기찬 노후 생활을 증진하기 위해 2004년부터 ‘어르신 정보화제전’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 어르신 정보화제전은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주관하고 대한노인회 등의 후원을 통해 6월 17일 오전 11시 서울시 용산 소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다.

이미정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