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러시앤캐시 금융환경 악화에 OK금융그룹 ‘철수설’ 부각?
‘업계 1위’ 러시앤캐시 금융환경 악화에 OK금융그룹 ‘철수설’ 부각?
  • 김태일 기자
  • 승인 2023.01.02 1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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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업 OK금융 2024년 6월까지 대부업 정리 계획서 금융당국 제출
러시앤캐시(사진=러시앤캐시 홈페이지)
러시앤캐시(사진=러시앤캐시 홈페이지)

[백세경제=김태일 기자] 최근 ‘러시앤캐시’로 알려진 대부업계 1위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연체율 급등과 조달금리 상승 등을 이유로 신규 대출 중단을 선언했다. 조달금리 상승, 연체율 증가 등 금융환경을 둘러싼 환경이 악화되자 신용대출을 포함한 모든 대출 창구를 한시적으로 닫기로 했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대부업을 중심으로 몸집을 키워온 OK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로, OK저축은행과 더불어 그룹의 대표적인 캐시카우로 꼽힌다. 실제로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지난 2021년 당기순이익으로 2094억원을 벌어들였다. 그룹 내에서 OK저축은행(2434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최근 대부업계는 조달금리가 연 8%대까지 급등하면서 조달 비용이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우수대부업체로 선정한 21개 업체를 제외하면 대다수 대부업체들은 은행권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없어 저축은행이나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제2금융권에서 담보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그런데 기준금리가 급등하면서 제2금융권의 조달금리가 오르자 대부업계 조달금리도 덩달아 뛴 것이다. 조달 비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출 관련 법정 최고 금리가 20%로 제한돼 있어 업계에서는 역마진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대부업계 연체율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수익성 보전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업계 1위이고 앓는 소리를 잘 안하는 기업인데 최근 연체율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올랐다는 얘기가 있다”며 “연체율이 오르면 대손비용을 쌓아둬야 하는 탓에 비용이 오른다. 수익성을 유지하려면 신규 대출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서민들의 마지막 보루로 통하는 대부업체 마저 대출 휴업에 들어간 만큼, 이들의 급전 구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선 아프로파이낸셜대부가 대부업 경영환경 악화에 이전에 약속한 대부업 철수 수순을 앞당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아프로파이낸셜대부 측은 “시장상황이 개선되는 대로 신규 대출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1조3500억원 규모의 대출자산을 비롯한 사업 전체를 점진적으로 축소해 대부시장에서 완전히 발을 뗀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모회사 OK금융그룹은 2024년 6월까지 대부업을 정리하겠다는 계획서를 최근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OK금융 관계자는 “러시앤캐시 자산 양도와 관련해 금융당국과 사전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당국과의 협의, 협력을 바탕으로 대부업 조기 청산은 물론 증권사 등 다른 금융사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급전을 마련하기 어려워진 금융 취약 계층들이 결국 불법사채 시장을 찾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금감원에 접수된 불법 사금융 피해 신고는 2019년 4986건에서 2021년에는 2배 가까운 수준인 9238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8월까지 신고 건수는 6785건에 이른다.

금융당국은 일부 저축은행과 캐피탈, 대부업체가 유동성 문제를 이유로 들며 대출 취급을 중단하고 있는 것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원회는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금융협회 등 관계자들과 함께 금융시장 현황 점검 회의를 열고 이같이 지적, 동시에 유연한 대응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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