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무주군지회 소속 무풍그라운드골프봉사단 “자식이 찾지 않는 것도 ‘노인 학대’”
전북 무주군지회 소속 무풍그라운드골프봉사단 “자식이 찾지 않는 것도 ‘노인 학대’”
  • 오현주 기자
  • 승인 2023.02.27 14:57
  • 호수 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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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무주군지회 소속 무풍그라운드골프봉사단원이 노인 학대 예방 거리 캠페인을 하고 있다.
전북 무주군지회 소속 무풍그라운드골프봉사단원이 노인 학대 예방 거리 캠페인을 하고 있다.

어깨띠 두르고 노인학대 예방 캠페인 및 상담

2022 전국노인자원봉사대축제서 복지부장관상

[백세시대=오현주 기자] “농촌 어르신들은 자신이 학대 받은 것도 모른 채 살아오셨다.”

지역사회 환경정화가 봉사활동의 대세인 노인자원봉사단들 가운데 흔치 않은 영역에서 열정적으로 봉사하고 있는 무풍그라운드골프봉사단의 이경(76·전북 무풍면 고도마을) 단장이 하는 말이다. 

이 단장은 이어 “농촌에는 홀몸 어르신이 많은데 이분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외로움”이라며 “자식들이 부모를 찾지 않는 것도 일종의 노인 학대라는 측면에서 그분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돼 드리려고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2100여명이 사는 무풍면은 주 작목을 사과농사로 바꾸면서 농가수입이 증가해 주민들이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다. 고도경로당을 나가는 이 단장은 서울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다 20여년 전 남편의 고향에 정착해 주유소를 운영하는 등 농촌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한다.

이 봉사단은 대한노인회 전북 무주군지회(지회장 이광부) 소속으로 지난해 3월에 결성됐다. 65~80세의 남녀 어르신 20명이 한 달에 두 번 노인 학대 예방 캠페인과 상담을 펼치고 있다. 그라운드골프를 즐기는 동호회 회원들로, 운동에만 전념하다 마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던 중 대한노인회의 봉사단 사업을 접하고 바로 봉사단을 조직했다.

이 봉사단의 추선희 총무는 “많은 어르신들이 신체·정신·정서·경제적으로 학대 받는 것은 물론 유기·방임되고 있는데도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게 문제”라며 “행여 알더라도 창피해 신고를 못하거나 또는 신고방법을 몰라 주저하는 노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현수막을 내걸고 어깨띠를 두르고 거리 캠페인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현장에서 학대 받는 노인에게 어떤 도움을 줄지 세부 방안에 대해선 정해진 지침 등이 없어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이 단장은 “작년에 20여명의 어르신들을 상담한 결과 물리적인 학대 보다는 정신적인 외로움을 토로하는 분들이 많았다”며 “이분들의 얘기를 들어주고 같이 해결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점은 노인 학대 예방 상담에 필요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이 단장은 “위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무주군지회 노인대학에 나가보기도 했다”면서 “올해는 노인 학대 예방에 대한 전문 소양을 쌓는 다양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무주경찰서의 노인학대 예방 전담경찰관으로부터 교육을 받기도 했다. 

보건복지부는 이 봉사단의 출범 취지와 용기를 높이 평가해 2022년 전국노인자원봉사대축제에서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여했다.

지난 2월 21일 개최한 대한노인회 정기총회 행사장에서 소암 이우석 공로상을 수상한 이광부 전북 무주군지회장은 “무풍그라운드골프봉사단은 골프 실력도 전북에서 최고이고, 봉사 열정도 가장 뜨겁다”며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처럼 이분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노인 학대가 점차 지역사회에서 사라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현주 기자 fatboyo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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